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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토마 피케티의 자본과 이데올로기 ㅣ 한빛비즈 교양툰 30
클레르 알레.벤자민 아담 지음, 정수민 옮김, 이정우 감수 / 한빛비즈 / 2023년 11월
평점 :
결론부터 말해서, 오늘날의 초일류부자들은 결코 '자수성가'를 한 부류들이 아니다. 그들은 '불평등'을 바탕으로 부를 선점했으며, 그렇게 선점한 '부당한 부'를 상속이란 '합법적인 방법'으로 대대로 물려줄 수 있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을까? 그건 바로 '올바른 정치'를 하기 위해선 '돈(정치자금)'이 필요했는데, 그 돈을 '초일류 부자들'이 대부분 충당해준 덕분이었다. 그렇게 정치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합법적'으로 올라선 정치인들은 또다시 필요한 '정치자금'을 얻고자 초일류부자들의 '상속세 감면'이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십상인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끝없이 반복될 수 있을까? 선거는 '평등선거'가 원칙이라 모두에게 '똑같이' 1표씩 주어지는데 말이다. 그러니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초일류부자는 고작해야 1~3%이고, 나머지는 전부 '노동자들'인데, 어떻게 해서 부자들만 유리한 '감세정책'이 유지되는 것일까?
그건 '주식회사의 경영권'을 손에 쥐는 방식과 비슷하다. 주주들이 갖고 있는 '한 주'당 '1표'씩 행사할 수 있다는 교묘한 방법 말이다. 그러니 노동자들이 '백 주'를 가지고 있어봐야 부자들이 갖고 있는 '몇백만 주'를 넘어설 수 없고, 노동자들이 아무리 연대를 한다고 해도 회사의 경영권은 '51%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가 틀어쥐고 놓아주지 않을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것'이 기본 상식이고 가장 평등한 방법이며, 심지어 '합법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니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국민이 주권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는 어쩔 수 없이 '대의정치(정당정치)'를 지향할 수밖에 없고, 이런 정당에 속해 있는 정치인들이 '정치자금'을 기업에 구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정치인'은 '부자감세 정책'을 활용해 초일류부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이 끝없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바로 '이것'이 토마 피케티가 쓴 <자본과 이데올로기>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핵심일 것이다. 그리고 이 책 <만화로 보는 토마 피케티의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8대에 걸친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러한 '불평등의 근원'을 속속들이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현재 '자본주의 경제체제' 아래에서 살고 있다. 아직까지는 이보다 더 나은 체제를 찾지 못했기에 우리는 이 체제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지는 않는다. 부자와 빈자를 가르는 '양극화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으며, 언젠가 더는 이런 '불평등'을 견디지 못할 지경에 이르면 결국엔 '자본주의' 스스로 무너져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토마 피케티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이런 심각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피케티는 해결방법 중에서 '세금'에 가장 크게 집중했다. 기본적으로 '고재산'에 대한, '고소득'에 대한, '회사 이익'에 대한, 그리고 '공동 탄소세'에 대한 세금을 매겨 정부가 거둬들이고, 이를 다시 공평하게 분배하는 방법이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특히, 상속세와 누진세 등을 더욱 강화하여 '누리는 만큼' 더 많이 내는 방식이 '누리지 못한' 부류에게 골고루 혜택을 되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고른 혜택에는 '기본소득'과 같은 방법도 있으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연구 자금'에 투자하고, 가난한 이들도 마음껏 '교육'받을 수 있게 하는 평등권을 보장하는 방식도 소개하였다. 왜냐면 가난한 이들이 '가난'을 되물림하지 않고 '교육의 기회'를 통해서 고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열린 사회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세금을 납부하며 안정된 사회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런 고소득 노동자들이 '정치참여'를 하게 될수록 더욱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를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은 그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곤 한다. 