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영웅전 6 - 전진칠자
김용 지음, 김용소설번역연구회 옮김, 이지청 그림 / 김영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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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 Review MDCCLXII / 김영사 28번째 리뷰] 앞서 <사조영웅전>의 주제는 '영웅이란 무엇인가?'라고 밝혔었다. 그런데 그 영웅은 바로 '곽정'이라는 생각이 부쩍 든다. 왜냐면 이야기가 이어가면 갈수록 '곽정의 무공'은 하루가 다르게 실력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1권에서 갓 등장했을 때만해도 곽정은 머리가 아둔해서 '하나'를 가르쳐도 겨우 '하나'를 알까말까 할 정도로 심각한 둔재였다. 그나마 인성은 바른 편이어서 남을 속일 줄 모르는 순박함에, 해야 할 일을 주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는 성실함이 유일한 장점일 정도였다. 그런데 그 '우직함'이 바로 '영웅의 제1조건'이었던 셈이다. 모름지기 영웅이라함은 '남다른 면모'를 갖춰야 하는데, 가장 무서운 영웅이 바로 '한 우물만 파는' 집중력을 발휘해서 끝내 해내고야 마는 성향을 지닌 사람인 것이다. 곽정이 꼭 그런 사람이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것은 그렇게 '실력'을 갖추게 되자 가르쳐주지 않아서 스스로 깨우치는 경지에까지 다다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원래 아둔한 머리였는데도 '안목'을 트는 순간부터 그간 배웠던 것들의 '이치'를 바로바로 깨우쳐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결국은 '최고의 실력자'로 우뚝 서게 된 셈이다. 이렇게 우직하게 성취를 이룬 사람은 남을 잘 가르치지는 못해도 '자기 자신'을 수양하는데에는 더할나위 없이 최고를 지양하는 까닭에 웬만한 사람은 이런 사람 앞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진정한 능력자'가 되고 만다. 이를 두고 '영웅'이라 일컫지 않는다면 누굴 영웅이라 할 수 있겠냔 말이다.

  물론, '영웅'이 제 실력만 갖춘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갖춘 뛰어난 능력을 오직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쓴다면 어찌 영웅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 그런데 곽정은 그 능력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서 아낌없이 쓴다. 가깝게는 자신을 길러준 부모와 사부님들을 위해서 '보은'을 하고, 진정한 사랑인 '황용'을 위해서 타는 불속, 끓는 물속이라도 뛰어들기를 망설이지 않고, 나아가 조국의 안위와 백성들의 안녕을 위해서 제 한 목숨을 아낌없이 내놓으니, 곽정을 '영웅'이라 부르지 않는 것이 어색할 지경이다. 그렇기에 <사조영웅전>의 '영웅 후보'로 곽정을 꼽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곽정은 10대 소년에 불과하니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다른 영웅 후보들도 비교하면서 생각해봐야 하겠다.

  6권의 주된 줄거리는 '황용'이 개방파의 방주가 된 사연이다. 앞선 이야기는 홍칠공이 구양봉에게 독수를 당해 무공을 모두 잃게 되었는데, 그 때문에 황용에게 방주의 상징인 '녹죽봉'을 건내주며 대대로 오직 방주에게만 전하는 '타구봉법'이란 무공을 전수해주며 개방파를 부탁한다. 그뒤에 곽정과 황용은 주백통을 만나 홍칠공과 함께 섬(명하도)에서 탈출하여 황궁으로 향하는데, 목숨이 경각에 다달은 홍칠공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다. 그 소원이란 황궁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먹어보는 것이었는데, 마침맞게 <무목유서>의 행방을 쫓던 완안홍열 일행과 마주치게 되면서 곽정이 큰 부상을 입게 된다. 그래서 <구음진경> 속에 적혀 있던 치료법을 이용해 다친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둘만의 공간'에서 7일낮 7일밤 동안 치료에 전념하게 되는데, 그 사이에 온갖 등장인물들이 나타나 '곽정'을 찾아헤매는 장면이 연출되며 이야기를 급반전 시켜버리게 된다.

  어찌어찌 곽정이 무사히 부상치료를 마치고서 '거지들의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곽정과 황용은 악양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제 막 '새로운 방주'를 뽑는 행사가 치뤄질 상황에서 곽정과 황용은 정신을 잃고 쓰려져 버리게 된다. 그 사이에 황용이 잃어버린 '녹죽봉'을 차지한 양강이 새로운 방주로 오르게 되고, 마침맞게 개방의 모임에 참석한 '철장방의 방주' 구천인이 등장해서 금나라를 위해 개방의 힘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하자 양강은 덜컥 수락하고 만 것이다. 송나라의 북쪽 지역을 금나라에 쉬이 빼앗기고도, 금나라가 남송까지 병력을 밀고 내려가지 못하는 까닭이 금나라에 남아 있던 '(한족)거지들'이 수시로 방해를 한 덕분이었는데, 그런 개방이 졸지에 '금나라의 앞잡이'가 되어 방주가 앞장 서서 송나라의 멸망을 위해 힘을 쓰겠다고 하니 수많은 거지들이 어리둥절해하기도 하고, 분노에 치를 떨기도 하였던 것이다. 이런 어지러움을 틈타 황용은 실력을 발휘하여 양강에게 빼앗겼던 '녹죽봉'도 되찾고 개방의 4대장로와 무공실력을 겨루면서 진정한 '개방의 방주'로 인정받게 된다. 거지들도 처음에서 예쁘장하게 생긴 10대 소녀가 방주라고 주장하는 말을 믿지 못했지만, 방주에게만 전해진다는 '타구봉법'을 시전하는 황용을 보면서 새로운 방주로 인정하게 된다.

  이로써 곽정과 황용은 각각 <구음진경>을 익힌 절정의 고수로 거듭나고, 천하의 거지들의 우두머리가 되어 '진충보국'의 기치를 들어 구국의 영웅으로 한발짝 다가 서게 된다. 그런데 그만 황용이 철장방의 방주 구천인의 철장에 맞아 '3일 안에 목숨'을 잃게 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게 되고, 곽정은 황용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남제'를 찾아나서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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