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통 만화 삼국지 7 - 천하통일의 기반을 닦다
나관중 원작, 천웨이동.량샤오롱 글.그림 / WISDOM(위즈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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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CMLXXXII / 위즈덤 7번째 리뷰] 다른 책 리뷰가 급했던 관계로 뒤늦게 '만화 삼국지' 리뷰를 올리게 되었다. 뭐, 돈 받고 하는 리뷰도 아니니 사명감으로 올리고 있지도 않고 있다. 요근래 오른팔 '회전근개골'이 아파서 조금 쉬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리뷰는 죽을 때까지 올릴 생각이니 기다려주시길 바란다. 언젠가는 꼭 쓰니까 말이다. 답글은 없어도 '좋아요'는 눌러주시고 계시니 그저 믿고 쓸 뿐이다.

적벽대전에서 대승을 거둔 손권은 계산기를 눌러보지만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것에 분통을 터뜨린다. 조조는 살아서 돌아갔고, 유비는 '형주땅'에 눌러 앉았다. 허나 손권은 얻은 땅도 없고 실리를 챙기지 못하고 말았다. 이에 노숙에게 일러 유비에게 서둘러 형주땅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유비는 차일피일 미루기만 할 뿐 속시원히 돌려주겠다는 답변이 없다. 이에 손권과 주유는 열이 올라서 유비를 볼모로 잡아 형주땅과 맞바꿀 계책을 꾸민다. 바로 '미인계'다.

손권에겐 여동생이 있는데 바로 '손상향'이다. 미녀로 소문이 자자하지만 평소 '영웅이 아니면 베필로 삼지 않겠다'며 집안의 시녀들에게도 갑옷을 입혀 무술을 단련케 했으니 제대로 시집가긴 애초에 글러먹은(?) 천방지축이었다. 허나 여동생은 손권의 어머니 오국태 부인이 애지중지 키우는 막내딸이기에 50대에 접어든 유비와 아직 10대인 여동생을 진짜 결혼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저 여동생을 '미끼' 삼아 대어를 잡겠다는 생각 뿐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제갈량은 이를 오나라와 동맹관계를 유지할 좋은 기회로 삼고 유비에게 장가 들라고 권했다. 유비는 장가 들러 갔다가 졸지에 객사하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제갈량은 조운에게 세 개의 주머니를 건내주며 '위기의 순간'마다 하나씩 꺼내서 써먹으라고 지시한다. 그 첫 번째 주머니에서는 바로 '대교와 소교의 아버지, 교국로'를 찾아가 혼인 주선을 서달라는 계책이었다. 교국로는 유비에게서 영웅의 풍모를 보았고, 손권의 어머니 오국태에게 먼저 소개시켜줘버린다. 그 사이 조운은 '혼인 예물'을 준비한다며 오나라 시장의 '큰손'으로 행세하며 국혼(유비와 손상향)의 소문을 퍼뜨린다. 그렇게 안팎으로 국혼을 진행시키니 손권과 주유가 준비했던 '미인계'는 써보지도 못하고 실패를 했으며, 더구나 오국태가 유비를 한 눈에 맘에 들어했으니 손권은 졸지에 유비와 '처남매제 사이'가 되고 말았다. 그나마 여동생의 패기(?)를 믿고 실패한 계책 대신에 새신랑을 망신이라도 주려 했으나, 어찌 된 일인지 성난 황소처럼 굴던 여동생이 유비와 한 방에서 알콩달콩 신접살림을 꾸리고 만다. 이래저래 속이 상한 손권에게 주유는 '또 하나의 계책'을 꾸미는데, 그건 바로 '유비'에게 부귀영화를 선사해서 온세상의 환락을 다 누리게 한 뒤에 향락에 쩌든 늙은 몸뚱이로 만들고 난 뒤에 '형주땅'을 빼앗자는 것이다. 이 계략은 성공을 할 수 있었을까?

유비는 누상촌에서 돗자리와 짚신을 짜다가 천하를 떠돌며 온갖 고초를 맛본 터라 날마다 '산해진미'가 넘쳐나고 밤에는 달콤한 술과 색시가 유혹을 하니, 점점 영웅의 기개를 잃어버리고 만다. 이런 주군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건 호위무사를 자처한 조운이었다. 어느 날, 조운은 제갈량이 건내준 '주머니'를 떠올렸고, 두 번째 주머니를 열었다. 거기엔 '조조가 적벽에서의 한을 풀고자 50만 대군을 이끌고 형주로 쳐들어오고 있으니 주군은 한시바삐 형주로 돌아와 주십사하고 군사께서 사람을 보내왔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조운은 적힌 그대로 유비에게 보이니 향락에 쩌든 와중에도 정신이 번쩍 났다. 허나 날름 몸만 빼내어 도망칠 수는 없었다. 부인 손상향의 처지도 생각해주어야 할 처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비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부인 곁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지만, 도리어 부인이 화를 내며 일갈하길, '아녀자가 지아비를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손상향은 유비와 함께 오나라를 떠날 것을 약속한다. 그렇게 둘은 오국태에게 신년 하례를 올리며 '조상 제사' 이야기를 꺼냈고, 오국태의 흔쾌한 허락까지 받고서 둘이 떠나게 된다. 뒤늦게 유비의 탈출 소식을 접한 손권은 자신의 칼까지 건내며 두 사람의 목을 베어오라 명령하지만, 이미 조운은 세 번째 주머니를 열고서 '마중 나온 제갈량과 합류하라'고 지시된 장소로 내달려 유유히 탈출에 성공한다. 이로써 손권과 주유의 '미인계'는 실패로 끝나고 만다.

