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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16 : 사랑은 마음을 휘젓는 요술 지팡이 - 어린이를 위한 뇌과학 프로젝트 ㅣ 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정재승 기획, 정재은 글, 김현민 그림, 이고은 자문 / 아울북 / 2025년 2월
평점 :
<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16 : 사랑은 마음을 휘젓는 요술 지팡이> 정재승 / 정재은 / 아울북 (2025)
[My Review MMCLXXVII / 아울북 43번째 리뷰] 월간 전문리뷰지 <책이 있는 구석방> 여섯 번째 리뷰는 정재승 과학자의 <인간 탐구 보고서 16>이다. 이번 주제는 바로 '사랑'인데, 사랑에 빠진 지구인들의 뇌 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낱낱히 밝혀내고 있다. 뭐, '모태 솔로'인 나는 사랑을 아직 모르... 쿨럭쿨럭 암튼, 요즘에는 중딩은 너무 늦고 초등 땐 너무 뻔하고, 어린이집에서 뽀뽀를 마스터한다는 MZ들의 사랑이야기에 또 한 번 놀랄 뿐이다. 그럼 정재승 과학자가 풀어내는 '사랑에 관한 뇌과학 이야기'를 지금 풀어보겠다.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16>의 관전 포인트 : 우리는 사랑의 감정을 '어디서' 느낄까? 나 어릴 적만해도 '마음'이 느낀다고 생각했고, 또 그렇게 배웠다. 그럼 '마음'의 위치는 어디쯤? 아마도 옛날 사람들은 '심장, 어디쯤'으로 여겼을 것이다. 왜냐면 사랑에 빠지면 가슴이 따뜻해지고 심장이 두근반 세근반 네근반 점점 빨리 뛰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최신 뇌과학에서는 사랑은 '뇌의 작용'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사랑에 빠지면 상대 앞에서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이 빨리 뛰고, 다리에 힘이 풀리고, 심하면 두 눈에 비친 상대의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예쁘게 보이는 '이상 증세'를 보이는데, 그게 바로 '뇌속에서 호르몬 파티'가 한창 벌어지기 때문이란다. 호르몬은 '신경 전달 물질'로도 불리는데, 쾌감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 이성을 마비시켜 콩깍지에 씌어버리는 '페닐에틸아민', 아무 이유 없이도 히죽히죽 웃게 만드는 '엔도르핀', 몸 여기저기를 흥분시키고 떨리게 만드는 '노르에피네프린' 등이 우리의 뇌속에서 대환장 파티의 향연이 펼쳐지게 되면, 이를 '사랑에 빠졌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가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하는 '세로토닌'의 분비량은 줄어들게 되는데, 그런 까닭에 사랑에 빠진 사람은 하루종일 사랑의 대상만 떠올리게 만드는 상태가 진정되지 않고 오래 지속한다고 한다. 이렇게 '신경 전달 물질'을 분비해야 우리의 몸에 '상태 이상', 또는 '이상 증세'가 나타나게 되므로 우리 몸속의 혈액의 흐름만 담당하는 '심장'이 아닌 '뇌'에서 작용한 덕분으로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누가 사랑에 빠진 것일까? 놀랍게도 등장인물 거의 모두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동안 몰래 '비밀 연애'를 즐기던(?) 대호와 하나 커플은 '공개 연애'를 선언했고, 하나의 남동생 최고도 여자 친구를 사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면서도 '동물'을 귀여워하는 최고가 좋다며 고백을 한 여자아이와 갑작스런 연애를 시작한다. 거기다 대호의 형인 웹툰 작가(백수) 루이도 영화관 알바를 소개시켜준 오래된 여자 동창과 분위기 좋은 데이트를 한 뒤에 곧바로 '사귀자'는 사랑고백을 했고, 하나의 할머니 친구인 '반짝이 여사'도 남편과 오랜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옛이야기를 들려 준다. 허나 '사랑의 유효기간'은 고작해야 3년 뿐이라는 사실! 이때 사랑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신경 전달 물질은 바로 '옥시토신'인데, 이 신경 전달 물질은 찐 사랑을 할 때만 분비된다. 그러나 옥시토신의 효과는 결코 '지속적'이지 않다. 첫 눈에 반했을 때 가장 많이 분비된 뒤로부터 '옥시토신의 효과'는 점점 떨어지며 감정이 무뎌지게 된다고 한다. 마치 첫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지만, 두개, 세개, ... 열개, 스무개를 먹게 되면 점점 맛난 줄 모르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있는 동안에는 계속 옥시토신이 분비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렇게 오랜 연인 관계를 유지하게 되면 '옥시토신의 효과'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무덤덤한 감정 상태가 되어도 사랑하는 연인과 오랜 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한다. 첫 눈에 반해서 콩깍지 제대로 낀 상태로 결혼까지 했지만, 아이를 낳고도 오순도순 옥신각신 지지고 볶는 일을 겪은 뒤에도 인생의 황혼기까지 평생 살아갈 수 있는 연인은 바로 '옥시토신 분비'를 상당량 경험한 커플만이 백년해로를 하게 된다고 한다.
