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논쟁 역지사지 생생 토론 대회 8
전지은 글, 박종호 그림 / 풀빛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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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Review MDCCCXXXI / 풀빛 14번째 리뷰]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경쟁하며, 노력만 하면 원하는 만큼 벌 수 있고, 그 이상을 벌어도 모두 '제것'으로 챙길 수도 있는 경제체제를 말한다. 하지만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다. 누군가 이익을 낸다면 누군가는 손해를 보기도 하기 때문이다. 왜냐면 '자본'은 한정되어 있고, 누군가 많은 돈을 가지고 있으면 누군가는 적은 돈을 갖게 되거나 아예 갖지 못하는 일도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이라고 한다. 이를 보안하기 위해 다양한 경제체제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대표적인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물론 자본주의 스스로도 위기를 맞았다. 대표적으로 '경제대공황'이 그랬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자본주의는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최종 승자일까? 그건 아니다.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신음하고 굶주리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협동조합', '공정무역', '공유경제' 등 새로운 경제체제를 내놓기도 했지만, 어느 것 하나 신통한 것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영원할 것인가? 수많은 경제학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자본주의를 대신할 무엇이 반드시 등장할 것이라고 예언하듯 말하기 때문이다. 단지 그것이 무엇인지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할 뿐이다.

이 책 <자본주의 논쟁>은 '역지사지 생생토론'이라는 어린이를 위한 토론이야기로 꾸며진 책이다. 2015년에 첫 선을 보였다가 6년만(2021)에 다시 '개정판'을 내놓을 정도로 인기를 끈 책이기도 하다. 수많은 선생님과 아이들의 '독서토론의 교과서' 노릇을 톡톡히 해낸 책이기도 할 것이다. 그만큼 수준급 필독서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토론수업의 장점'이 아주 잘 녹아있어서, 책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서 수업하기만 해도 아주 훌륭한 수업을 할 정도로 탄탄한 '참고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또한, 토론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경지식'과 '자료수집'이다. 그리고 토론수업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모은 지식과 자료가 '주제에 적절하고 타당한 근거'를 갖고 있어야만 하는데, 이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어른들조차 토론을 준비하기 위해서 여간 애를 먹이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것이 거의 완벽할 정도로 정리되어 있다. 그렇기에 토론수업을 배우는 것을 목적으로 삼은 어린 학생이 이 책을 읽으면 꽤나 도움을 받게 된다. 아직 '토론수업'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은 찬반으로 나누어서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해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수업이 될 정도다.

그러나 그런 정도로 멈춰버리면 너무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이다. 꼭 알아두어야 할 '주제'로 토론수업도 따라하고, 주제독서도 했는데, 그저 '따라하고', '내용정리'만으로 수업을 끝낸다면 말이다. 이럴 땐 '주제토의'로 한 번 더 주제에 대해서 심오하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 마땅하다. 그리고 '자기만의 주제의식'을 끌어내서 평생 잊지 못할 감동과 함께 '생각의 경계'를 허물고 더 큰 생각을 갖게 하는 계기로 삼아야만 할 것이다. 이것이 없다면 이 책을 읽는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주제로 되돌아와서,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현재까지 전세계의 석학들조차 '자본주의'를 대체할 만한 것을 찾지 못했다. 그렇기에 자본주의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야만 한다. 어린이들의 창의적인 생각을 더해서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새로운 자본주의'를 말이다. 흔히 말하듯 '내돈으로 내맘대로 살겠다는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라는 강력한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돈을 번만큼 쓰겠다'는 것에 딴죽을 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고작해야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라는 우회적인 답변이 가장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런 대답도 요즘 들어서는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서 좌절감에 빠진 이들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니 '탕진잼(가진 것은 적지만 그마저도 다 써버리는 재미)'으로 위로를 삼기도 하지만, 씁쓸한 뒷맛만 남길 뿐, 적절한 한 방이 없다시피 한다.

