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12가지 원칙 - 불안한 영혼을 위한 랄프 왈도 에머슨의 내면 수업
마크 마토우세크 지음, 이지예 옮김, 랄프 왈도 에머슨 원전 / 한빛비즈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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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 Review MDCCLVII / 한빛비즈 144번째 리뷰] 19세기 초 미국 독립사상가이자 '개척정신의 선구자'인 애머슨은 니체가 말한 '초인(위버맨쉬)'의 원형을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고, 소로가 쓴 <월든>의 기초를 제공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랄프 왈도 애머슨은 낯설기만 하다. 그가 썼다는 <자기신뢰>라는 책이 미국과는 달리 우리에게 그닥 익숙한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의 책을 고대 그리스로마 철학의 한 학파인 '스토아 철학'에서 유래되었다고 이야기한다면 달라질 것이다. 스토아의 정신이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며 '덕', '의무', '공동선'을 강조하였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애머슨의 12가지 원칙'도 어렵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스토아 학파는 헬레니즘 시대에 '제논'에 의해서 창시되었다. 아킬레우스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를 떠올리게 하는 '역설'의 입담꾼 '제논'과는 이름만 같을 뿐이다. 제논이 만든 스토아 철학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윤리적인 물음으로 시작한다. 이 물음은 자연스레 '믿고 의지할' 무엇이 사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에 떨게 되었기 때문이다. 바로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가 드넓은 땅을 정복하며 곳곳에 자신의 이름을 딴 도시를 건설하며 '그리스의 위대함'을 세상에 알렸으나, 그가 3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하면서 그가 만든 제국은 곧바로 분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사람들의 '세계관(코스모폴리탄: 세계시민)'도 덩달아 허물어지게 되었다. 이렇게 혼란스런 시대에는 '진리탐구' 대신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 디오게네스의 '견유학파'가 유행할 즈음에 제논의 '스토아 학파'도 탄생하게 되었다. 그는 고대 그리스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에 심취하며, 올바른 도덕철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가 가르친 장소가 '긴 복도를 따라 기둥이 늘어선 회랑(스토아 포이킬레)'이었기 때문에 '스토아 학파'라고 이름 붙여진 것이다. 그리고 믿고 의지할 것 없는 혼란한 세상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가치는 '덕'이라고 보았고, 그 '덕'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는 삶(섭리)'이었다. 제논은 만물을 구성하고 변화시키는 원천을 '불'이라 설명하면서(유물론), 이것이 우주와 세계에 '조화'와 '법칙'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힘이라 믿었단다.

  이러한 '조화와 법칙'으로 만물을 설명하려는 스토아 학파를 미국적인 것(개척정신)과 절충하여 쓴 저서가 바로 <자기신뢰>라는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의 영향을 받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월든>을 써서 '자연속에 순응하며 사는 삶'의 고귀함을 선보였고, 부당한 것에 마땅히 '저항'하는 도덕으로 올바른 세상을 만들려고 하였다. 한편 프리드리히 니체는 그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초인(위버맨쉬)'의 영감을 얻었고, '신은 죽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스토아 학파'는 유물론적인 사상이었기 때문에 중세시대처럼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는 '신'은 필요없다고 말한 것이다. 그보다는 '도덕정신'에 입각한 올곧은 신념(?)만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빛내줄 것이라며, 그러한 신념을 가진 '초인'은 어디에서 찾아와 혼란한 시대에 좌절과 절망에 빠진 당신을 구원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당신 스스로' 초인이 되어 '스스로' 좌절과 절망을 이겨내는 것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이 책 <인생의 12가지 원칙>도 그런 '애머슨의 정신'에 입각해서 쓰여진 책이다. 마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것처럼 자기 내면에서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위대한 정신'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선보여주었다. 가장 핵심적인 사상은 바로 '덕의 깨달음'이다. 당신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는 '거인'을 꺼낼 수만 있다면, 당신이 어디에 있든 그 '거인'이 늘 당신과 함께 한다는 사실만 깨닫게 된다면, 당신은 뭐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명료한 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그 거인은 '착하다'는 사실이다. 자기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온 인류에게 무한한 이익을 선사할 정도로 '순수한 덕'이 그 거인의 핵심이다. 그러면 나머지 '원칙'들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고 저절로 통하게 될 것이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대단히 '혼란스런 시대'를 살고 있다. 정치는 갈 길을 잃고 갈팡질팡하고 있으며, 경제는 세계 어디에서든 '불안정'하며, 이렇게 혼란스런 상황에서 우리는 진정 '믿고 의지할' 무엇이 무엇인지 몰라 헤매고 있을 따름이다. 이럴 때 '절대 신'과 같이 맹목적으로 믿고 따를 만한 대상이 등장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지 모르겠으나,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중세시대'처럼 맹목적인 믿음으로 위기를 타파해나갈 수 있겠느냔 말이다. 그렇게 믿을만 한 신이 없다면 우리가 그간 '옳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도덕적 올바름'을 다시금 되새길 필요가 있다. 나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서 기꺼이 자신조차 희생할 수 있는 '옳음' 말이다. 물론 한사람 한사람의 믿음은 큰 힘을 발휘할 턱이 없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방패(능력)를 내 옆사람을 지켜주는데 쓰고서, 나 자신의 몸을 지키는 방패는 '내 옆사람'을 믿음으로서 빌릴 수 있다면, 우리가 사는 사회는 쬐끔 더 '감동적'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믿음(신뢰)을 바탕으로 더 나은 '올바름'을 추구하게 된다면, 너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그렇게 '믿고 의지할 수 있을' 무엇을 갖추게 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 나아질 것이 틀림없다.

  그렇기에 '자기신뢰'는 기본이다. 나를 믿고 의지할 만한 사람으로 만든 다음, 그 믿음을 주위에 퍼뜨리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신뢰'를 쌓아나가게 만든다면 우리가 사는 사회는 반드시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자기신뢰'로 마주하게 된다면 어떤 어려운 문제라도 풀어낼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자기인생'을 개척해나가면 '더 많은 인생'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아주 '긍정적인 힘'으로 말이다. 이 책 <인생의 12가지 원칙>은 그런 애머슨의 '믿음'을 쉽게 풀어서 쓴 책이기도 하다. 이제 당신의 인생을 빛나게 해줄 차례다. 선한 영향력으로 온 세상을 밝게 물들이길 바란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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