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공동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인도적 대북협력 전략 구상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외 지음 / 인간사랑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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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남북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다달은 상황에서 '공동대응방안'을 모색하는 내용의 책은 취지를 떠나서 '실현가능성'을 먼저 따져보기 마련이다. 특히, 2024년 북한의 신년사는 "남북은 통일의 대상이 아니라 적대관계일 뿐이고, 전쟁과 같은 유사상황이 벌어진다면 전적으로 '대한민국'의 책임이다"라고 하였기 때문에 평화 협력은 고사하고 전쟁이나 발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벼랑 끝 전술'의 뒷모습에는 날로 악화되는 경제상황으로 인해 굶주리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과 분노를 '공산당'이 아닌 '다른 곳'으로 분출하도록 정책노선을 다잡은 것이라는 짐작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우발적'인 전쟁발발의 위험성은 언제나 높았기에,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전쟁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야 할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두 번 다시 일어나선 안 되는 까닭은 '끝장'을 볼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벌어지는 전쟁도 어느 한 쪽이 압도적인 전쟁상황인데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양측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다 못해 '회생불가능'에 가까울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누구 하나 '항복'할 생각도 하지 않고, 국제사회도 그저 '수수방관'만 하고 있을 뿐이다. 만약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발발한다고 해도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고, '자동참전'을 하게 될 '미군' 때문에 '중국군'도 참전할 가능성이 높고, 덩달아 '대만'까지 전쟁에 휘말려서 결국엔 '미국 vs 중국'이라는 두 나라의 전쟁을 우리가 대신 치루는 '대리전 양상'으로 벌어지면서, 진짜 전쟁을 벌이는 중국과 미국은 별 피해도 없이 '한반도'만 또다시 작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녕 이런 비극이 뻔히 보이는 전쟁을 심심풀이로, 또는 '특정정권의 이익'을 위해서 전쟁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어리석은 짓은 제발 하덜 말길 바란다. 그렇다면 답은 오직 하나다. 아무리 첨예한 갈등으로 치닫는다고 하더라도 '한반도의 두 나라'는 협력하고 평화를 구축해야만 한다.

 

  이 책은 '대북협력사업'을 시작한 1995년, 김영삼 정부의 인도적 대북지원부터 이야기를 끄집어내며 그간 남북간의 협력이 꾸준히 지속되어 왔음을 일깨워준다. 특히, '기후변화'에 직면한 북한도 홍수, 가뭄, 태풍, 폭염 등 연이은 자연환경재해가 일어나면서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해왔다고 한다. 그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꾸준히 하락한 몇 안 되는 국가들 명단에 오르는 등 북한이 '기후위기'를 맞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도 보여왔다고 한다.

 

  허나 북한의 이런 적극적인 참여의 이면에는 북한의 거의 유일한 에너지이자, 주요에너지인 '석탄채굴'이 대홍수로 인해 급감한 탓이라고 한다. 탄광이 홍수로 물에 잠겨버리자 '효율성 높은 석탄'을 채굴할 수 없게 되었고, 그 대신 '뗄감' 사용이 늘어나게 되자 홍수를 막아줄 나무가 사라진 탓에 홍수와 태풍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가 없게 되었고, 그로 인한 에너지부족 사태는 점점 더 만연하게 된 셈이란 말이다. 그런 까닭에 북한은 '기후위기'를 표면적으로 내세우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할테니 국제지원을 해달라. 국제지원을 늘려주면 '온실가스감축량'을 원래의 계획보다 더 많이 감축할 수 있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북한의 '에너지부족'과 '주민들의 굶주림'이 심각하다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도움의 손길이 북한에 닿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외부와의 소통'을 꽉 막아버리기도 했고,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라는 도발로 더 많은 관심과 더 많은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지만, 미국은 이러한 북한도발에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왔고, 한 술 더 떠서 '북한의 자금줄'을 더욱 옥죄는 봉쇄정책을 더욱 강화한 탓에 '국제지원'은 좀처럼 시원하게 뚫리지 않게 되었다. 그나마 유일하게 도움을 주던 '남한'마저 정권이 바뀌면서 '대립적인 구도'로 전환하게 되어 북한은 그야말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인 형국이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절대로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아무리 극한상황에 처하더라도 우리는 '압력밥솥'의 김을 빼는 것과 같은 지혜를 내놓아야만 한다. 이 책에서 대안으로 내놓은 '직간접적인 인적물적교류'를 늘리는 방안과 같은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대한민국'이 더 유연하고 관대하게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어찌 보면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가 극한으로 치닫는 남북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구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오늘자 뉴스에도 '기후위기'는 시시각각 지구 곳곳을 위협하고 있다. 유럽대륙을 강타한 기상이변은 북유럽을 꽁꽁 얼려 영하 40도 이하로 내려가 '외출 자제령'이 내려졌다고 하고, 서유럽에는 태풍과 홍수로 물난리를 겪고 있다고 한다. 24년엔 동아시아에도 '기상이변'이 속출할 거라는 예측이 난무한 가운데 '기후위기'는 점점 더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벽두부터 자연재해는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사천성(스촨성) 지역에 대지진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동남아 일대와 일본 북서부지방을 강타한 지진으로 대혼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다행히 아직까지 우리 나라에는 큰 피해가 없다고는 하나 '기후위기'도 용케 피해나갈 수 있을지는 장담을 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피해를 본다면 북한은 말할 것도 없다. 극한으로 치달은 두 나라의 정치는 못말린다고 하더라도 '기후변화'라는 공동의 위기를 빌미로 '남북협력사업'의 물꼬를 트는 것은 어떨까 싶다. 그 물꼬를 마중물 삼아 영원한 평화와 번영의 길로 함께 나아가면 더욱 좋고 말이다. 그렇기에 이런 '남북공동연구'가 멈춰서는 안 될 것이다.

 

인간사랑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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