그럼 이대로 '부자들의 천국'을 부러워하면서 살아가야만 하는가?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을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은 정녕 없단 말인가? 아니, 부자들이 세금을 내는 것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면 어떨까? 세금을 1억이라도 더 내고 싶어 안달이 나게 만들 방법 말이다. 이를 테면 '세금 올림픽'이라도 열어서 누가누가 더 많은 세금을 내는지 경쟁을 시키고 '각각의 세금 금메달'을 쟁취한 부자들에게 영애를 안겨주는 방법은 어떨까? 제1회 세금올림픽 개최지는 대한민국 서울 강남, 서초, 송파로 정하고 전세계 갑부들을 초청해서 부자들끼리 '세금게임'을 벌이고, 토너먼트를 치뤄서 최종 우승지에게 가장 영애로운 명예와 함께 순도 99.99%의 초대형 트로피를 줘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부자들이 내는 세금은 모두 합법적이어야 하고, 공명정대하게 게임을 치뤄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걷어들이 세금은 상위 1%를 제외한 나머지 99%에게 골고루 나눠줘도 좋고, '차등지급'을 선호하는 국민들에게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최우선적으로 '세금혜택'을 누리게 해주고, 차상위계층부터 차례대로 혜택을 줄여가는 방식을 써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상상력을 발휘해본 것 뿐이다.

실제로 스웨덴과 같은 '북유럽 국가들'의 복지정책은 '무거운 세금'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호에서 알 수 있듯이 스웨덴에서는 온 국민들이 복지혜택을 누리며 골고루 잘 사는 사회를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다수가 행복한 방법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라면 '부자'가 되어 살아갈 수 있는 몇몇 소수들은 엄청난 '세금 폭탄'을 감내하며 살아가야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런 스웨덴 같은 나라들이 '국가별 행복만족도'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다른 부자나라에서는 '부익부 빈익빈'과 같은 현상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빈자들이 속출하며 사회갈등을 야기하고 있는 현실속에서 '세금폭탄'으로 인해서 충분한 '복지헤택'을 누리고 살아가는 사회복지국가들에서는 '소수의 희생'으로 '다수의 행복'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사회복지국가들도 '지속적인 수익'이 보장되어야만 가능한 정책들이다. 갑작스런 경제위기나 세계적 대공황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휘청거리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에 전세계는 경제안정을 위해서 무진 애를 써야만 한다. 갑작스런 재난이나 재해, 전쟁 같은 일들이 벌어지게 냅둬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다. 늘 전쟁의 위협을 안고 살아가는 마당에 심각한 '사회갈등'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드러내는 경제위기는 우리 스스로 자초하고 있다. 거기다 주변정세도 심각하다. 미중갈등은 날로 심각해져 가고, 러시아와 중국은 전쟁을 벌여서라도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챙길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경제대국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을 넘어 '엔저효과'로 인한 내수불안까지 이어져 심각한 경제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핵위협의 고조'로 인해 남북갈등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니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더구나 러시아-우크라 전쟁은 끝나지도 않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은 레바논 헤즈볼라를 넘어 이란까지 '중동전쟁'으로까지 확전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본주의'는 제대로 작동하며 세계적 경제 안정을 지속시킬 수 있을지 의심까지 드는 판국이다.

분명한 것은 자본주의가 계속 건재할 수 있으려면 '경제가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는 대전제가 필요하다. 그럴려면 '가진자(자본가)'가 더 많은 배려를 베풀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 '부익부 빈익빈'이 계속 지속되면 '극빈자(노동자)' 계층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버린다. 그럼 부자들도 더는 부를 누리지 못하는 사태가 초래되고 말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의 부자들이 자신들에게 '부자세'를 매겨서 더 많은 세금을 내려고 하는 까닭도 '미국의 경제위기'감이 짙게 깔려 있는 탓이다. 결국은 자본주의도 '사람'이 살아남아야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다면, '더 많은 이들'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최우선적으로 도입해야 자본주의가 건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도덕적'이어야 한다. 혁명적인 방법에 다다르게 된다면 엄청난 피를 부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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