<삼국지연의>에서 유비와 손상향의 결혼이야기는 꽤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물론 '영웅호색'이라 하여 숱한 영웅호걸이 등장하는 이 책에도 심심찮은 '여자주인공' 등장하긴 하지만, 대개는 비극적으로 끝을 맺거나 '불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조조'가 여색을 밝혀서 장수 토벌을 나섰다가 '장수의 형수, 추씨'를 꼬셨다가 전위가 목숨을 바쳐서 겨우 살아나는 일화처럼 말이다. 그나마 '여포와 초선의 이야기'가 초반에 등장해서 관심을 끌지만, '초선'은 실존 인물이 아니다. 허나 손권의 여동생 '손상향'은 실존인물이고, 실제 역사서에서도 유비와 백년가약을 맺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다. 역사서에는 유비와 손상향이 어떻게 헤어졌는지 기록이 전무하다. 그런데 나관중이 이를 호화로운 '국혼 이야기'로 꾸며내어서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짤막한 '역사의 진실'을 이토록 무궁무진하게 꾸며낸 까닭은 무엇일까? 뒤이어 이어지는 '서천(유장의 영지, 서촉땅)공략'을 더욱 극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도 그럴 것이 유비가 달아난 뒤에 주유는 분을 참지 못하고 급사하고 만다. 미인계를 써서도 성공치 못하자 주유는 '정공법'으로 서천공략을 유비 대신 해줄테니, 유비는 오나라 군사가 지나갈 수 있게 길을 빌려 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다. 만약, 곧이 곧대로 길을 길려준다면 주유는 군대를 무혈입성한 뒤에 형주땅을 빼앗으려 했고, 빌려주지 않더라도 총공세를 펼쳐서 형주땅을 강제로 빼앗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공법'조차 제갈량에게 간파를 당해 실패로 끝나고 말자 주유는 화가 치밀어 올랐고, "하늘도 무심하지시. 이 세상에 주유를 내었으면서 어찌하여 또 제갈량을 내었단 말인가"라는 말을 남기고 돌연 쓰러져 죽고 말았다고 한다. 이렇게 오나라는 큰 인재를 잃고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손권은 주유의 뒤를 이어 노숙에게 군권을 맡겼고, 적극적인 공세는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한편, 서북지방 서량 땅에는 마등이 있었다. 그는 일찍이 황제의 밀조를 받들어 동승, 유비와 함께 역적 조조를 치기로 언약한 충신이었으나, 조조를 처단하러 허도에 간 사이에 비밀이 탄로가 나서, 도리어 조조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이에 마등의 아들 마초는 분기탱천했고 조조와 한판 대결을 나선다. 초반의 대승을 거둬서 조조는 수염까지 스스로 자르며 달아나기에 바빴지만 '호랑이 무사, 허저'의 도움으로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번 틈에 '성안'에 틀어박혀서 마초의 공격을 방어만 하다가 그만 마초는 조조의 계략에 빠져서 '같은 편'인 한수(마등의 의형제)까지 의심하게 되자, 한수는 그만 조조에 투항하고 마초는 잔여병력으로 맞서 싸우다 조조에게 공략을 당해 지리멸렬하게 된다. 겨우 목숨만 건진 마초는 '장로'에게 몸을 의탁하며 '한중땅'에서 때를 기다린다. 그때는 바로 '유비와의 만남'일 것이다.

