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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헌법이 있다 - 당신의 행복을 지키는 대한민국 핵심 가치 ㅣ 서가명강 시리즈 10
이효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5월
평점 :
[My Review MCMLXII / 21세기북스 34번째 리뷰] 2025년이 우리에게 '헌법이 주는 가치'를 다시금 새기게 만들고 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헌법'은 전세계 어디에도 내놓아도 자랑스런 '좋은' 헌법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 이 '좋은' 헌법을 유린하려는 세력이 겁잡을 수 없이 휘몰아치며 '나쁜' 헌법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이에 우리 헌법이 여전히 '바로 서기'를 해야하는 중차대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 형국이다. 오늘 (2025년 3월 8일)은 검찰은 '내란우두머리 윤석열 씨'를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면서 '석방'을 용인하고 말았다. 물론 '무죄 석방'은 아니다. 위헌적인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구속수사'를 하기 위해 그간 '공수처'와 '검찰'이 법원영장을 들고서 서로 수사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다가 '저들의 손발이 꼬이는 통'에 그만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를 만들고 말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변호인 측은 이런 빈틈을 파고 들었고, 결국 '구속수사'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한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고 말았다. 허나 검찰이 '항고'를 하면 바로 석방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검찰이 관례를 깨고 '항고 포기'를 하면서 내란우두머리를 석방하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벌이고 만 셈이다. 이건 검찰이 '자기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다. 대한민국 법률이 정한대로 '공정수사'를 진행하면 그뿐일텐데, '무죄석방'도 아닌 졸속 절차진행으로 인한 실수(!)로 인해서 '석방'의 빌미를 제공했고, 최종심사를 위해서 '상급법원'에 항고를 하면 '구속수사'를 이어갈 수도 있었는데, 이를 스스로 포기해버리고 만 셈이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검사출신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대한민국 검찰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이지 않은가? 이제 대한민국 검찰은 '국민'이 아닌 '개인'을 지키는 사적기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판결만 남은 셈인데, 온통 '윤석열 지키기'에 올인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들이 하는 꼬락서니를 보고 있으니 '뻔한 결말'이 뒤집어질까 우려스럽기 그지 없다.
이런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만큼 '헌법'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읽기 시작한 이 책인데, 잘 읽히지가 않는다. 내용이 어려운 건 아닌데도 그렇다. 문장과 문장을 '연결'해주는 그 사이를 메우는 무언가가 꽉 막힌듯 비어있는듯 애매하게 '어색하기' 때문인 듯 싶다. 그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두 개의 낱말이 있는데, 바로 '건국헌법'과 '자유민주주의'다. 이런 낱말을 주로 쓰는 '집단'이 있긴 하다. 바로 대한민국 '우익집단'이다. 흔히 말하는 '뉴라이트세력' 소속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들이 주로 이런 낱말들을 즐겨 쓴다. 이 낱말들은 각각 '제정헌법'과 '민주주의'를 쓰고 있다. 좌익집단들만 쓰는 용어가 아닌 대한민국 보편적인 집단이 대세적으로 쓰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가 '제헌절(7월 17일)'을 국경일로 삼고 있는데, 그 '제헌'이 바로 '제정헌법'의 준말이다. 그런데도 우익집단들은 굳이 '건국헌법'이라고 지칭한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는다...'라는 것이 기존의 상식인데, '건국헌법'이라고 지칭하는 세력들은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된 것은 1948년에 실질적으로 만들어졌으니, '건국된 시점'을 명시하는 것이 더 보편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딴에는 틀린 말이 아니지만, 이렇게 주장하는 까닭이 그 시절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극도로 대립하고 있던 시절이었고, 대한민국이 채택한 경제질서가 '자본주의'에 기초한 경제질서를 따르고는 있지만 '완전한 자유시장경제질서의 전형'이 아니라는 점을 대단히 우려스럽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냐면 헌법 제2장에서 자유권 이외에 '사회권'을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근로자에게도 이익을 분배할 권리가 있다고 인정함으로써 '공공복리의 향상'까지 아우르는 규정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규정도 애매모호한 것이 '노동자의 경영참여권'은 인정하지 않고서 '노동자의 이익균점권'만 인정하였다는 점이 혼란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또한 지하자원과 자연력을 국유로, 중요한 운수, 통신 등 공공성을 가진 기업은 국영 또는 공영으로 삼는 조항도 첨가하여서 '완전자유시장 경제체제'를 구축하는데 실패(?)했다고 아쉬워한다.
