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짝 심리학 2 -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병 한빛비즈 교양툰 9
이한나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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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짝 심리학 2 :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병>  이한나 / 한빛비즈 (2020)

[My Review MMXIX / 한빛비즈 169번째 리뷰] 우리는 '마음의 병'에 대해서 조금은 잘못 이해하고 있는 점들이 많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몸(신체)'이 아플 경우에 아무 거리낌없이 병원에 들러서 치료도 받고, 상담도 받고, 심지어 별로 아프지도 않는데 '건강관광(?)'이라도 다녀오듯 동네병원부터 큰 대형병원까지 아무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다녀온 것을 자랑하듯 떠벌린다. 그런데 유독 '정신병'에 대해서만큼은 쉬쉬하기 일쑤다. 자신의 정신질환을 감추는 것은 물론, 가족이나 친척 중에 '정신질환자'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는 것을 극히 꺼리고 있고, 심지어 '가까운 지인' 중에 정신질환자가 있다는 사실조차 감추기 일쑤다. 왜 그런 것일까? 몸이 아프면 아무런 거리낌없이 다녀오는 병원인데, 정신(마음)이 아프면 감추기 급급하다.

그 까닭은 우리는 '정신질환'에 대해서 심각한 오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혈압 환자'가 평생 혈압약을 복용하며 혈압을 조절하듯 '정신질환자'도 가벼운 약물치료로 정상인과 다를 바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고 있는 형편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범죄(!) 사실에만 너무나 집중적인 관심과 뉴스가 이런 오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테면, 평소에 '우울증'을 심하게 앓던 환자가 어느 날 갑자기 자택에서 목을 메고 자살을 했다는 뉴스, 유명 연예인이 어느 날 갑자기 잘 나가는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며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다면서 너무 힘들다는 소식을 울먹이며 전하는 뉴스, 조현병을 앓고 있던 환자가 어느 날 갑자기 옆집에 살고 있던 이웃을 식칼로 온몸을 서른여덟 번 찌르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경찰이 빨리 출동해서 범인을 제압하고 구급대의 재빠른 응급조치로 다행히 피해자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는 뉴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40대 남성 과외교사가 10대 여중생을 '가스라이팅'으로 꼬셔서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는데, 피해 여중생은 아직도 서로 사랑해서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는데 무슨 문제가 있냐며, 가해자의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나, 가해자 남성을 체포한 경찰은 '미성년자 강제추행죄'를 적용해서 40대 가해자를 구속수사하고 있으며, 이 남성이 과거 '정신과 치료 경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기에 현재 ㅇㅇ병원에서 '항정신성 검사'를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는 뉴스 등등, 이런 뉴스를 접한 많은 사람들이 '정신질환자'에 대한 시선이 고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은 죄다 '이상한 사람들'일까? 일례로 '사이코패스 질환자'는 생각보다 수가 많은데, 전체 인구 가운데 무려 1%가 사이코패스 질환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단다. 80억 인구 가운데 8000만 명이 '사이코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더 피부에 와닿게 설명하자면, 한 반에 35명의 학생이 있다면, 세 개의 반 학생들 가운데 1명 꼴로 '사이코패스'가 속해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보통의 학교에서 한 학년에 1명꼴로 '살인마'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흔하디 흔한 '고혈압 환자'라고 해서 모두 병원 침대에서 누워서 꼼짝말고 '집중치료'를 받아야하는 중증환자가 아닌 것처럼 실제로 '고혈압 증세'가 있더라도 약물치료도 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무리없이 해내는 것처럼 '사이코패스 증세'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우리 주변에 '평범한 1인'으로 살고 있다는 얘기다.

이게 더 무섭다고 할 수도 있겠다. 실제로 '사이코패스' 증세를 자기도 모르게 갖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엘리트 집단'에 속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춘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교1등이 모두 '사이코패스'라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가 흔히 정신질환자들을 '천재, 아니면 바보'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상한 행동'을 일삼는 사람들 가운데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뭐, 그래서 '사회지도층'에 속한 엘리트들 가운데 패륜과 패악질을 일삼는 이들(?)이 참 많은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암튼 우리 주변에 '사이코패스'와 같은 정신질환자들이 엄청 흔하다는 사실을 밝힌 것 뿐이다. 지금 당신의 Boss가 이상한 행동(?)을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하고 있다면? 그가 '사이코패스'일 수도 아닐 수도 그럴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오해는 하지 말자. 정신질환자가 우리 주변에 정말 흔하다는 말을 하고 있는 거니까 말이다.