반면에 이별했을 때 느끼는 아픔 역시 '신경 전달 물질' 때문이란다. 이별한 상태에서도 헤어진 연인 사진을 보게 되면 '사랑했던 때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데, 바로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이고, 몸을 흥분시키는 '노르에피네프린' 또한 다시 분비되지만, 헤어진 사실을 깨닫고 다시 화나고 슬퍼지게 되는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코르티솔'이 엄청 분비되기 때문이란다. 바로 기분을 좋게 하는 '도파민'과 몸을 흥분시키는 '노르에피네프린'과 상반되는 작용을 하는 '코르티솔'이 헤어진 아픔과 슬픔 때문에 폭발적으로 분비되고, '긍정 감정'과 '부정 감정'이 우리 뇌속에서 소용돌이를 치면서 스트레스가 쌓여 고열과 통증 등의 증상이 우리 몸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란다. 심장이 아프고,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은 바로 이런 '상반된 신경 전달 물질'이 우리 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란다. 이 때의 고통은 '뜨거운 물체'를 피부에 닿게 해서 생기는 화상이 생기기 직전과 같은 고통이라고 한다. 그러니 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토닥토닥 다독여주며 달래주길 바란다. 엄청 아플테니까 말이다.
나오는 글 : 이런 뇌과학적 사실들을 밝혀내면 뭐가 좋은 걸까? 단순히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서 '신경 전달 물질'을 인간의 뇌안에서만 생성하는 것이 아닌 '외부'에서 만든 인공 물질을 복용하게 되면 우리 몸에 나타나는 '이상 증세'를 완화시켜주거나 반대로 '강화시켜'주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아직은 시기상조다. 자칫 우리 뇌속에서 적당량이 분비되어 '정상'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외부에서 강제로 '신경 전달 물질'을 인위적으로 주입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런 '신경 전달 물질'과 같은 것은 충분한 '임상 시험'을 거치고 난 다음에 위험성이나 부작용을 최소한으로 만든 다음에 사용해야만 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주위에는 알게 모르게 '마음의 병'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럴 때 우리 마음을 하는 원인이 바로 '뇌속에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 적당량으로 적절하게 치유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아주 획기적일 것이다.
그러나저러나 감정이 풍부한 지구인이 아닌 '이성적인 외계인들'은 사랑에 빠지질 않았다. 귀염둥이 아싸의 겉모습으로 변신을 하고 학교생활을 하고 있던 '호리호리 행성의 외계인' 도됴리는 자신의 외모에 반해서 사랑고백을 하는 다섯 명의 여자 아이와 모두 '오케이'를 하는 바람에 바람둥이로 찍혀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지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젤리족 외계인'들의 지구 침공이 곧 임박했다며 지구를 구하기 위해 주름 개선 치료까지 포기하고 지구행 우주선에 탑승한 '보스'도 곧 도착한다고 한다. 그밖의 외계인들도 각자 나름의 이유 때문에 지구를 향하고 있다는데, 과연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