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소장판 전권 세트_17권> 이우혁 / 반타 (예약판매 6월 5일 출고 예정)
- 퇴마록 소장판 세트 구성 : 양장본 도서 17권 / 박스 2개 / 비하인드 스토리 특별 부록 / 퇴마 노트 -
3월 국내편 표지 공개 / 4월 전체 표지 공개, 박스 디자인 공개, 사은품 이미지 공개 / 6월 5일 '공식 출간'
[My Review MCMLV / 반타 1번째 리뷰] 아직 출고도 되지 않은 세트 구성품에 리뷰를 단다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이미 <퇴마록 애니메이션 영화>가 개봉되었기에 '퇴마록 작품'을 즐기시려는 분들을 위해서 몇 자 적어 올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 영화도 감상하고 왔다. 이우혁 작가의 말, "이 영화는 '퇴마록'이 맞다". 이 말 한마디만 믿고 영화관으로 달려 갔다. 그리고 그 말이 틀리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과거에도 몇 차례 <퇴마록>이란 제목을 달고 영화상영을 시도했지만, 그건 절대 '퇴마록'에 걸맞지 않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무려 30여 년만에 드디어 '한국형 오컬트 장르'의 선구자에 걸맞는 완전한 <퇴마록>이 영화화한 것이다. 그렇게나 오랜 시간이 걸렸어야만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원작'만큼의 퀄리티를 높이고, 완성도를 살릴 수 있기 위해서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이라고 믿고 싶다. 이제 본격적인 애니메이션이 속속 나오기에 앞서 '마지막 개정 작업'에 들어갔고, 심지어 <외전 3권>도 동시에 출간된다고 하니 정말 기대가 크다. 그럼 <퇴마록> 리뷰를 시작한다.
원작소설이 93년에 연재되기 시작했다. '국내편'을 시작으로 '세계편', '혼세편', 그리고 '말세편'으로 완간을 한 때가 무려 2001년이다. 그리고서 이번 애니메이션이 나온 것이 2025년이니 둘 사이의 간극이 무려 32년이나 생겨버렸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의 첫 장면은 아이러니하게도 박신부가 '스마트폰'으로 통화하는 장면이어서 격세지감이 들 정도였다. 93년 당시에는 '핸드폰'이 대중화되기 전이었고, 크기도 '벽돌'만 해서 '벽돌폰'이라 불릴 정도였는데 말이다. 아무튼 영화버전은 '현재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 같으니, '원작소설'을 읽을 때 그런 '간극'을 잘 여미면서 읽으시길 바란다.
그리고 '스포일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자세한 리뷰를 할 작정이니, 아직 '원작소설'과 '애니메이션'을 즐기지 못하신 분들은 감안을 하시고 읽으시길 바란다. 그러나 '영화감상'만으로 원작의 감동을 모두 다 이해할 수 없는 분들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하기에 정확한 결말을 까발린다기보다는 '원작'과 '신작'의 차이점을 알고서, 영화를 더 잘 즐기기 위해서 '원작소설'에서 이 부분은 좀더 심여를 기울여서 읽어주시길 바라는 마음까지만 담아보려 한다. 그래도 너무 많은 스포는 자제하도록 하겠다.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는 4명의 퇴마사가 첫 만남을 하게 되는 장면을 중심으로, 각각의 퇴마능력이 무엇인지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첫 번째 퇴마록으로 '해동밀교의 서교주'를 최종빌런으로 삼았다. 원작소설에서도 서교주가 등장하는 <하늘이 불타던 날>을 꼼꼼히 읽어보시길 바란다. '해동밀교'는 <퇴마록>의 전편에서 아주 중요한 모티브가 되며, 국내편 1권부터 말세편 5권 마지막까지 계속 연결되는 고리 역할을 한다. 비록 첫 등장과 함께 '해동밀교의 본산'은 서교주의 죽음과 함께 사라지고 말지만, 해동밀교가 남겨놓은 유산인 <해동감결>이 말세의 도래를 예언하고 있기에 잘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뭐, 어쨌든 영화는 4명의 퇴마사를 한꺼번에 소개하고 있다. 원작소설에서도 해동밀교에 내려오는 예언이라고 하면서, 장차 혼돈에 빠질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는 네 명의 큰 손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동방명인, 서방진인, 남방신인, 북방도인이 그들이고, 그중 남방신인은 해동밀교에 찾아오지는 않는다고 전한다. 여기서 동방명인은 온갖 주술을 모두 쓸 줄 아는 장준후이고, 서방진인은 가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아우라를 뿜어내는 박윤규 신부, 남방신인은 밀교의 8대명왕 가운데 애염명왕의 아바타라로 몸속에 신이 깃들어 있는 현승희, 그리고 마지막 북방도인은 도교적 힘을 바탕으로 한 태극기공과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파사신검을 수련한 이현암을 가리킨다. 원작소설을 이미 독파하신 분들은 이런 설명이 낯설지 않겠지만, 소위 MZ세대들에겐 익숙치 않은 설명일테니 조금 쉽게 다시 소개하겠다. 흔히 앱게임을 하면 '팀구성 조합'을 잘 짜야 한다. 여기에 '탱커', '딜러', '힐러'가 적절히 조합 되어야 게임을 쉽게 클리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박윤규 신부'는 탱커, '현승희'는 힐러, 그리고 '장준후와 이현암'이 각각 딜러가 되겠는데, 장준후는 '마법형 딜러'이고 이현암은 '물리력 딜러'라고 보면 아주 쉽다.
