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탐정 엘리자베트 1 - 뮤직박스의 암호를 찾다 공주 탐정 엘리자베트 1
아니 제 지음, 아리안느 델리외 그림, 김영신 옮김 / 그린애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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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CMXXXVIII / 그린애플 1번째 리뷰] 본격적인 '추리소설 탐독'을 준비하던 와중에 독특한 '탐정 소설'을 하나 발견했다. 무려 '프랑스 100만 부 판매 실적'을 선보인 베스트셀러다. 어린이책 치고는 대단한 실적이긴 한데 우리 나라보다 책 판매가 활발한 프랑스에서 '100만 부'가 대박인 것인지, 중박인 것인지는 가늠하기 힘들었다. 이럴 때 '아는 지인'이라도 좀 있었으면 디테일한 궁금증을 해갈하면 좋으련만, 그조차도 없이 오로지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것이 정말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도 재미난 책을 찾아내서 스스로 칭찬을 아끼지 않는 중이다.

이 책 <공주 탐정 엘리자베트>는 '추리소설'이라기엔 많이 부족하다. 추리의 요소보다는 '프랑스 궁정'에 대한 배경묘사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 무척 재밌다. 실제 '역사적인 배경'을 소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프랑스 부르봉왕조의 공주 '엘리자베트(1764~1794)'로 실존 인물이다. 프랑스의 국왕 루이 15세의 손주이기도 하다. 그리고 엘리자베트의 오빠가 바로 '루이 16세'이고, 올케가 '마리 앙투아네트'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역사적 인물이 등장하며 '베르사유 궁전'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왕실 가문의 사람들'이 펼치는 '궁정 이야기'가 매력적이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역사소설'인 것도 아니다. 실존 인물이 등장인물로 나오긴 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다루고 있는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단지 '실존 인물'을 등장시켜 몰입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톡톡히 보인 듯 싶다. 더구나 '공주'가 등장을 하니, 소녀 독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책일 것이다.

그럼 '탐정'은 언제 나오냐고? 글쎄, 이 책에서 '추리적 요소'를 찾기는 힘들다. 굳이 추리할 수 있는 내용이란 '암호 코드의 비밀'을 풀어서 '암호문'을 해독하는 장면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럼 '공주 탐정'이 하는 일은 무엇이냐고? 음...탐정 역할을 공주가 맡기는 한데, 실상은 그 '탐정 놀이'를 통해서 엘리자베트가 '수학 공부'를 대신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공주가 워낙 말괄냥이에 공부하고는 담을 쌓아서 간단한 덧셈과 구구단도 외우길 싫어했다고 하니 말이다. 그래서 궁정 최고의 '가정교사(실은 '귀족 출신')'가 엘리자베트를 전담하여 교육을 실시했지만, 번번이 공부하기 싫다고 퇴짜를 놓기 일쑤인 엘리자베트 앞에서 두손 두발을 들고 '교육 포기 선언'을 국왕 앞에서 하는 것으로 소설의 이야기가 시작할 정도다. 하지만 새로운 온 '가정교사(역시 귀족 출신)'는 이런 엘리자베트에게 딱 맞는 교육을 실시하였고, 그 교육 가운데 하나가 바로 '탐정 놀이'였던 것이다.

그리고 엘리자베트가 '공주 탐정'이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바로 하프시코드 연주를 하는 '뮤직박스'에서 아주 비밀스런 문서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추리'가 시작되는데, 무려 3부작에 걸쳐서 세 가지 '뮤직박스'를 찾아내어 차례차례 암호문을 풀어내어 마침내 엄청난 보물을 찾아내는 것이 책내용의 골자다. 그렇지만 그 추리적 요소가 너무나도 간략하고 간단하게 서술되고 있어서 '추리소설'이라고 불리기엔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이 책을 소개할 땐 '추리소설'이 아닌 소녀들이 좋아할 '어린이책'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적당할 듯 싶다.

여기서 '뮤직박스'라고 소개한 소재가 흔히 '오르골'이라고 불러주면 느낌이 좀 달라질 듯 싶다. 원래는 '뮤직박스'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은 표현이긴 하지만, 우리는 '일본식 표현'인 오르골이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근데 이 '뮤직박스'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 우연히 발견된다. '하프시코드(피아노처럼 생겼지만, 그보다는 좀 작은 건반악기. 피아노의 전신으로도 불린다)를 연주하는 뮤직박스'가 아름다운 연주를 자동으로 하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 아름다운 연주에 맞춰서 '인형 연주자'가 실제로 악기를 연주하는 것처럼 정교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더 소중하게 여겼던 것이다. 그런데 그 뮤직박스를 엘리자베트 공주가 실수로 망가뜨렸다가 다시 고치는 과정에서 그 속에 '비민암호문'이 적힌 쪽지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 암호문의 내용은 '두 번째 뮤직박스'를 찾는 단서가 된다.

사건은 비록 매우 단순하지만, 그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공부하기 싫어하는 엘리자베트 공주는 공부를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도 배우게 되고, 평생을 함께 한 소중한 친구도 얻게 된다. 그리고 엘리자베트 공주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새삼 깨닫게 되는데, 과연 부러울 것도 없고 부족할 것도 없을 '아름다운 공주'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게 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 이 책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방법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뮤직박스'에 담겨 있는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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