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8 : 불안이 온갖 미신을 만든다 - 어린이를 위한 뇌과학 프로젝트 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정재승 기획, 정재은.이고은 글, 김현민 그림 / 아울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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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8 : 불안이 온갖 미신을 만든다>  정재승 / 정재은, 이고은 / 아울북 (2021)

[My Review MMCI / 아울북 33번째 리뷰] 뇌과학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상대적으로 뒤늦게 출발한 연구영역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뇌'를 연구한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뇌과학 분야는 '동물실험'과 같은 연구로 큰 성과를 거두기 힘들기 때문이다. 오직 '인간의 뇌'를 대상으로 '인간의 정신'을 연구해야 하기 때문에 윤리적인 문제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 그나마 20세기까지는 무지막지한 '인체 실험(?)'을 한 자료가 남아 있긴 하지만, 21세기에서는 도저히 그런 연구를 재현한다거나 그 비슷한 실험도 할 수가 없다. 오직 '비극적이고 우연한 사고'로 심각한 뇌손상을 당한 환자의 증상이 아주 소중한(?) 연구자료로 남게 되는 경우로 확인할 뿐이다.

그런 연유로 이 책도 '뇌과학'에 걸맞는 과학적인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기보다는 인간의 정신분석적인 학문의 연구들을 '보고'한다는 느낌이 든다. 어린이책이기 때문에 좀 쉬운 내용을 다루고 있다기보다는 '뇌과학 분야'에서 엄연히 다루고 있는 내용을 어린이 독자를 위해서 눈높이에 맞는 설명으로 쉽게 풀어내고 있다는 느낌으로 보면 좀 더 정확할 것이다. 이는 뇌과학이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케 한다. 따라서 뇌과학 분야는 아직까지도 '레드오션'이 없다. 오직 '블루오션'만 있는 미개척 분야인 셈이다. 그러니 뇌과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미래에 대박을 찾아내길 바란다.

이 책 8권의 줄거리는 지구에 존재하는 외계인, 즉 '아우린'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구인들에게 들통 났다는 사실을 밝혀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아우린들이 벌이는 활약이다. 만약 지구인들이 아우린의 존재를 눈치챘다면 최악의 경우 '인간 멸종'까지 실행할지도 모른다. 왜냐면 멸망 직전인 '아우레 행성'을 떠나 지구에 이주하길 바라는 아우린들에겐 '아우린과 지구인이 공존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인간탐구의 결과가 '공존불가'로 결정이 난다면 아우린들은 지구인 멸종 프로젝트를 실행할 것이고, 인간이 멸종한 지구를 차지해서 아우린들의 '이주계획'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한 '인간탐구'인데, 인간은 정말이지 알면 알수록 신기한 것 투성이다. 이번에 보고할 내용의 주제는 바로 '미신'이다.

인간은 완벽한 존재로 태어나지 않았다. 다른 동물에 비해서도 매우 약한 축에 속한다. 강한 이빨이나 발톱도 없으며, 빨리 달리거나 멀리 헤엄치거나 할 수도 없다. 달리 말해서 변변한 공격 무기도, 방어 능력도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인류는 '지능'을 발달시켰다. 다른 동물과 달리 '불의 사용'으로 문명을 발달시켰고, 자유로운 손으로 '도구 사용'이 가능해져서 문명의 이기를 스스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자 사용'으로 지식을 축적해 대대손손 문명을 이어가며 발달시킬 수 있었다. 이렇게 독특한 삶을 살기 시작한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육체적인 능력'보다 '정신적인 능력'을 더욱 갈고 닦기 시작했는데, 그 가운데 특출난 것이 바로 '신앙(믿음)'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유일신을 창조해내어 '고등종교'를 만들었다는 것이 아니다. 그 시작은 오늘날 '미신'이라고 부르는 것에 해당한다. 이를 테면, 징크스나, 무작위적인 패턴 따위에서 자신의 운수나 행운을 빌고, 이를 통해서 불안감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런 미신 가운데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은 '신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이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아주 영험한 존재가 있어서 질병도 치유해주고, 행복도 가져다주며, 좋은 운수라도 아주 조그맣게 이루어진다면, 인간은 그것에 의지하게 되고, 반복적으로 빌고 또 비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 매번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더라도 '그런 행위'를 하면서 적어도 불안감을 잊게 해주기 때문에 빌고 또 비는 것이다. 이를 테면, '빨간색'으로 이름을 쓰는 것은 매우 불길한 일이니 금기시하는 미신이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이름을 쓸 때는 '빨간색'만 피하면 불행에 빠지지 않는다는 공식이 성립하게 된다. 인간은 이렇게 '불안요소'를 만들어놓고, 그것을 제거하거나 피하는 행위를 하는 것으로 행운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믿으면 아주 편안해지게 된다. 이렇게 보면 '미신'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더 이득인 셈이다. 그런 까닭에 인간은 '믿음'에 더 빠져드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맹신은 금물이다. 맹신은 그릇된 믿음이고, 그로 인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깨우쳐야 한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그런 불완전한 존재가 만든 '믿음'도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니 '맹신'으로까지 나아가 더 큰 피해를 보는 어리석은 행동은 근절해야 한다. 오늘날 자신의 믿음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살상까지 서슴지 않는 현상이 전지구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것은 '공멸'밖에 없다는 것은 우리 인류의 역사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더는 전쟁이 확산되지 말길 바라며, 하루라도 빨리 전쟁을 종식시키길 바랄 뿐이다. 그렇지 않고 저들만의 이득을 고집하며 전쟁을 계속 이어가며 인명을 앗아가려는 나쁜 지도자가 있다면, '빨간색'으로 이름을 쓰는 캠페인을 벌여도 좋다고 본다. 뭐, 어떤 나라에서는 '빨간색'으로 쓴 이름이 행운을 부른다고도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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