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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좌파의 역사 - 모두, 좌현으로!
장 이브 르 나우르 지음, 마르코 그림, 소서영 옮김 / 팬덤북스 / 2022년 3월
평점 :
[팬덤북스 1번째 리뷰]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꼭 빠지지 않는 '좌우 갈등'에 대해서 궁금했더랬다. 지금은 '좌파'라는 말을 더 많이 쓰지만 '좌익'이라고도 불렀다. 무엇으로 불리던지 그렇게 불리는 정치세력은 무언가 범죄를 저지른 나쁜 집단처럼 들리곤 했는데, 사실 '좌파의 어원'은 프랑스혁명(1789~1799) 당시 제1 국민의회의 '의장석'을 기준으로 왼쪽에 섰던 무리를 '좌파', 오른쪽에 섰던 무리를 '우파'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두 세력은 서로 정치적 대립을 했었고, 일반적으로 '안정보다 변화', '성장보다는 분배와 복지'를 강조하는 정치사상을 품은 세력이었다. 프랑스혁명이 '앙시앵레짐(구시대 체제)'의 무능함 때문에 먹고 사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한 것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이 주축이 되어 일어났으니, 바로 이들에게 '시민의 권리'를 가져다 준 사상이 바로 '좌파의 성격'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프랑스혁명이 나쁜 것이었나? 그렇다면 좌파사상도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왜 '좌파'라고 하면 나쁜 것이라는 편견이 생긴 것일까? 그것이 궁금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책 '만화'인데도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 내용이 난해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정치사상적 배경지식'이 한없이 부족한 탓에 수많은 사상과 사상가들의 나열만으로도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낯익은 이름 하나만이 반갑기 그지 없었다. 바로 '마르크스'다. 그리고 좌파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나쁘다고 못박은 까닭도 바로 '마르크스의 사상'으로 기초를 닦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에 관한 안 좋은 기억들 때문에 '좌파'라고 하면 싸그리 뭉뚱그려서 '나쁜 것'이라고 매도한 모양이다. 그런데 말이다. 좌파와 우파가 대립적인 정치사상이니 '좌파=나쁨'이라면 자연스럽게 '우파=좋음'이어야 할텐데, 우파가 그렇게나 좋은 정치세력이었던가? 내 기억엔 '우파'도 그리 좋은 짓을 많이 한 것 같지 않아 의아스럽기만 하다. 도대체 서로 그리 좋은 집단도 아니면서 왜 만날 치고박고 싸움질만 하느냔 말이다.
물론 '좌파의 이미지'가 좀 과격한 것은 사실이다. 변화를 추구하다보니 '기존의 것'을 맹렬히 공격하고 심지어 파괴도 일삼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안정'을 추구하는 사상까지 '썩은 것' 취급을 하며 싸그리 갈아엎어버리려는 끔찍한 테러까지 자행하는 일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좌파만의 문제'일까? '안정'을 추구하는 세력도 처음에는 '변화'를 이끄는 중심세력이었고, 그렇게 중심세력으로 '집권'을 오래하다보니 '기득권 세력'만을 옹호하고 사회가 '계급적 갈등'을 겪게 되는 문제가 심각해지니 '변화'를 추구하는 세력이 자연스럽게 결집하게 마련인 것이다. 상식이 통하고 소통이 원활한 '우파'였다면, 이러한 '좌파들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사회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개선'해 나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변화'는 말뿐이고, 여전히 '기득권 유지'에만 골머리를 썩히다가 끝내 사회문제가 심화되다가 '시위와 폭동'으로 불만표출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좌파세력'은 이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집권세력으로 등극하기 위해 열심이었던 셈이고 말이다. 그렇게 '좌파 집권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나라가 제대로 돌아갔는가? 그것도 딱히 그렇지가 않았다. 애초에 추진했던 '변화'는 곧 '안정기'에 접어들게 되고, 그렇게 '안정화' 된 정책들도 사회문제가 일어나긴 마찬가지였다. '성장'을 문제삼고 '분배와 복지'를 추구하다보니 금방 '재정고갈'을 겪게 되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또 다른 집단'을 범죄시하는 경향이 끝없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치세력'에 좋은 놈들은 없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좌우 가릴 것 없이 '나쁜 것' 투성이란 말이다. 특히나 오른쪽으로 치우쳐도 문제고, 왼쪽으로 치우쳐도 문제다. 그렇다면 균형을 잡아 '중간'을 추구하는 중도세력에는 문제가 없을까? 역시나 그들도 '집권'을 하면 어김없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디에 좋은 정치사상이 있단 말인가?
