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히어로즈 1 : 보스턴 차 사건 - 세계사 판타지 그래픽 노블 히스토리 히어로즈 1
정명섭 지음, 최활 그림, 김봉중 감수 / 아울북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은 어린이책을 고르는 기준은 언제나 '이해'하기 쉽고 무조건 '재미'가 있어야 한다. 어느 장르를 고르던 이 두 가지만 명심하면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그 까닭은 독자인 어린이들이 책을 딱 한 번만 읽지 않기 때문이다. 다 읽은 뒤에 또 한 번 읽고 다시 꺼내 읽는 '어린이들의 독서 취향'을 고려할 때 반드시 고려해보아야 할 점이다. 여기에 또 하나 고려하면 좋은 기준은 바로 '유익함'이다. 물론 자신들이 읽을 책을 스스로 골라 읽는다면 정말 훌륭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풍부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럼 이제 막 독서를 시작하는 어린이들에겐 '어떻게' 책을 골라주어야 하는가? 그건 바로 '부모님'이 할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요즘 '어린이책'을 가장 많이 읽는 연령대가 바로 30대, 40대 학부모들이다. 부모들이 먼저 읽고 '좋은책'을 선택해주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고등 청소년책을 골라주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초등 어린이책이라면 '전문가가 아니어도' 충분히 골라줄 수 있다는 점도 한몫 했을 것이다.

 

  이번 [아울북]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히스토리 히어로즈> 시리즈는 '세계사'이 중요성을 잘 아는 초등 학부모들에게 아주 좋은 책일 것이다. 초등 역사에서는 무엇보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위인)'을 중점으로 풀어나가야 어린이들이 '역사'라고 하는 거대한 바다를 마주하고도 겁먹지 않고, 거침없이 휘몰아치는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역사는 장장 반만 년의 시간을 다루며, 그 유구한 시간을 '역사사료'라는 단편적인 '기록'으로만 유추하고 추론해야 한다. 마치 고깔을 얼굴에 쓰고 조그만 구멍을 통해서 거대한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큼 막막한 공부인 것이다. 그렇기에 차근차근히 살펴보고 차곡차곡 지식을 쌓아나가지 않으면 절대로 역사를 다잡을 수 없는 법이다.

 

