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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사장의 지대넓얕 7 : 보수 VS 진보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ㅣ 생각을 넓혀 주는 어린이 교양 도서
채사장.마케마케 지음, 정용환 그림 / 돌핀북 / 2023년 7월
평점 :
<채사장의 지대넓얕 7 : 보수 VS 진보> 채사장, 마케마케 / 돌핀북 (2023)
[My Review MMLI / 돌핀북 7번째 리뷰] 우리가 흔히 '보수'라고 하면 우리가 지닌 전통을 지키는 쪽을 말하고, '진보'라고 하면 우리보다 나은 세상(가치)을 받아들여 변화를 시도하고 바꾸는 쪽을 일컫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만 보수와 진보를 갈라치기 하면 우리 나라의 보수세력이 태극기뿐 아니라 '성조기'를 들고서 시위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고, 우리 나라의 진보세력이 우리 것을 지키고자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준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 책 <채사장의 지대넓얕>은 그 기준으로 '신자유주의'를 예로 들었다. 그러면 대한민국의 현실이 조금은 더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을 비롯해서 전세계는 대부분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고 따르고 있다. 요즘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새롭게 대두 되고 있긴 하지만, 그 '관세전쟁'조차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로 미국경제가 위기를 맞이했기 때문에, 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모색인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의 세계는 어떤 변화를 보일 것인지 좀 더 기다리고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대세라는 점에선 누구 하나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신자유주의 시장경제'가 바람직하다고 보는 세계관을 가진 쪽을 보수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세계관을 가진 쪽을 진보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는 보수쪽이 사회문제에 대해서 '개인의 책임'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고, 진보쪽은 '사회에 책임'이 더 많다고 보고 있다. 물론 모든 사회문제를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는 없겠지만, 대체로 맞다.
그렇다면 당신은 보수와 진보 중에 어느 쪽을 지지하는가? 사실 어느 쪽을 지지하든 '그 자체'만으론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보수도 대한민국이 잘 살길 바라는 마음이고, 진보도 대한민국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선 다른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두 세력간의 갈등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언론은 서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난 것처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일까? 그건 바로 '세금은 적게 내고, 복지혜택은 많이 받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둘은 정반대의 성격이다. 복지혜택을 늘리려면 세금이 많이 들고, 세금을 적게 거두면 복지혜택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세금을 '누구'에게 더 많이 거둘지, 기왕 거둔 세금을 '누구'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지 고민하게 되고, 보수쪽 정부와 진보쪽 정부의 정책방향이 서로 다른 것이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교과서적인 설명'일 뿐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주권을 가진 국민으로서 어느 쪽 정치성향을 갖고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이건 국민 개인의 몫이기 때문에 굳이 책에서 자세한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 앞에서 설명한 내용으로 지적인 교양을 쌓아서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민주주의에서도 '독재'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12·3 비상계엄사태'를 경험한 우리 국민들에게 정당 선택이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었기 때문이다. 행여나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면 '독재자'를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게 되는 어리석음을 저지를 수도 있고, 잘못된 지적 교양으로 '엉뚱한 정당'을 다수가 지지하여 '독재'를 방조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겪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하고, 단지 '경제체제' 선택만으로 정당을 고려하는 것도 좋지만, 그 정당에 소속된 인물 하나하나가 '도덕적 인성'을 소유했는지, '공직자 윤리'에 위배된 일을 한 적은 없는지 철저히 검증하는 수고를 게을리해선 안 된다. 정치는 우리의 일상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정치인이 '딴 맘'을 갖고 있으면 국민들이 개고생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참 요란하게 경험했다. 선거에서 '소중한 한 표'를 정말 허투루 행사했다가는 큰 일이 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권리인 '주권'을 함부로 '제 것'인냥 허투루 다루는 정치인이 발생한다면 절대로 가만 둬서도 안 된다.
더불어서 '지적 교양'은 대화의 물꼬를 트는 마중물과 같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적 교양은 똑똑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결코 아니다. 공부를 많이 한다고 '지적 교양'이 높이 쌓인 것도 아니다. 지식을 첨탑처럼 좁고 높게 쌓은 사람을 '전문가'라고 부르고, 반대로 좁고 깊게 파고드는 사람을 '덕후'라고 부른다. 이들은 '교양인'과는 거리가 있다. 교양인은 자신의 지식을 뽐내려 들지 않는다. 아는 것이 많지만 그걸 자랑 삼아 떠벌리지도 않는다. 왜냐면 '겸손'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양인은 떠벌리는데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스킬'을 시전할 뿐이다. 그렇게 경청을 진심으로 다한 뒤에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참고하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더욱더 넓은 '지적 교양의 토대'로 삼을 뿐이다. 그러다 결정적으로 세상에 나설 때에는 '사회문제'에 깊은 고뇌를 한 뒤에 가장 올바른 선택을 하고, 부당한 일에는 '소신 발언'을 참지 않는다. 이게 교양인이 지닌 진정한 힘이다. 우리 사회에 이런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는 글쓴이가 참 대견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열심히 응원한다. 지적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