아니 이게 왜 아쉬워해야 할 대목인가? '자유시장 경제체제'의 틀에서 무한경쟁을 하게 되면 부익부빈익빈 현상만 심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부를 쌓을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말지 않는가 말이다. 이에 국가가 '사회권'을 발동하여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국가의 부'를 골고루 나누어주어 '기회의 공평'을 기하는 것이 더 좋은 국가를 만드는 기틀이 되지 않겠는가? 물론, 대한민국이 건국할 당시에 국가가 워낙 가난해서 '국민 모두에게 나누어줄 부'조차 터무니없이 초라하였는데도, 이러한 '사회권'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는 것이 한편으론 '웃기는 일'이긴 하다. 허나 대한민국은 그러한 '사회권'을 보장하고 있었기에 현재의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한 뒤에 아주 훌륭한 헌법을 보유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중 하나가 되었지 않은가? 그런데도 이러한 '제정헌법'의 의의를 무색하게 만들면서 '건국헌법'이라 지칭하면서 아쉬워한다. 도대체 왜 그럴까?
그건 바로 '민주주의'라는 표현만으로도 충분한데, 굳이 '자유민주주의'라고 부각하는 점에서 그 본심을 엿볼 수 있다. 그냥 '민주주의'가 아니라 북한식 공산주의에 반하는 '자유로운 민주주의'를 표방하기 위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물론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따로 쓰기도 하지만, 우익집단이 쓰는 '자유민주주의'는 그야말로 '반공주의'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여기에 한술 더 뜬 이들은 '멸공주의'라는 의미로 '자유민주주의'를 목놓아 부르기도 한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바로 이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숱하게 높였고, 역대 '보수정권'에서는 이런 반공정신에 투철한 사상을 심어주기 위해서 '검정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바꿔야 한다고도 목놓아 외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 책 <우리에게는 헌법이 있다>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가 너무 자주 나오다 못해 거의 '도배'를 할 지경이다.
물론, 대한민국 헌법에도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실어놓고 있다고 한다. 꼴랑 2번 말이다. 물론 '반공주의'라는 뜻으로 쓰지도 않았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냥 '민주주의'라고 쓰고 있다. 그런데 '건국절'을 주장하는 세력들은 이를 굳이 '자유민주주의'로 고쳐 쓰긴 바란다. 이 책의 저자 이효원(헌법학자)이 '우익집단 소속'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때 국무총리 황교안 총리가 저자를 '대테러 인권보호관'으로 임명하고 중용했었다고 한다. 그러니 아주 관련이 없는 인사는 아닐 것으로 짐작할 따름이다.
그러나저러나 이 책이 '대한민국 헌법'을 다루고 있고, 저자도 '헌법학자'로 명망이 높은 인사이기에 '헌법 공부'를 하기에 부족한 책은 결코 아닐 것이다. 또한 '헌법'을 연구함에 있어 한쪽으로 편향된 시선일 망정, 그런 연구가 모이고 모여서 '우리 헌법'이 바로 설 수만 있다면 무엇이 문제겠는가. 오히려 '다양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아주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이 '특정 세력의 기득권을 수호하기 위해서만' 작동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저자도 이 책에서 대한민국 헌법이 '좋은' 헌법이라고 수차례 이야기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국민주권'을 보장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하는 '법치국가'를 내세우고 있으며, 대한민국 국민은 '민주적 기본질서'를 따르는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있고, 헌법에서 명백하게 '평화적 통일'을 지향한다고 오롯히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무런 손색이 없는 '대한민국 헌법'인데, 이를 부정하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는 저자도 인정하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2025년에 대한민국 헌법이 '도마'위에 올라와 뭇매를 맞고 있다.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자칭 '보수진영'이라고, 대한민국을 지키고 수호하겠다는 이들이 스스로 '위헌적인 일'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이란 말인가? 대한민국 헌법은 그간 여러 차례 '수정' 되었다. 가장 최근에는 87년 '6월항쟁 이후'에 고쳐졌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물론 '그 당시'와는 달라진 점이 많다. 대한민국 위상에 걸맞게 '개헌'을 주장하는 이들도 꽤나 많다. 그렇다면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국민 합의'를 통해서 고쳐나가면 그뿐이다. 그런데도 어찌 '저들의 입맛'에 맞지 않다고해서 헌법을 지키지 않아도 되고, 헌법재판소를 폭파시킨다고 하며, 나아가 '헌법재판관'을 살해하겠다는 말을 입에 담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런 이들이 '헌법'을 제대로 읽어보기나 했는지 의아스러울 따름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 국민 모두가 '헌법'을 일독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거기에 덧붙여 이 책처럼 '헌법 해석'을 곁들인 책도 아울러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나도 다른 '헌법학자의 책'을 더 읽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