정답은 '유능한 정치인'이다. 유능한 정치인은 좌우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능력자'여야 한다. 혼란스런 시절에는 '안정'을 추구하고, 수구세력이 판을 치는 꼴 같잖은 시절에는 과감한 '변화'를 추구하는 유연한 사상가 말이다. '좋은 시절'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 어떨 땐 '신나는 음악'이 필요하고, 때로는 '잔잔한 음악'이 듣기 좋을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아무리 신명나는 분위기라고 해도 너무 시끄럽고 너무 빠른 비트로 쿵쾅거리다보면 지쳐 쓰러지고 만다. 그럴 땐 비트와 볼륨을 낮추고 잔잔한 멜로디에 귀를 기울이며 심장을 달래야 한다. 그렇게 멜로디에만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하품이 나며 졸리고 잠이 들기 마련이다. 그것이 계속되면 지루해질 뿐이다. 그럴 땐 또다시 비트와 볼륨을 올리고 쿵쾅쿵쾅 떠들썩하게 놀아주어야 살맛 나는 세상이 되는 법이다. 정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만능뮤지션'이 없듯 유능한 정치인도 찾기 힘들다. 랩퍼가 EDM을 부르면 어색하고, 발라드는 못부른다. 반대로 발라더가 "드랍 더 비트!"를 외치며 옹알거려봐야 듣기에 거북할 뿐이다. 그래서 유능한 정치는 '한 사람'이 도맡아서 할 수 없다. 마치 '아이돌그룹'처럼 보컬과 서브보컬, 랩퍼, 댄서, 그리고 비쥬얼 담당, 연기자, 예능 등등 '완전체'로 활동하기도 하고, '유닛'으로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소화해내는 '만능뮤지션'으로 거듭나는 것처럼 말이다. 정치가도 이젠 '아이돌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완벽한 하모니를 선보이기도 하고, 다른 아이돌그룹과도 '콜라보'를 하면서 새롭고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물론 정치인이니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활약을 펼쳐 '문제해결'을 하는 실력도 보여주어야 하고 말이다. 이때에도 홀로 활약해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사상의 정체성도 밝히지 못하고서 '여당과 야당'이 되는 순간부터 무조건 '반대'만을 외칠 뿐이다. 국민들이 보기에 '좋은 정책' 같은데, 어떤 프레임을 뒤집어 씌워서라도 '나쁜 정책'이라며 맹공을 하고, 그마저도 시원치 않으면 '상대 정치인의 뒷조사'를 캐내어서 망신살이 뻗치게 만들고, 범죄인으로 매도하고, 사돈의 팔촌까지 들쑤셔서 기어코 '연좌죄'를 물어야 속이 시원해지는 모양이다. 그렇게 지저분하게 쌈박질하고나면 애초의 '좋은 정책'이 무엇이었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서로의 세를 과시하며 '일부 국민'을 '전체 국민'이라 뻥튀기 시켜 끝끝내 '반대'를 하고 만다. 그 뒤에는 어땠나? 반대를 하고 '좋은 정책'을 흐지부지 만들고서는 결국 '나쁜 정책'을 시행하다 손해 보는 것은 결국 국민들 아니었느냔 말이다. 세상에 이런 멍청이들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이제는 '반대'를 하다하다가 상대를 '적대시'하는 것으로 모자라 '없애려'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즉, 상대방과 대화와 타협, 토론 등 점잖은 방법으로 어찌 할 수 없을 정도로 '무조건 반대'만 하니, 나와 생각이 다르면 '죽여 없애' 버려도 된다는 식으로 테러를 벌이고 만 것이다. 어떻게 '나홀로 혁명'이라도 하겠단 말인가? 그건 혁명이 아니라 테러다. 그런 끔찍한 짓에 동조할 '건전하고 공정한 국민들'은 없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느냔 말이다. 상식과 소통을 바라는 국민들은 그런 테러를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그 어디에도 없는 가장 '모범적인 민주주의'를 선보여준 정치적 선도국가란 말이다. 이제 곧 상식적이고 소통을 바라는 공정한 국민들의 '심판의 날'이 다가온다. 대통령 선거든, 국회의원 선거든, 그 모든 선거는 다 '국민의 심판'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국민들이 저마다의 소신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으로 대한민국 정치는 '심판'을 내린다. 민주주의 국가의 모범국민들은 이 '심판'에 공정성을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그 '결과'에 승복할 줄도 안다. 이런 훌륭하고 위대한 국민에 걸맞는 '유능한 정치인들'이 대거 등용되었으면 좋겠다. 좌우 갈등에 매몰되어 뻘짓하지 말고 진정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밝게 비추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