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듄 그래픽노블 2 - 무앗딥 Muad’Dib 듄 그래픽노블 2
프랭크 허버트 지음, 라울 앨런 외 그림, 진서희 옮김, 브라이언 허버트 외 각색 / 황금가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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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리뷰에 이어 <듄 그래픽노블 2>의 줄거리는 레토 공작 사후에 하코넨 병사로 가장한 '사다우카(황제의 군대)'의 공격에서 구사일생으로 탈출에 성공한 폴 아트레이데스와 레이디 제시카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폴이 프레멘 전사와 결투를 벌여서 승리를 거두고 '무앗딥('사막쥐'라는 뜻을 지녔지만, 프레멘들의 전설속 구원자의 이름이기도 함)'으로 거듭나고, 제시카는 프레멘 종족의 '대모'에 의해 시험을 받지만 극복해내고 프레멘들의 새로운 대모가 되어 두 사람 모두 프레멘 무리에 합류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아직 3권이 출간되지 않았지만 24년에 '출간예정'이라고 하니, 영화 <듄2>가 개봉하는 시기에 맞춰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듄>을 이해하기 위해선 공부가 필요한 법이다. 이번엔 '프레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프레멘은 모래로 이루어진 행성 '아라키스'에 적응해서 살아남은 종족이다. 비록 '스파이스'로 가득하여서 엄청나게 값비싼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생명의 원천인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곳이라서 낮과 밤의 일교차를 이용해서 얻는 '이슬'을 한두 방울 모아서 하루를 연명하는 매우 척박한 곳이다. 그래서 프레멘에게 '사막복'은 절대적이다. 프레멘이 만든 사막복을 입고 있으면 우리 몸에서 증발하는 수분을 '집수기'에 모아서 다시 수분보충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사막복을 제대로 입고 있다면 하룻동안 소비하는 물의 양은 '땀 한두 방울' 정도일 정도다. 그래서 프레멘은 자신들이 손수 만든 사막복을 입고서 '사막횡단'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듄'의 모래사막에는 '모래벌레'가 산다. 이 모래벌레가 어떻게 생겨나고 살아가는지는 아직 잘 모른다. 허나 거대한 모래벌레는 사람이 만든 '건물'을 통째로 집어삼킬 정도로 거대하다. 그리고 모래벌레는 사막을 '이동'하는 인위적인 모든 것을 집어삼킬 정도로 개걸스럽기까지 하다. 게다가 덩치가 웬만큼 커지면 그 어떤 무기로도 죽일 수 없는 무시무시한 생명체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무시무시한 모래벌레를 '프레멘'은 적절히 이용하며 심지어 '탈것'으로 쓰기도 한다. 이렇게 모래벌레를 프레멘 전사들이 '탈것'으로 이용하는 장면은 3권에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물론 무앗딥이 프레멘 전사의 우두머리가 되어 하코넨과 사다우카와 대결하는 장면은 압권일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이렇게나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환경이니 '프레멘'은 자연스럽게 물을 소중히 여기고 다룬다. 그래서 가장 존경한다는 뜻으로 상대에게 '침'을 뱉거나, '눈물'을 흘리면, '나의 물'을 아낌없이 '나눠준다'는 의미로 쓰여서 성스러운 행위로 여기는 것이다. 허나 이렇게 물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마냥 좋은 모습으로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프레멘 전사들은 '죽은 사람'에게서 물을 모조리 채취하고 남은 빈 껍때기만으로 장례를 치룬다. 허나 그 장례를 치르는 것조차 '물을 낭비하는 행위'에 속하므로 그냥 내버린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사람의 몸에 70%가 수분으로 이루어졌으니, 그 물까지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주검까지 매장이나 애도를 하지 않고서 '수분 채취'만하고서 나머지는 버린다(?)는 것은 너무나 미개하고 야만스런 풍습이 아닐 수 없다. 때에 따라서는 '혐오스럽기'까지 할 것이다. 그러나 프레멘들은 '물의 맹약'이 무엇보다 우선일 수밖에 없다. 물이 흐르는 곳이 하나도 없는 '듄'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선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프레멘들이 이토록 물을 아끼는 까닭은 무엇일까? 사실 프레멘들이 그간 모은 물은 상당한 양이다. 바위틈 깊은 곳에 호수처럼 깊게 물을 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나 많은 물을 모았지만 프레멘들은 결코 '한 방울의 물'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왜냐면 먼 미래에는 이렇게 모은 물로 사막 위에 꽃을 피우는 식물을 길러내서 풍요로운 대지를 건설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프레멘들은 '그날'이 오길 고대하고 있으며, 그 목표를 실현시키기 위해 '오늘'을 참고 견디는 것이다.

  이렇게나 물이 절대부족한 행성을 그려낸 까닭은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물이 풍부한 환경'에 젖어서 '물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인류에게 뼈저린 각성을 일깨워주고, 그 소중함을 애써 모른 체하며 '생명의 원천'을 오염시켜서 다시는 쓰지 못하게 만드는 어리석은 짓에 대한 '경고'가 아닐까 싶다. 이제 지구도 머지 않아 '아라키스'와 닮은 꼴로 바뀌고 말 것이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사막의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으며, 인간을 비롯해서 모든 생명체가 '생명의 원천'으로 쓰고 있는 '담수의 양'은 고갈 직전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하수는 펑펑 써서 곳곳에서 '싱크홀'이 생겨나고 있으며, 극심한 기후변화로 인해 홍수와 가뭄이 무작위적으로 반복되고 있으며, 극지방의 빙하는 거의 다 녹아서 '맨땅'이 드러나는 것으로도 모자라 빙하가 있던 자리에 식물이 자라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엄청 따뜻해졌다는 증거란 말이다. 이렇게 우리가 마실 수 있는 물(담수)이 점점 고갈되어 가고 있다. 물론, 바닷물을 '담수화 장치'를 거쳐서 깨끗한 물로 바꾸어 마시기도 하고 농업용수로 쓰기도 하고 있긴 하다. 그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을 오염시키면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데도 경각심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서 큰일이다.

  암튼, 프레멘들을 보고 있으면 '지구의 미래'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황제를 비롯한 대가문들은 수많은 영지를 통해서 얻은 수익으로 '모든 것'을 누리고 살고 있는데 반해, 이들의 지배를 받는 프레멘들은 대가문들의 시중이나 들면서 그들이 '버린 물'을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바닥에 엎드려 마른 걸레로 물기를 훔쳐내며 감격할 뿐이다. 이런 모욕적인 처사는 그마저 '황공'할 따름이다. 황제와 하코넨들이 프레멘들의 것을 약탈하고, 프레멘의 노동을 약탈하며, 프레멘의 목숨마저 '하찮게' 여기며 함부로 대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지구인들의 먼 미래도 '프레멘'과 다를 것이 없겠다 싶다. 몇몇 소수만이 '모두'를 지배하는 세상이 판을 치는 먼 미래의 지구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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