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도라 문, 마법 수두에 걸리다 이사도라 문 시리즈 15
해리엇 먼캐스터 지음, 심연희 옮김 / 을파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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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도라 문, 마법 수두에 걸리다>  해리엇 먼캐스터 / 심연희 / 을파소 (2023) [원제 : Isadora Moon Gets The Magic Pox(2022)]

[My Review MMCXLI / 을파소 16번째 리뷰] 이사도라 문이 학교에 '땡땡이'를 쳤다. 까닭인 즉슨, 다음주 월요일에 '수학시험'을 볼 거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물론,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변명일 것이다. 나도 수학을 좋아했던 학생이었기에 이런 이유가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주목'받는 것은 무척 싫어했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의자에서 일어서는 것조차 힘들어 했던 기억은 있다. 특히, 날짜를 기준으로 '호명'을 하던 선생님이 있으면 그냥 그 이유만으로도 싫어했다. 내가 좋아하는 과목 선생님일지라도 말이다. 그래서 내 번호가 42번이었으면 끝자리가 2일인 날은 그냥 학교에 가기 싫은 기분이 되곤 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구구단 시험'을 보겠다는 선생님 말씀에 이사도라는 기겁을 하고 '땡땡이'를 결심하게 된다. 뱀파이어 학교에서도, 요정 학교에서는 '구구단 시험'을 봤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뱀파이어요정'인 자신이 구구단을 잘 할 까닭이 전혀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 이사도라는 그런 맘을 갖게 된 것이다.

그래서 '마녀 요정'인 미라벨에게 전화를 걸었다. 장난스런 마법을 즐겨하는 미라벨이라면 학교를 땡땡이 치고 싶을 때 쓰기에 딱 좋은 '장난 마법'을 많이 알고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상은 적중했다. 미라벨은 그럴 때를 대비해서 이미 많은 장난 마법을 알고 있었고, 그 가운데 세 가지 마법을 이사도라에게 알려줬지만, 이사도라는 그 가운데 가장 말썽이 덜 날 것 같은 '마법 수두' 작전을 시도하고자 했다. 그렇지만 정작 실제로 마법을 사용할 마음은 없었다. 단지 '알고만 있어도' 언제간 쓸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안심이 될 것 같아 미라벨에게 가르쳐 달라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미라벨은 이사도라가 말은 그렇게 해도 결국엔 쓸 거라고 알고 있었다. 모르면 몰라도 '알고' 있는데 하지 않기는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어린이라면 이 말의 뜻이 무엇인지 금방 알 것이다. 암튼 이사도라는 '알고만' 있겠다는 마법 수두 비법을 결국 실행하고 만다. 그것도 너무 많이 말이다. 그래서 자기 얼굴에만 발라서 '마법 수두'만 걸린 것처럼 보여주고 싶었는데, 결국엔 더 커다란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쓰고 남은 '마법물약'을 그냥 풀숲에 쏟아서 버려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 마법물약이 살아있는 생물에게 닿기 시작하자 일은 점점 겉잡을 수 없이 커져 버리고 마는데...

학창시절에 땡땡이 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졌을 것이다. 막상 땡땡이를 치고 나면 '별다른 일'을 할 것도 없고, 애써 둘러댔던 거짓말 때문에 오히려 '집안'에만 꼼짝없이 갇혀서 재미나게 놀지도 못하고 심심한 나날을 보낸 경험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왕따 문제'나 '집단 괴롭힘' 같은 심각한 문제로 인해서 학교에 가기 싫은 '심각한 사건'도 종종 발생하고는 하지만 말이다. 암튼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학창시절을 경험하고 있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어른들이 큰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느끼곤 한다. 그러니 학부모의 '과거 경험'에만 비춰서 어린이들의 고민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고 들면 안 될 것이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관심도 많이 가지고, 대화도 많이 나눠서 더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다.

어쨌든, 이사도라는 '수학시험'을 보지 않기 위해서 꾀를 부리다 된통 더 큰 사건을 일으키고 말았다. 그런데 왜 이사도라는 '수학시험'을 싫어했던 것일까? 이사도라는 자신이 '뱀파이어요정'이기 때문에 수학시험을 잘 보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 짓고 있다. 하긴 미국에서는 '구구단'을 특별히 외우지 않고, "2 곱하기 4는?", "정답은 8" 이런 식으로 '긴 문장'을 노래도 아닌 대화하는 형식으로 공부한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 '곱셈 요령'을 미리 파악하고 2x4는 2+2+2+2라는 식으로 '2를 4번 더하는 것'과 같은 값을 가진다는 식으로 이해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가르친다고 한다. 우리 나라도 '같은 방식'으로 곱셈구구를 가르치지만, 이런 이해를 하기도 전에 선행학습으로 '구구단'을 달달 외워서 학습을 진행하고 있어서 무척 빠른 진도를 나간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에 '큰 수'를 개념이해 시키기 위해서 100이라는 숫자를 가르치려면 '매일 하나씩' 25명의 학생에게 병뚜껑을 가져오게 한 뒤에 교실 한 켠에 쌓아두게 하면서 4일째 되는 날에 100이라는 숫자가 완성 되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게 하는 수업을 선생님이 진행한다고 한다. 그렇게 40일 동안 모으면 '한 학기동안' 1000이라는 큰 수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1000이라는 숫자를 '여러 묶음'으로 나누면서 수를 가지고 배울 수 있는 학습을 실제로 '체감'하는 수업으로 차근차근 진행한다는 교습법을 듣기도 했다.

마치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키팅 선생님처럼 말이다. 문학 수업이지만 교실에서 나가 교정을 '각자의 걸음'으로 걸으며 '자신만의 특징'을 파악하고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교과서에 나온 문학을 '천편일률적인 지식습득'으로 대신하고, '대입시험에서 고득점을 받는 것'을 지상목표로 설정하는 교육은 출세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자기 자신에게는 아무짝에도 쓸데가 없는 '죽은 지식'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각자 나름의 깨달음을 얻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학생의 본분이며, 학교는 그런 교육을 시킬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구구단'같은 간단한 학습을 시킬 때에도 어린이들이 '수학의 개념 이해'를 넘어 '곱셈의 원리'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물론 그것 말고도 가르쳐야 할 것이 정말 많은 선생님들에겐 너무 강도 높은 숙제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야기가 딴 데로 샜는데, 암튼 이사도라는 자신이 '구구단'을 잘 하지 못할 거라는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해보지도 않고서 말이다. 이건 아주 잘못된 일이다. 뱀파이어라서, 요정이라서, 여자라서, 세상에서 할 수 없는 일은 단연코 없다. 물론 '힘든 일'이 될 수는 있겠지만, 하기에 힘든 일과 아예 할 수 없는 일은 엄연히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런 선입견은 절대로 가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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