그런데 이런 완벽한 조합이 명분까지 잘 살려야 '퇴마행위'를 하는데 있어서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쉽게 생각하기에 '악령'이나 '마귀'는 아무 이유도 없이 무찌르면 된다고 여기지만, 퇴마사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 이게 <퇴마록>의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다. 아무리 사악한 악령일지라도 일단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면 함부로 죽이지 않는 것이 4명의 퇴마사들이 다른 '악령퇴치사'와 완벽하게 다른 점이다. 심지어 악령도 퇴치하지 못하고 자신들도 죽게 생길 정도로 절체절명의 순간까지 '사람의 목숨'을 살리려 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가장 기본적인 진리를 지키기 위해서 때로는 자신들의 목숨까지 기꺼이 희생하려 한다. 이렇게 선한 사람들이기에 악마들조차 '퇴마사'들을 꺼릴 정도다. 이들의 선한 행위는 곧 '신의 의지'와도 같기에 그만큼 숭고하여서 '절대악'으로 똘똘 뭉친 사악한 존재들은 더더군다나 몸서리를 치곤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퇴마사들의 모습에 독자들은 환호를 보냈고 말이다. '한국형 오컬트 장르'를 개척한 셈이다.
다른 나라의 오컬트 장르는 그야말로 '피범벅'이지 않은가. 그런데 <퇴마록>은 다르다. 피가 넘쳐흐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넘쳐흐르는 피를 보면서 눈물도 함께 쏟는다. 그 많은 피들이 모두 선량하고 애꿎은 사람들이 저지른 죄악의 결과이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지은 죄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어린 양이기 때문이다. 악행을 저지르는 그들조차 '구원의 대상'으로 보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길 바라며, 비록 잘못된 길에서 다시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구원의 손길'을 머뭇거리지 않는 퇴마사들의 행동을 보며 '올바른 길'을 걷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형 오컬트'의 정수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이런 명장면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원작내용에 충실한 '소개'를 하고 있긴 하지만, 각각의 퇴마사들이 가지고 있는 '사연'을 짧은 영상으로 다 보여줄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원작소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먼저 국내편 1권에 수록된 <하늘이 불타던 날>(장준후), <파문당한 신부>(박윤규), <초상화가 부르고 있다>(현승희), <태극기공>(이현암), <귀검 월향>(이현암)을 꼭 읽어봐야 할 것이다. 이 다섯 작품에서 4명의 퇴마사들이 각각 어떻게 '능력'을 부여받게 되고, 어떤 '사연'으로 퇴마행을 걷게 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수적이지만 <퇴마록 외전 1편>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법>(박윤규, 이현암, 장준후)을 알아두면 애니메이션 1편에서 잠깐이나마 나온 장면들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물론 이런 내용을 몰라도 영화를 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사전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애니메이션 영화는 '그 자체'로 완벽한 작품성을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올드팬들의 추억에 흔들리지 않고 이번 애니메이션 영화를 끝까지 완성했으면 하기 때문이다. 무려 30년이다. 강산이 3번이나 바뀌는 시간이 지났는데, '과거'에 발목이 붙잡혀서는 곤란할 것이다.
암튼, 한 편의 영화를 즐기는데 소개해야 할 것은 다 한 것 같다. 디테일한 설명은 나중에 영화 '후속편'이 나오거나 <뉴 퇴마록(가제)>이 출간된 이후로 미루어야겠다. 짐작컨데, '2편'은 더 크게 흥행할 것이다. '쿠키 영상' 속에서 나온 현승희의 아빠가 '초능력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승희조차 애염명왕의 아바타라가 봉인된 인물로 등장하기 때문에 대단한 힘을 숨기고 있다. 거기다 원래는 '세계편' 말미에나 등장하는 대악마 아스타로트가 영화 초반부터 등장해버렸다. 이렇게 되면 2편에서 등장해야 할 인물이 대략 윤곽이 나오게 된다. 짐작컨데 '현승희'의 퇴마사 합류로 시작해서, '이현암'의 귀검 월향이야기가 서브스토리로 진행될 것이며, '국내편 1, 2권'에 수록된 <생명의 나무>에서 등장하는 '브리트라'라는 뱀 형상의 빌런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런 식이면 <퇴마록 애니 영화 3편>에서는 <초치검의 비밀>이 나올 것이다. 이렇게 '국내편'에서만 영화 3편이 나온다면, '세계편'에선 4편, '혼세편'에선 런닝타임 3시간 짜리 대작이 적어도 3편은 나올 것이며, '말세편'에 가면 매순간 순간이 흥행대작의 소잿거리가 될 것이다. 갈수록 등장인물을 방대해지고, 퇴마사들의 능력도 한층 업그레이드 되어 볼만한 액션이 정말 화려해질테니 말이다. 이런 기대만으로도 벌써 도파민 최대치를 찍고 말았다. 어떻게 나 좀 말려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