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셜록홈즈 1 (셜록 홈즈의 모험 1) 스토린랩 셜록홈즈 1
아서 코넌 도일 지음 / 스토린랩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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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CMXCI / 스토린랩 1번째 리뷰] 얼마만에 다시 읽는 '추리소설'인가? 애거사 크리스티 이후로도 수 년만이지만, <셜록 홈즈 시리즈>는 얼추 20여년 만에 다시 읽는 것 같다. 초등학생 때는 구하기도 힘들어서 읽었던 것을 또 읽고, 또 읽고 했었는데 말이다. 이번에 'eBook'으로 아주 저렴한 책이 있길래 읽기 시작했다. 살짝 외적인 퀄리티(글꼴, 오타 등)는 좀 떨어지지만, 그럭저럭 어릴 적 '문고판' 책을 읽는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다. 어쨌거나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다.

그 1권인 이 책은 '셜록 홈즈의 모험'(전2권)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전체 시리즈는 '셜록 홈즈의 회상록'(전2권), '셜록 홈즈의 귀환'(전2권), '셜록 홈즈의 마지막 인사', '셜록 홈즈의 사건집'(전2권)으로 모두 9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단편선 56편'을 수록하고 있으며, 유명한 장편 4편인 <주홍색 연구>, <네 사람의 서명>, <바스커빌 가문의 개>, <공포의 계곡>은 수록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그럭저럭 속도감을 즐기며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듯 하다. 그 가운데 1권인 이 책에는 6편의 단편선이 수록되어 있다. 차례대로 <보헤미아 스캔들>, <붉은머리클럽의 비밀>, <사라진 신랑>, <보스콤 계곡의 미스터리>, <오렌지 씨앗 다섯 개>, <입술이 삐뚤어진 사나이>다. 셜록 홈즈의 열광적인 팬이라면 '제목'만으로도 흥분할 것이다. 어느 것 한 가진들 즐겁지 않은 것이 없을테니 말이다. 안타깝지만 나는 '셜로키언'이나 '홈지언'으로 불리는 열광적인 팬까지는 못 된다. 그래서 코난 도일의 작품 하나하나의 평가를 내릴 처지가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유독 흥미를 끄는 작품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볼까 한다.

먼저 코난 도일이 만들어낸 '셜록 홈즈'를 파헤쳐 보자. 흔히 알기로 '최고의 명탐정'은 셜록 홈즈라고들 하는데, 큰 이견은 없을 것이다. 그의 추리방법은 '예리한 관찰'을 통해서 남들이 알지 못할 정보까지 속속들이 파헤쳐내고, 수많은 단서를 조합해서 끝내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범죄사건에 감춰진 진실'마저 추리해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초의 명탐정'은 아니다. 추리소설의 시초는 애드거 앨런 포가 쓴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1841)이고, 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오귀스트 뒤팽이 바로 '최초의 명탐정'이다. 뒤팽은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이며, 특히 '뛰어난 관찰력'으로 누구도 풀지 못한 사건을 척척 해결해내곤 했다. 여기서 모티브를 얻은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를 창조해냈고, 모리스 르 블랑은 '아르센 뤼팽'이라는 세기의 도적을 창조해냈다. 뿐만 아니라 '추리소설의 원형'을 제시하여서 수많은 탐정들을 배출한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탐정의 기본은 바로 '뛰어난 관찰력'이 필요하다. 셜록 홈즈는 바로 이 점에서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홈즈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선 사건의뢰인이 '자기소개'를 하기도 전에, 그의 직업이나 성격, 취향, 심지어 의뢰할 사건의 내역까지 척 보기만 하고도 알아맞추곤 한다. 모두 '단서'를 통해서 알아낸 것들이다. 물론 홈즈의 절친인 '왓슨'도 홈즈와 같은 방식으로 추리를 하곤 한다. 그러나 번번히 틀리고 만다. 왜냐면 '단서 포착'까지는 잘 했지만, 그 단서에서 유추해내는 '과정'이 잘못 되었기 때문에 늘 엉뚱한 결론을 내리곤 한다. 그렇다면 홈즈와 왓슨의 '추리방식'에 다른 점이 있는 것일까?

사실, 명탐정을 만들어낸 것은 '코난 도일', 작가 자신이다. 그의 머릿속에서 짜낸 이야기 줄거리대로 홈즈가 줄줄이 읊어대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는 셜록 홈즈의 추리과정을 '역순'으로 읽어나가면 쉽게 알아챌 수 있는 기법이다. 이야기의 순서대로 읽으면 '대단한 추리'를 하는 것 같지만, 이미 '결말'을 알고 있다면 그의 추리과정은 이미 짜여져 있는 '각본대로' 흘러가는 이야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리소설'을 읽을 때에는 최대한 차례대로 읽어나가야 제맛이다. 만약 사건이 시작되자마자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해서 마지막 결말부터 먼저 읽고난 다음에 처음부터 다시 읽는다면 읽는 맛이 확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추리소설'은 한 번 읽고 두 번 다시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일까? 그건 절대 아니다. 결말을 알고 있어도 재밌는 추리소설이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셜록 홈즈>다. 아주 치밀한 과정을 통해서 사건을 해결해나가고, 사건을 해결할 '단서'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사건의 진실'을 알아챌 수 있는 묘한 흥분을 만끽할 수 있는 조밀한 구성력까지, 어디 하나 흠 잡을 곳이 없을 정도로 잘 짰기 때문이다. 그래서 <셜록 홈즈>는 작품 전체를 달달 암기할 정도로 대단한 팬들이 수두룩 한 것이다. 사실 이런 경지에 다다른 '추리소설 작가'는 전세계적으로도 몇 안 된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것이겠지만 말이다.

암튼, 1권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건을 꼽으라면 '붉은머리클럽의 비밀'이다. 사건의 핵심이 '붉은머리'에서 '은행강도'로 돌변하는 장면이 압권이기 때문이다. 사건의뢰자는 자신이 '은행강도'와 연관되어 있는 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그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을 읽어버린 사기꾼을 찾는 단순사건이, 사실은 '은행강도단'이었던 도둑들의 잔꾀에 불과했고, 사건의뢰자는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은행강도단의 범행'을 도와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서는 엉뚱하게도 '백과사전'의 글귀를 옮겨적는 일만 하고도 두둑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가버린 아쉬움을 토로하는 의뢰자에게로 온갖 시선을 쏟게 만들고서는 독자를 희롱하였기 때문이다. 이 단편을 읽는 독자들은 100이면 100 모두 깜빡 속았을 수밖에 없다. '은행강도'에 대한 아무런 단서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날라가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에 공감하던 독자를 느닷없이 '은행'에 감춰진 '금고'를 털려고 한 강도단을 등장시켜버리니 말이다. 바로 이런 쾌감이 <셜록 홈즈>에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든다.

자, 다음 편에서는 어떤 사건이 우리를 흥분시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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