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과학자 프래니 2 - 거인 큐피드의 공격 엽기 과학자 프래니 2
짐 벤튼 지음, 박수현 옮김 / 사파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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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과학자 프래니 2 : 거인 큐피드의 공격>  짐 벤튼 / 박수현 / 사파리 (2022) [개개정판(2005)] [원제 : Franny K. Stein, Mad Scientist #2: Attack of The 50-Ft. Cupid]

[My Review MMXLIII / 사파리 5번째 리뷰] 외국의 동화책은 우리와 달리 '흥미와 재미' 위주로 쓰여진 경우가 많다. 또한, 어린이들의 흥미를 돋울 수 있다면 때로는 '과격한 연출'까지 허용해도 무방한 듯 싶다. 물론 '상상의 범주' 안에서만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 <엽기 과학자>시리즈도 그런 경우에 속한다. 제목부터 꽤나 과격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어린이의 눈높이'에는 딱 맞는 듯 싶다. 그건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의 눈빛과 책 읽는 자세를 보면 짐작 할 수 있다. 초롱초롱 눈빛은 말할 것도 없고 눈 깜빡임도 확연히 줄어들고 책 읽는 자세는 각양각색이지만 어떤 자세든지 간에 책을 든 두 손에 흔들림이 전혀 없다는 것이 그 명백한 증거다. 학부모의 시선에서는 자녀가 '교과서'를 그렇게 읽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고, 적어도 성적향상에 도움이 될 것 같은 '학습만화'를 볼때라도 그랬으면 정말 좋겠다는 아쉬움 가득한 눈빛을 보내지만, 어린이 독자들은 자신들의 부모가 그러거나 말거나 <엽기 과학자>를 맹렬히 읽는다.

그렇다면 어린이 독자들이 이 책 <엽기 과학자>시리즈를 읽는 것은 올바른 독서 습관을 들이는데 도움이 될 것인가?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무슨 까닭에서든 '책을 읽는 시간'이 늘어나는 점은 절대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특별한 시간을 내서 읽기 매우 힘들다. 학업과 취미로 하루 일과를 다 보낼 수 있는 '학창시절'이라도 다량의 독서를 해내는 어린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면 한 달에 수십 권의 책을 읽어내는 어린이 독자들은 과연 무슨 비결이 있기에 해낼 수 있는 것일까? 그건 바로 '책 읽는 시간'을 일부러 내서 읽었기 때문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짬 날때마다' 책 읽는 습관이 있는 어린이가 그처럼 수십 권의 책을 달마다 읽어낼 수 있는 것이다.

나도 아침 일찍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면 하루 일과의 대부분이 훌쩍 지난 시간이다. 그렇게 퇴근 후에 씻고 밥 먹고 스트레스 풀 겸 'OTT 시청'하고, '책리뷰'하려고 글쓰기를 1편을 마치고 나면 보통 밤 10시쯤이다. 도대체 언제 '책'을 읽었기에 거의 날마다 '리뷰'를 쓸 수 있는 것일까? 비결은 '수불석권'이다. 집을 나설 때에는 늘상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나선다. 그리고 걸어갈 때 1쪽, 버스/지하철 기다릴 때 2쪽, 버스/지하철 타고 이동할 때 3쪽, 업무시간 마치고 휴게시간에 5쪽, 점심 먹고서 커피 한 잔 하면서 10쪽 등등 틈날 때마다 손에 들고 있는 책을 잠시 펼쳐서 읽는 버릇이 있다보니, 늘 리뷰를 쓸 수 있는 것이다. 근래에는 '노안'이 찾아와서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을 읽곤 한다. 요즘 사람들 늘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다니지 않은가. 나도 늘 손에 스마트폰(갤럭시 Z폴더6)을 펼쳐서 '전자책'을 손쉽게 읽곤 한다. 더구나 전자책의 장점은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인문학'을 읽다가 '어린이책'을 잠시 읽고, '소설책'을 읽다가 '만화(웹툰)책'도 곧잘 읽는다. 이렇게 꾸준히 책을 읽는 습관이 몸에 베기 위해선 어릴 적에 '책속에 푹 빠져 본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니 자녀가 책을 집중해서 읽을 때에는 웬만해선 그냥 냅두는 것이 좋다. 그게 설령 '만화책'일지라도 일단 '그 경험'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그냥 두는 것이 낫다.