부의 되물림이 유리한 사회를 만들려는 '초일류 부자들'의 꼼수는 아직 부자의 반열에 오르지 않은 이들까지도 '언젠가는' 부자가 되리라는 희망을 품게 만들고, 그로 인해 어렵게 어렵게 부자가 되었을 때 '고액의 세금'으로 어렵사리 모은 재산을 빼앗기지 않을 '낡은 정책들'을 고스란히 유지하는 쪽으로 정치를 끌어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결국엔 '도루묵' 신세를 면치 못하고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빈자는 더욱더 빈자가 되는 '양극화 문제'는 결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이 책이 대한민국 사회에선 '어떻게' 읽혀야만 할까? 토마 피케티는 '프랑스 사회'를 철저히 분석하여 '불평등'의 원인을 부자들의 불성실한 납세 태도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납세의 의무'를 부자들에게 통렬하게 일갈하였다. 부자들이 쌓아놓은 부가 그들의 '정당한 노력'에 의한 것이 절대 아니었으며, 힘 없고 가난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한 부를 중간에서 갈취한 덕분에 부자가 되었으니 '좋은 말(?)'로 할 때 순순히 '합법적인 방법(!)'인 세금납부로 내놓아 모두가 함께 사는 사회에 공헌을 하라고 비판한 셈이다. 그에 반해 대한민국의 초일류 부자들은 과연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쌓았는가? 혹시 '나라'를 팔아서 부를 축적하지는 않았던가? 혹시 '독재자'와 결탁해서 국민들을 겁박한 뒤에 수탈하지는 않았는가? 그도 아니면 '독재정권'에 알랑거리며 특정기업에게만 유리한 정책으로 부를 독점하거나, 부패한 정치판에 몰래 비자금을 넣어준 대가로 남몰래 부동산투자 따위를 하며 부를 선점한 것은 아닌가? 그리고 자식들에게 '고액의 사교육'을 하며 저들만의 '스카이캐슬'을 쌓아놓고 '고소득'직을 독차지하지는 않았던가? 그렇게 부정한 방법으로 쌓은 부를 '주가조작'과 같은 또다른 부정을 저지르며 내야할 세금을 내지 않고 산처럼 쌓아놓은 돈의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온갖 편법을 동원해 고스란히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았느냔 말이다.
이러한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불평등'을 해소해야만 할 것이다. 부자들도 떳떳하게 '세금'을 내고, 그러고도 남아도는 돈으로 정당하게 누리며 살란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걷어들인 세금으로 정치권은 공정하고 공평하게 혜택이 고르게 돌아가도록 '올바른 정치'를 이끌어가면 '자본주의'로 인한 문제점들도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은가? 정작 어려운 문제는 '불평등한 사회'를 정당화 시키려는 불온한 세력이 뿌리 뽑히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불평등한 사회가 도대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을까? 하고 의심스럽겠지만, 이미 그런 '거짓'이 상식으로 퍼져 있기 때문에 '거짓'인줄로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깜놀하게 될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거짓말은 바로 "게으른 자는 가난해진다"라는 말이다. 정말 게으르기 때문에 가난해지는 것일까? 우리 사회의 청년층은 정말 열심히 일하는데도 전세대를 통틀어서 가장 '가난'하다는 사실은 무엇으로 해명한단 말인가? 분명 일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가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일하는데도 부를 쌓을 수 없는 사회에서는 정말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정말로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저 말이 거짓이 아니려면 "부지런한 자는 부자가 된다"가 참말이어야만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이 말에 책임질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열심히 일하는데도 '상대적 박탈감'까지 받아가며 결코 만족할 만한 부를 쌓을 수 없는 '절망감'만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청년층이 '내집 마련'을 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속에 도사리고 있는 '불평등의 근원'은 무엇인지 되짚어보게 될 것이며, 그런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인지도 살펴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경제문제는 정치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으며, 정치문제의 올바른 해결은 언제나 '깨어있는 시민들'만이 해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유념해야 할 것은 언제나 '긍정하는 힘'이다. 비관적인 상황에서 낙담하고 암울해 할 수만은 없다. 어둠을 밝히는 것은 늘 '빛'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빛'이 밝게 빛나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는 바로 당신이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