  이렇게나 어려운 공부가 '역사'인데도 어린 시절부터 역사를 가르치는 까닭은 그만큼 중요한 공부이기 때문이다. '어제'의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내일'을 제대로 준비할 수 없게 된다. 하물며 '잘못된 과거'에 대한 반성조차 하지 않으면 다가올 미래도 '잘못'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올바른 역사를 배우고 잘한 점은 되살리고 바르지 못한 역사도 배워서 잘못한 점을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게 노력해야만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잘못된 역사를 또다시 '반복'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말 것이다. 또한 역사공부는 '자긍심'을 배우는 학문이기도 하다. 우리 조상의 빛나는 업적 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가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아낌없이 노력하는 위인들의 삶을 엿보면서 꿈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히스토리 히어로즈>의 내용을 살펴보자. 책속의 배경은 2125년 미래이고,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지구가 황폐해지고 말았다. 전쟁이 일어난 배경은 머지 않은 미래에 자원이 고갈되고 강대국들이 '남은 자원'을 서로 차지하려다 결국은 지구를 파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만 것이다. 결국 '살아남은 사람들'은 전쟁을 벌인 어리석은 지구인과는 달리 평화를 사랑하고 지구의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에코시티'를 만들어 그 안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알파센타우리'로 이주 계획을 세우고 착착 진행중에 있다. 더는 지구에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힘든 환경속에서 '인류의 기록'이 남아 있을 리 없다. 한마디로 '역사'가 모두 사라진 것이다. 이에 타임머신을 이용해서 '과거의 기록'을 직접 눈으로 보고 되살리는 '히스토리 히어로즈'가 활약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위대한 작업을 하는 일원 중에 삐딱선을 타는 인물이 등장하게 되었다. 바로 '타임X'라 불리는 사람이다. 그는 역사기록을 복원하는 일에 실증을 내고 '역사를 제멋대로 바꾸려는 음모'를 꿈꾸게 된다. 이런 악당이 등장한다면 당연히 악당을 저지할 영웅도 나타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타임X'는 그런 것도 이미 예상이나 한 것처럼 타임머신을 폭파시켜 버리고 만다. 그런데 오래전에 만들어놓은 조잡한(?) 타임머신이 남아 있었다. 그 타임머신이 '선택'한 히어로즈(영웅들)는 다름 아닌 두 명의 어린이였다. 이제 인류의 역사가 뒤죽박죽 엉망이 되지 전에 '타임X'의 음모를 막을 사람은 두 어린이의 활약에 달린 것이다. 자, 과연 '히스토리 히어로즈'는 인류의 역사를 뒤죽박죽 엉망으로 만들려는 음모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그 첫번째 이야기는 '보스턴 차 사건'이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이 과도한 영국의 세금정책에 불만을 터뜨리며 '독립운동'을 시발점 역할을 했던 중요한 사건이다. 여기에 사건을 주도한 인물들은 '자유의 아들들'이란 비밀조직을 이끌었던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라 불리는 존 핸콕과 새뮤얼 아담스, 그리고 16살 어린 나이에 '보스턴 차 사건'에서 인디언으로 분장을 하고 참여한 조슈아 와이어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보스턴 차 사건'이 중요한 까닭은 "대표가 없으면 세금도 없다"는 자유를 위한 저항이었기 때문이다. 영국은 곳곳에서 벌인 전쟁으로 인해 돈이 궁해지고 말았는데, 이를 '세금'으로 충당하려 했던 것이다. 허나 영국시민들에게 세금을 부과할 경우, 가뜩이나 무리한 전쟁을 벌여 고달픈데 과세까지 하면 폭동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서,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사람들에게 '세금'을 매기는 정책을 통과시켰던 것이다. 미국사람들도 처음에는 영국에서 건너온 이주민이었던 탓에 '영국이 매긴 세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세금과 '생활 필수품'에까지 마구잡이로 세금을 부과하게 되자 점점 불만이 쌓였던 것이다. 더구나 과세정책을 결정한 '영국의회'에는 미국사람들을 대표하는 이도 없었기에 불만은 더욱더 커져만 갔던 것이다. 영국도 처음에는 미국사람들의 불만을 인정하고 '세금부과'를 없던 일로 되돌리기도 했지만, 영국정부는 돈이 궁해지면 언제든지 '식민지 백성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이런 부당한 역할을 도맡아 했던 회사가 바로 '동인도회사'였고, 마침 보스턴 항구에 정박해 있던 '홍차'를 싣고 있던 배에 몰래 잠입해서 차를 바다에 던지는 일을 벌였던 것이다. 이 사건이 촉발이 되어 영국은 미국에 엄청난 군대를 보내 진압하려 했고, 미국은 '민병대(미니트맨)'를 조직해서 저항해 나갔다. 드디어 '독립전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자유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누군가 '내 몫의 자유'를 침해하려 들면 자연스레 부당함을 느끼게 되고, 억압하려 들면 저항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자유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리는 권리' 중 으뜸인 것이다. 미국사람들에게 '자유'는 영국의 간섭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미국의 주요 수입원이 '해상무역'이던 시절에 막강한 영국해군은 미국의 이익을 가져다주는 '상선'을 보호해주는 아주 고마운 존재였다. 그런데 그걸 빌미로 영국은 사사건건 '미국사람들의 자유'를 보장해주며 '대가'를 바라게 되자, 더는 '영국의 보호'가 필요없다고 선언을 한 셈이다. 더 솔직하게는 '영국의 간섭' 따위는 필요없다는 선언이었을 것이다. 이런 미국사람들의 당연한 권리행사에 '실력행사(군사시위)'로 대답을 하니, 드디어 미국사람들도 자유를 위한 저항으로 대답을 한 것이다.

 

  이처럼 '자유를 위한 저항'은 인류 역사에서 계속 반복된다. 자유를 위해서 사람들이 벌였던 '역사적 사건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역사공부를 하는 것도 꽤나 뜻깊은 일이 될 것이다. 역사공부는 결코 '달달 외우는 지식'에서 머물면 안 된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통해서 '얻은 지식'의 의의를 깊이 헤아려 '살아있는 지식'으로 만들고, 그 생생한 지식을 '내것'으로 만들 때 비로소 올바른 역사공부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제 <히스토리 히어로즈> 시리즈로 역사공부를 쉽고 재미나게 즐겨볼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