그렇다. 책은 '시간'내서 읽으면 얼마 읽지 못한다. 그냥 '짬'날 때마다 읽어재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독서법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이 바로 '몰입'이다. 사람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해야 '5분'이라고 한다. 그런데 집중을 넘어서 '몰입'의 단계로 넘어서면 그야말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단다. 드라마를 볼 때 많이 경험하지 않는가. 보통 90분 정도 하는 '한 회 분량의 드라마'를 초집중해서 보다보면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그 자세 그대로' 꼼짝도 하지 않고서 몰입해본 경험들 말이다. 독서도 그렇다. 자기 수준에 딱 맞는 책을 읽을 때 '몰입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어린이들은 '장난'이라는 것에 금세 푹 빠지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곁에서 유심히 지켜본 분들은 그걸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어른들은 그런 '장난'을 유치하게 생각해서 쉬이 집중하지 못하고 그만 두곤 하지만, 어린이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 진짜 자신에게 딱 맞는 '장난'을 마주하게 되면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다 소모할 때까지 절대 그만 두는 법이 없이 자꾸 반복을 하면서라도 계속하게 된다. 어릴 때에는 이런 경험이 무척 중요하다. 그게 소위 '적성'이고 '소질'이기 때문이다. 그걸 인위적인 방법으로 하지 못하게 막거나 '규율'이나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억지로 못하게 만들면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작용이 더 크니 엄청 신중하게 고려하고 감안하셔야 한다.

그런데 그런 '몰입'이 독서라면 어떨 것 같은가? '장난'을 치는데 독서의 양상으로 반응을 보인다면 어쩔 것 같은가? 당신의 자녀라면 '로또' 맞은 것보다 훨씬 좋을 것이다. 책 읽는 어린이의 미래는 매우 밝다 못해 눈부시고, 꿀 수 있는 꿈의 한계가 끝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자녀를 둔 부모들은 걱정을 쌓고 또 쌓는다. 자녀가 책을 읽는 시간이 늘어나고 책을 즐겨 읽어서 기쁘긴 한데, 그게 하필 <엽기 과학자> 같은 '폭력적인 성향'이 강하고 '자극적인 소재'가 담긴 책들만 즐겨 읽어서 걱정이라고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학부모들은 기왕이면 예쁘고 고운 동화책을 즐겨 읽었으면 싶고, 감동적인 책이라면 더 좋아서 은근히 '고전명작동화' 같은 것들을 집안 거실 책꽂이 즐비하게 꽂아놓고 자녀에게 읽기를 강요(?)하곤 한다. 물론 좋은 책들인 건 맞다. 근데 안 읽어서 탈이다. 괜히 '고전'의 정의가 누구나 다 알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인게 아니다. 어른들도 안 읽는 고전명작인데, 어린이라고 읽고 싶겠는가 말이다. 적어도 고전명작을 어린이들에게 읽히려면 부모님들이 먼저 읽고서 그 책들이 얼마나 재밌는 책들인지 생생하게 말할 수 있을만한 실력을 먼저 쌓으셔야 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서 읽는 책을 권해주는 것이 훨씬 더 낫다. 독서논술쌤이라는 직업이 괜히 있는..쿨럭쿨럭

