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고양이 1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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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 Review MDCCLX / 열린책들 10번째 리뷰] 아직 베르나르의 책을 모두 섭렵하지는 못했지만 다시 읽어보려 한다. 그의 대표작인 <개미>도 아직 읽어보지 않았기에 이번 기회에 접해보려고 한다. 그에 앞서 <고양이>, <문명>, <행성>을 연이어 도전하련다. 예전에 <고양이>를 접해보긴 했지만, '후속작'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고양이>도 다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읽지 않은 이유는 별로 재미가 없었기 때문인데...초반에는 '암고양이의 잘난 척'만 한가득이었고, 나는 그런 고양이가 그닥 매력적(난 강아지를 더 좋아한다)으로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양이>의 '뒷이야기'가 내 예상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읽게 된 것이다. 참, 미리 말하지만, 난 '베르나르 골수팬'도 아니다. 아직 <개미>도 읽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암튼, <고양이>에는 호기심 많은 암고양이가 등장한다. 특히 '종간 대화'를 꿈꾸는 발칙한 고양이다. 그리고 '인간 집사'를 자기가 기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기도 하다. 고작 '반려동물' 주제에 인간을 하찮게 여기고, 서로 다른 종끼리도 '(고양이 중심의)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믿는 고양이라니...이런 내용이 뒤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 여겨서 2권을 읽지도 않고 '재미 없는 책' 목록에 올려놔버렸던 것이다. 그런데 '뒷이야기'를 대략 살펴보니, 인간이 하찮게 보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 있었다. 고양이의 눈에 비친 인간들의 행태(?)라는 것이 '시위'에서 '내전'으로 번지더니, 급기야 '전쟁'을 벌이며 스스로 절멸해버리는 선택을 하는 어리석은 종족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인간들이 벌이는 갈등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전쟁'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려지지 않은 상태로 인류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끔찍한 전쟁을 일삼더니, 끝내 스스로 건설한 '문명'조차 말살해버리고 절멸해버린 것이다. 물론 '뒷이야기'다.

  <고양이 1권>에서는 고양이와 인류가 함께 한 역사에 대해서 주로 서술하였다. 애초에 인간은 고양이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뭐 그런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이 농경생활을 하면서 애써 가꾼 곡식을 축내는 '쥐떼의 공격'에 항시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쥐벼룩'으로 인해서 인류를 초토화시켜버린 질병 '페스트'를 종식시키는데에도 '고양이'란 존재가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렇게나 소중한 고양이를 인간들은 '악마화'시키며 함부로 죽이는 짓도 서슴지 않았다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바스테트(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고양이 모습을 한 여신의 이름)'가 경악을 하는 장면이 계속 나온다.

  작가인 베르나르는 왜 이런 식으로 서술을 했던 것일까? 아무래도 '고양이'를 무척 좋았했을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지구 종말'을 앞당기지 못해 안달복달하는 인류의 어리석음에 크게 실망했던 모양이다. 이 둘이 결합을 하니 '고양이'가 인간을 하찮게 보는 뉘앙스로 서사를 진행시켰을 것이다. 일면 공감되는 바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생명체 가운데 '동족살해'를 서슴지 않고 하는 유일한 종이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하나 뿐인 지구'를 소중히 여기기는커녕 어떤 생명체도 살지 못하도록 황폐하게 파괴하는데 앞장 서고 있으니, 정말 어리석기 그지 없다. 여기까지 '공감'을 하게 되면 '피타고라스(샴고양이)'와 '바스테트'가 나누는 대화도 십분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고양이끼리 나눈 대화가 무에 그리 대단할까 싶지만, '피타고라스'라는 숫고양이는 '제3의눈'이라는 장치를 통해 컴퓨터 인터넷망과 접속을 할 수 있고, 그렇게 접속을 하면서 '인류의 지혜'를 터득한 고양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낱 고양이 주제에 인간보다 더욱 인간다운 '고양이'가 되었다. 이렇게 똑똑한 고양이를 사랑하게 된 '바스테트'는 그를 통해서 온갖 지식을 배우게 되고, 그렇게 배운 지식을 활용해서 인간이 망가뜨린 지구를 구해낸다는 서사를 그려냈다. 물론 <고양이>에서 이어지는 '후속작'의 줄거리다. 그렇기에 본격적인 이야기는 <고양이 2권>에서 다루려 한다.

  그건 그렇고, 왜 주인공이 '암컷'일까? 베르나르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성욕구'에 있어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더 우월하다는 견해를 가진 듯 싶다. 그의 작품 <타나토노트>에서도 영계에서 환생 보너스를 받는 마지막 장면에서 '성별'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주인공은 남성의 삶을 선택하지 않고 여성의 삶을 택했다. 까닭은 '성적 쾌감'이 남성에 비해 여성이 훨씬 더 높다면서 말이다. 차라리 남성의 삶은 살아봤으니 여성의 삶을 살아보겠다고 했으면 깊이 공감했으련만, 왜 '쾌감'을 언급했던 것일까? 혹시 베르나르는 '성적 불만족'을 겪고 있는 건 아닐런지 합리적인 의심을 해본다. 어쨌든 남성보다 여성의 삶이 훨씬 더 낫다는 근거를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 베르나르의 작품은 앞으로도 깊이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할 듯 싶어 아쉽다. 혹시나 <개미>에서도 별볼일 없는 수캐미를 통해 '짜친 남성의 삶'을 비유적으로 그려낸 것은 아닌지...만약 그렇다면, 도대체 왜 베르나르의 소설이 유독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암튼 '전작'을 좀 읽어본 뒤에 결론을 내려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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