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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와 함께 떠나는 부자 여행 4 : 채권이 뭐예요? ㅣ 존리와 함께 떠나는 부자 여행 4
존 리 지음, 동방광석 그림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22년 9월
평점 :
<존리와 함께 떠나는 부자 여행 4 : 채권이 뭐예요?> 존 리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2022)
[My Review MMXLIX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4번째 리뷰] 안정적인 성장형 투자를 바랄 때, 흔히들 '채권'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주식'에 비하면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채권'에 투자할 바에야 더 안정적이고 확실한 '예금/적금'에 돈을 묻어 두는 것이 낫지 않은가? 이런 의문이 들곤 한다. 하지만 수익률만 놓고 본다면 확실히 '채권'이 '예/적금'보다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물론 투자라는 점에서 '채권'도 원금손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채권은 '변동성'이 적어서 '안정적'인 투자방식이라는 결론을 내리면 될 것 같다. 여러 종류의 채권이 있긴 하지만, 그걸 일일이 나열하는 것은 그닥 의미가 없을 듯 싶다.
그보다는 존 리가 추구하는 '주식투자'가 현대인들의 삶에서 꼭 필요하다는 점은 대단히 공감하지만, 그의 저서가 담고 있는 내용을 보면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대기업, 공기업이고 다 필요 없고, 돈 몇 푼에 만족하는 '취업'에 매몰된 삶을 살다 보면, 결국 노후에는 '거지꼴'을 면치 못할 거라는 듯한 인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근거를 들자면, 이 책 <존리와 함께 떠나는 부자 여행>의 젊은 청춘들이 한결 같이 '직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정적인 모습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딴에는 매우 사실적인 묘사이고 서사인지라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춘들이 '기성세대'들에게 잠식 당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생생히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부당한 일'을 당할 때마다 존 리는 해결 방식으로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는 설정이 우려스러울 정도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투자'를 해야만 한다는 강조를 너무 세게 하는 느낌마저 들기 때문이다.
사실 '부자'가 되는 가장 손 쉬운 방법은 '들어오는 돈'이 '나가는 돈'보다 많게 유지하면 된다. 다시 말해, 월 300만 원의 수입이 있다면, 매월 200만 원만 쓰고 100만 원을 남기는 삶을 살면 굳이 투자 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매년 1200만 원 정도의 목돈을 모을 수 있다. 그렇게 10년을 모으면 1억 원 이상의 돈을 모을 수 있으니 나름 부자가 되는 첫 발을 내딛기에 부족함이 없는 돈이다. 물론, 그 돈으로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거나 상류층의 호화로운 소비생활은커녕 중산층의 윤택한 삶을 살기에도 빠듯한 돈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 단순히 '번 돈'보다 '쓴 돈'을 적게하는 방법만으로 부자가 될 수는 없다는 결론에 쉽게 다다를 수 있다. 여기에서 존 리는 '황금알'을 낳는 마법으로 투자를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즉, 자본금 스스로 자본을 축적하는 방법을 습관화해야 열심히 일을 하고 난 뒤에 '쉬는 시간'에도, 또는 사고를 당해서 몸이 아파 더는 노동을 할 수 없는 '무노동'을 할 때에도 돈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를 생활화해야 하며, 투자의 기본은 바로 '주식'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옳은 말이다. 그런데 돈을 많이 버는 '고소득 계층'이야 여유자금을 쉽게 확보해서 경제적 여유를 즐기면서도 투자의 수익을 짭짤하게 낼 수 있고, 설령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얼마든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진정한 여유를 누릴 수 있다. 그런데 '저소득 계층'은 투자금 확보가 가장 어렵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형편인데 무슨 돈으로 투자금을 확보하겠느냔 말이다. 존 리도 '대출(빚)'을 받아서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경고를 하곤 한다. 그러면서 '사교육 보내지 마라', '자동차 사지 마라', '커피도 끊어라'...등과 같은 불필요한 지출을 확 줄이라고 조언한다. 현대인들은 '집'을 장만할 돈도 없으면서 위에 열거한 '지출'은 하지 않느냐면서 '여윳돈'이 없어 투자를 못한다는 핑계를 대지 말고, 주식투자를 하라고 강변한다. 이것도 맞는 말이다.
근데 왜 '직장생활'을 부정적으로 그리느냔 말이다. 어차피 월급쟁이로 평생을 살아봐야 '부자'되기는 글렀으니, 일찌감치 '투자'에 몰빵(?)해서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투자에 올인을 하라는 의도인가? 물론 그렇지는 않을테지만, 존 리의 책을 읽다보면 종종 잘 다니는 직장을 때려치고 창업을 해야 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남을 위해서 일하지 말고 나를 위한 일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 그렇다. 아주 좋은 말이긴 한데, 이 조언 덕분에 '강차장'은 상사와 의견충돌이 일어나자 사직서를 내고 '자기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한다. 또한, 지수가 낸 아이디어를 낼름 가로챈 부장이 결국 윗선의 '부정적 전망'을 이유로 프로젝트를 그만 두겠다고 하자, 지수는 아이디어를 뺏긴 것도 억울한데, 열심히 일한 성과를 얻기도 전에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시켜버리는 처사에 직장을 그만 두고 '패션 디자이너'가 되는 꿈을 실현시켜버린다. 물론 아주 마땅한 일이긴 하지만, 각박한 현실에서는 쉽사리 '선택'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꿈으로 보일 뿐이다. 그러면서 존 리는 천연덕스럽게 "그건 네 선택이니, 네 결정을 존중한단다"면서 자신이 한 조언과는 정반대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적극적으로 '주식투자'를 권하면서도 최종적인 선택은 너희들의 몫이니, 알아서들 하려무나...이런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가장 좋은 투자 방법은 'n잡러'가 되는 것이다. 월급은 월급대로 챙기고, 그 월급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해 나가면서, 학원비 아끼고, 교통비 아끼고, 생활비 아끼고 아껴서 '적은 금액'이나마 투자금으로 활용하여 '돈이 스스로 돈을 버는 구조'의 혜택을 '플러스 알파'로 삼는 경제적인 지혜가 꼭 필요한 셈이다. 그래야 현재의 고통이 언젠가 낙으로 바뀔 거라는 희망이 샘솟는 것 아니겠느냔 말이다. 그런데 존 리는 마치 '기회비용'을 치루듯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면 '주식투자'를 선택하는 것이 항상 진리라는 식으로 설교하는 것 같아서 살짝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솔직히 나도 '안정적인 성장형 투자가'를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변동성이 높은 주식투자보다는 안정성이 높은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적은 금액으로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주식이나 펀드보다는 '채권투자'를 위해서는 적어도 몇 천만 원, 대개는 몇 억 원 이상의 큰 금액을 투자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채권형 펀드' 등과 같은 경우에는 그보다는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를 할 수 있겠지만, 그럴 경우에 '수익률'이 그리 높지 않아 그냥 은행에 '예/적금'을 들어 놓는 것이 더 안정적인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럼에도 투자전문가들의 처지에서는 '채권'이 더 매력적인 점이 분명히 있겠지만, 초보투자자인 나 같은 경우에는 그 매력이 잘 보이지 않는 채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