또 한편, 제갈량은 주유의 죽음을 애통해하며 한바탕 곡을 하고서 오나라를 떠나려 한다. 오나라의 군사들은 '주도독의 원수'인 제갈량이 오나라에 오는 즉시 갈갈이 찢어죽이려 으르렁거렸지만, 제갈량이 주유의 빈소 앞에서 추도문을 낭송하고 어린애처럼 울음을 터뜨리자 차마 죽이지 못하고 함께 슬피 울고 만다. 그리고서 오나라를 떠나려는데 제갈량을 붙잡으며 "다른 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나는 속이지 못한다"고 소리치는 사람과 만난다. 애써 감춘 의중이 들통나자 깜짝 놀란 제갈량이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 '방통'이 서있었다. 간담이 서늘했지만 한시름 놓은 제갈량은 방통에게 거취를 물었고, 오나라에서 벼슬 할 생각이 아니면 유비에게도 오라면서 추천서 한 통을 건낸다. 하지만 방통은 유비 앞에서 '제갈량의 추천서'를 보여주지 않았다. 당시 방통의 품속에는 '노숙의 추천서'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역시 보여주지 않았다. 유비는 방통을 한 차례 쳐다보고서는 '작은 고을, 뇌양현'의 현령으로 보낸다. 방통 역시 두 말 않고서 뇌양현으로 떠난다. 그리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한 달이 넘자 작은 고을의 '송사'는 넘쳐났고, 이 소식을 접한 장비가 방통을 벌 주러 직접 발을 옮긴다. 허나 방통은 태평할 뿐이다. 그깟 송사 나부랭이는 '반 나절'이면 후딱 처치할 수 있다면서 말이다. 이에 장비는 말을 지키지 못하면 벌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지만, 방통의 일처리는 일사천리였다. 그렇게 반나절도 안 되어 일을 처리해버리자 도리어 놀란 것은 장비였다. 와룡과 봉추라는 명성이 허명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직접 눈으로 확인한 셈이다. 장비는 그 길로 유비에게 방통의 실력을 전하였고, 때마침 돌아온 제갈량도 '방통은 작은 고을에 가둬둘 인재가 아니다'라며 유비에게 천거를 하기에 이른다. 이에 유비도 흔쾌히 '부군사' 직을 맡기게 된다.

그럼 방통은 어째서 유비에게로 왔을까? 방통의 실력이 제갈량 못지 않다는 것은 세상이 알아주고 있다. 그런데도 방통은 조조에게는 가지 않았다. 하나는 '역적'이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이미 인재풀이 넘쳐나'고 있는 조조에게 가봤자 중용될 턱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방통은 손권에게 찾아가 '연환계'를 내놓으며 '적벽대전'에서 크게 활약까지 했다. 그런데도 손권은 방통을 중용하지 않았다. 생긴 게 밥맛이라서 그랬다는 후문이다. 정말 그랬을까? 만약 그랬다면 '오나라의 군신들'은 하나같이 미남자였을 것이다. 뭐, 손권도 잘생겼고, 주유도 미남이라는 기록이 있으니, 아주 근거 없는 추론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방통도 딱히 손권에게 마음이 없었던 모양이다. 왜냐면 경쟁자(?)인 제갈량도 유비에게 '삼고초려'라는 극진한 예우를 받으며 '군사'라는 최고직에 올랐는데, 자신은 실력을 먼저 보여주었는데도 '삼고초려'는 고사하고 모셔가려는 낌새조차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에 안타까움을 표할 길이 없던 노숙이 손권에게 직접 천거를 하지만, 손권은 방통을 마뜩찮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노숙은 방통에게 차라리 유비에게 가보라며 '추천서'를 써줬던 것이다. 그런데 방통은 유비에게조차도 환대를 받지 못했다. 단 한 명의 인재라도 아쉬울 유비가 왜 그랬을까? 정말 못 생겨서 호감이 생기질 않아서일까? 평상시의 유비 모습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제갈량의 눈치'가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제갈량의 추천서까지 있었다하더라도 유비는 '제갈량'이 직접 부탁하지 않으면 방통을 곧바로 취임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아직 유비에게는 마땅한 '영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불완전한 상태에서 '군사의 위치'를 흔들 수도 있는 막강한 실력을 갖춘 인재를 중요하게 된다면, 자칫 불안정해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관우와 제갈량 사이도 그리 좋지 않은 마당에 '새식구'까지 챙겨주기는 힘들었을 테니 말이다. 이런 사실을 방통도 이미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유비에게 맨 마지막으로 찾아온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방통의 입지'가 방통의 수명을 짧게 만들고 말았다. 왜냐면 유비에게 빨리 '형주땅' 이외에 '새 영지'를 찾아주지 않으면 '자신의 몫'도 챙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통은 유비에게 '서천공략'을 서둘렀고, 단 한 번의 실수로 목숨까지 잃고 말았다. 낙봉파에서 매복이 있을 거라는 사실은 '방통의 실력'이 아니더라도 능히 짐작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서둘러 공을 세우겠다는 '공명심'이 봉추의 눈을 가리고 만 것이다. 만약 그가 살아서 '서촉'을 차지했더라면, 방통은 '서촉'을, 제갈량은 '형주'를 지키면서 조조를 견제할 수 있었고, 관우의 죽음부터, 장비, 황충, 유비까지 연달아서 찾아온 비극도 없었을 것이기에 더욱더 안타까운 죽음이 되겠다.

암튼, 유비는 장송의 길안내와 법정, 엄안의 도움을 받아 유장의 땅, 서촉을 차지하게 된다. 뒤이어 '한중땅'까지 차지하며 오랫동안 떠돌이 유랑생활을 하던 유비가 드디어 편히 정착할 수 있는 근거지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유비에게 어떤 비극을 초래하게 될 것인가? 다음 편을 기대해주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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