그런데 내 주변에는 그런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한다면, 그 말도 맞다. 정신질환자라고 다 증상이 심각한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정신질환자의 소견을 갖고 있더라도 '자가 증세'가 전혀 없는 경우도 많다. 또한 있더라도 매우 약해서 자신이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해마다 '건강검진'을 할 때에 아무 진단도 받지 못하고 건강하다고 판정을 받은 이들도 '정밀검사'를 받았을 때 여기저기 의심소견이 발견되었다며 더 자세한 검사를 진행하자는 '건강의 적신호'가 켜지듯이, 정신질환도 평소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 듯 싶다가 특정하고 심각하며 열악한 '상황'에 처했을 때 느닷없이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정신질환' 소견을 갖고 있더라도 '정상'의 범주 안에 있는 사람이다. 증세가 더 심해지지 않게 조심하면 된다.

하지만 '증세'가 나타났고 점점 심해진다고 느껴진다면 반드시 '정신질환' 검사와 치료를 병행하면 된다. 요즘엔 약물요법도 효과가 좋고, 주사를 맞으면 일정기간 동안은 별문제 없이 지낼 수 있는 치료법이 많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 때문에 불필요한 행동으로 심한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가 더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마음의 병'은 약해 빠진 마음상태 때문에 일어나는 병이니 빡센 정신단련이 필요하다는 둥, 미친놈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면서 가뜩이나 '마음의 병'으로 아파하는 환자를 막무가내로 대하는 어리석은 짓은 제발 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는 '심장병'에 걸린 환자에게 심장을 단련시킨다며 매일매일 10킬로 런닝을 강제로 시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가뜩이나 심장기능이 약한 환자에게 무리한 운동을 시키면 어떻게 되겠는가 말이다. 마찬가지다. '정신질환'은 단순히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병이 아니라 '신체기능(특히, 호르몬)'이 다르게 작용해서 벌어지는 이상증세다. 이런 증세를 보이는 사람에게 정신수련이니 신체단련이라는 빌미를 내세워서 몽둥이를 들이댄다면 증세는 더욱 악화될 뿐이다.

그러니 우리는 '정신질환의 실체'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두어야만 한다. 먼저 '우울증'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이다. 왜냐면 원래 인간은 활발한 '신체활동'을 하도록 진화되었는데, 현대인들은 대부분의 일상을 '실내'에서 햇빛도 쬐지 못하고 보내지 않느냔 말이다. 정신병 걸리기 딱 좋은 환경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잠깐의 휴식시간이라도 좀 걷고 햇빛도 쬐고 대화도 나누면서 정신건강을 좋게 만들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공황장애는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동반한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반복되면 공황장애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지는데, 주변 사람이 보기에는 별 문제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정작 본인은 죽을 것 같은 공포에 휩싸여버리니 문제다. 물론 약물치료법도 있지만, 본인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스스로 별문제 아니야 라면서 다독이면 진정효과가 나타나는데, 제삼자가 보이게 별 것 아닌 것처럼 행동하지는 말자. 그게 공황장애를 더 심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조현병 환자가 100% '살인자'라는 오해부터 버리자. 조현병 환자의 주요 증상이 망상과 폭력이긴 하지만, 정작 조현병 환자를 심각한 망상과 끔찍한 폭력을 저지르게 만드는 원인은 주변 사람들의 '비정상적인 반응' 때문이다. 그래서 조현병 환자들은 자존감이 매우 낮다. 그래서 잘 치료가 되어서 퇴원을 했던 환자도 주변의 손가락질 때문에 다시 병원에 재입원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사이코패스는 너무 흔해서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이상으로 우리는 정신질환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속담에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아는 게 힘이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정신질환의 경우에는 '알아야 한다'가 정답이다. 몰라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대충 알고 있다가 잘못된 상식을 접할 경우에 더 큰 문제에 봉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정신병'에 걸리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우리 사회에서는 특히 '엘리트 집단'은 필히 정신질환 검사를 해야 한다고 본다. 너무나도 이상한 짓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그들인데, 사람으로서 할짓, 못할짓도 구분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비상계엄을 해놓고 계몽령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꼭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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