딴에는 <엽기 과학자> 같은 책들이 너무 과격해서 문제라고 딴죽을 걸 정도면 굉장히 독서 수준이 높은 부모님이기에 칭찬을 해주고 싶다. 자녀가 읽기에 앞서 부모가 먼저 읽는 것이 매우 훌륭한 '독서지도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모님들에게 묻겠다. 이 책 <엽기 과학자>의 내용중에서 어느 부분이 그토록 우려할 정도의 '과격함'인지 콕 찝어서 말씀해주시길 바란다. 프래니가 무모한 과학실험을 해서 집을 폭파시키거나 괴상망측한 괴물을 만들어내는 장면이 그런 것으로 보이는가? 그렇게 볼 수도 있다. 아주 정확한 지적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되묻고 싶다. 부모님들이 어렸을 적에는 무엇을 하면서 놀았느냐고 말이다. 곤충채집을 한답시고 잠자리채를 들고서 산으로 들로 뛰어나가 나비, 잠자리, 매미 따위를 엄청나게 잡으시지 않으셨던가? 그렇게 잡은 곤충들은 어떤 운명을 맞이했던가? 혹시 잡아온 나비가 맘껏 뛰놀 수 있는 '나비정원'을 가꿔놓고서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도록 해주셨던가? 잡은 잠자리 날개를 손가락 사이에 끼지 않고 행여나 잠자리가 좁은 채집통에 갇혀있지 않도록 손가락이나 손등 위에 올려놓고 사뿐사뿐 걸어다니셨던가? 그렇지 않으셨을 것이다. 애써 잡은 곤충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날개가 상하든 말든 손으로 함부로 잡고서 손땀을 가득 묻혀서 두 번 다시는 그 곤충들이 스스로 날아다니지 못하도록 망쳐놓기 일쑤였을 것이다. 물론 알고서 그러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다들 모르고서 그런 '폭력적인 행동'을 하니까 말이다. 그러다가 지치면 땅바닥을 기어다니는 개미를 잡아다 똥꼬를 핥기도 하고 다리를 하나씩 떼어내거나 신발이나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가며 개미를 학살(?)했던 경험은 없으셨던가? 만약, 그런 경험이 있으셨다면 어른이 된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으십니까? 혹시 어릴 적 경험을 살려서 '학살자'가 되셨던가? 전혀 그렇지 않다. 나도 소시적에 그렇게 많은 곤충과 벌레, 양서류 등을 대상으로 못된 장난을 쳤지만, 지금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순둥이 어른이 되어 있지 않은가 말이다. 쿨럭쿨럭! 그러니 어린이 독자가 이 책 <엽기 과학자>를 읽었다고 해서 폭력적인 것에 물들까봐 걱정이 드신다면 전혀 그럴 것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장난'은 장난일 뿐이다. 몇몇 소수의 사이코패스가 벌이는 '엽기행각'이 전하는 끔찍함 때문에 소중한 자녀는 그런 '폭력'에 절대 접근조차 하지 못하도록 하고 싶다는 마음은 충분히 알겠지만, 그런 염려는 붙들어 놓으셔도 좋다고 말씀드린다. 이 책 <엽기 과학자>에 담긴 내용은 그렇게 읽으면 안 된다. 오히려 '소수자(외톨이) 조차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서 따뜻한 품에 안아주려는 담임선생님의 포근함'에 주목하길 바란다. 엽기 과학자로 보여주는 천재과학자 프래니는 사실 '현실에서는 너무도 특출나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 유형의 친구'를 연기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생님은 프래니가 '따돌림'을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프래니에게 '또래 친구들하고 쉽게 어울릴 수 있는 방법' 따위를 아주 고심고심해서 보여주며 프래니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하고 있는 것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프래니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개성'까지 없애려 들지는 않는다. 아무리 외톨이를 벗어나 보통의 친구들처럼 잘 어울릴 수 있게 된다고 해도 '프래니만의 개성'까지 사라지게 만든다면, 그건 더이상 '프래니'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래니는 자신의 독특함은 아주 잘 살리면서 외톨이가 아닌 친구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는 '소녀 영웅'이 되는 것으로 이야기의 끝을 맺곤 한다. 물론 그 위기가 '프래니의 실수'로 인해서 벌어진 것이긴 하지만, 프래니는 '악의적인 마음' 같은 것은 없다. 그저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실수로 인해서 큰 위기를 맞지만, 프래니는 소중한 선생님과 반친구들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실력발휘하게 된다. 그렇게 매번 위기를 극복해내는 프래니를 선생님과 반친구들도 아주 좋아하게 된다. 이게 바로 <엽기 과학자>에서 반드시 읽어야 할 핵심이다. 그저 짓궂은 장난만 치는 '괴짜'가 아니라 말이다.

그런 까닭에 요즘 <엽기 과학자>를 즐겨 읽는 어린이들도 처음에는 프래니가 저지르는 실수와 실패한 과학 실험에 주목하지만, 시리즈를 거듭해서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실수투성이 프래니를 따뜻하게 환영하는 선생님과 반친구들을 보면서 '안심'하곤 한다. 현실에서 어린이들은 누구나 실수와 실패를 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말이다. 그럴 때마다 어린이들은 가슴이 조마조마하기 마련이다. 누가 꾸지람을 하지는 않을까? 어떤 애가 실패했다고 큰소리로 놀려댈까? 하고 말이다. 그때 '프래니'가 위기를 극복하고 실수를 만회하는 장면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자신도 프래니처럼 실수나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 않을까? 되새겨보기 마련이다. 그리고서 힘을 얻게 된다. 다음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십분 살려서 결코 실수하지 않겠노라고 말이다. 어린이들은 대다수 '순수한 탓'에 책 속의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가르쳐주지 않아도 잘 하는 편이다.

자, 이제 다시 한 번 <엽기 과학자>를 읽어보자. 여전히 말썽꾸러기만 보이는가? 아니면, 쉽게 친해지는 방법을 몰라서 '외톨이'가 되었지만, 위기가 닥치자 좋아하는 선생님과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온갖 재능을 쏟아부어서 모두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마음씨 착한 프래니가 보이는가? 이 책에는 엄청난 장난이 가득하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자신보다 남을 위해서 자신의 재능을 쏟아붓는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소녀가 보인다. 이제는 잘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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