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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수의사의 세계 ㅣ 한빛비즈 커리어툰 1
수의사 기역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5월
평점 :
책소개를 먼저 하는 게 순서겠지만, 글쓴이가 이 책을 쓰게 된 까닭부터 이야기하는 것이 더 중요할 듯 싶다. 독자인 내가 보아도 십분 공감이 가는 대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수의사'란다. 그런데 미래의 '수의사 지망생들에게 수의사 하지 말라'고 이 책을 쓴 목적을 밝히고 있다. 출판사가 책을 출간해놓고서는 '이 책 읽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말이라서 의아해했는데, 그 뒤에 이어지는 까닭을 듣고 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기 때문이다.
까닭인 즉슨, 자신은 동물을 사랑해서 수의사가 된 것은 맞는데, 어렵사리 공부를 마치고 '동물병원'을 개업해서 열심히 진찰하고 치료해서 아이를 건강하게 살려낸 뒤에 '진료비+치료비'를 청구하니, "너네는 동물을 사랑해서 수의사하는 거 아니냐? 무슨 동물병원비가 이렇게 비싸냐? 사랑한다면 봉사하는 셈치고 '무료'로 해주던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니 자선사업한다는 셈치고 '저렴한 비용'을 청구하는 게 맞지 않느냐?"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늘어놓는 뻔뻔한 사람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란다. 그런 식이면 직장인들은 죄다 '무료봉사'를 해야 하고, 저같은 놈들은 죄다 '꽁'으로 먹겠다는 심보 아니겠느냔 말이다. 나라사랑해서 나라 지키는 군인도 '무료봉사'해야 하고, 도둑 잡는 걸 너무 좋아해서 경찰도 '무료봉사'해야 하고, 불끄는 걸 너~무 좋아해서 하는 일이니 소방관도 목숨 걸고 화재 진압한 뒤에 '무료봉사'해야 하느냔 말이다. 그리고 저같은 놈들은 버스운전, 비행기운전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 덕분에 '꽁으로' 버스 타고 비행기 타도 괜찮다는 심보 아니냔 말이다. 이런 놈들은 두 눈으로 안드로메다를 구경할 때까지 싸다구를 때려야 정신을...쿨럭쿨럭
암튼, 이 책은 '수의사에 관한 모든 것'을 귀엽고 재밌는 교양툰으로 제작해서 누구라도 쉽게 읽고 궁금증을 풀어 낼 수 있는 유익한 책이라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다시 말해, 수의사가 꿈인 친구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고, 동물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꼭 읽으면 좋을 책이고, '수의사'라는 직업에 관해서 몹시 궁금해하는 분이라면 반드시 필독해야 하는 책이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의 내용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너무 쉽고 재밌기에 읽으면 바로 '수의사'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 책의 찐 가치는 '직업의 세계'를 낱낱이 파헤친 책이 왜 필요한지, 그 당위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그래야 이 책과 마찬가지로 더욱더 '다양한 직업'에 관한 교양툰이 나올 테니까 말이다.
이쯤해서 '직업'이란 무엇인지 잠깐 짚고 넘어가겠다. 우리가 직업을 구해야 하는 까닭은 단연코 '돈'을 벌기 위해서다. 어엿한 성인이 되면 당근 '돈벌이' 정도는 스스로 해야 하니 더 이상의 설명은 사양하겠다. 그렇다면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라도 해도 괜찮을까? 그건 아니다. 적어도 윤리적, 도덕적으로 부끄럽지 않을 일을 해야 하며, 당연히 '합법적'인 일을 해야만 한다. 그렇게 '합법적'이면서도 남을 돕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보람'찬 일을 한다면 좋은 직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돈도 벌고, 보람도 얻었다면,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여 '자아실현'도 실천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렇게 직업을 구한다는 것은 [돈+보람+자아실현]의 삼박자가 어우려지면 더할 나위가 없다. 물론, 이 세 가지 가운데 한쪽으로 치중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엔 후회없는 인생을 설계하기 위한 최적의 직업을 선택하려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다시 '수의사'로 돌아와서 적용시켜보자. 수의사는 평균연봉 6천만 원 정도라고 하니 돈이 부족하다고 할 수는 없겠다. 또한, 생명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고 병들어 고통받고 아픔 아이들을 최선의 노력으로 건강을 회복시켜주는 일을 하니 '수의사'로서 보람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거기다 어릴 적부터 동물을 사랑하고 애정을 쏟게 되었고, 그래서 '수의사'라는 목표를 세우고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 어엿한 수의사로 사회에 나가 공헌을 하니 자신의 꿈을 실현시켰다고 할 수 있으니 '자아실현'을 완성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명성을 더해 명예를 드높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수의사가 되어 영애로운 삶을 사는 것만은 절대 아니다. 세상의 모든 직업이 그러하듯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이다. 그 가운데 수의사가 되어 가장 힘든 점은 우리 사회의 인식이 너무나도 천박하다는데 있다. 사람새끼를 살리는 의사나 개새끼를 살리는 의사나 똑같이 '생명을 구하는 일'인데, 생명에 귀천이 있다고 여겨 '수의사'를 낮잡아 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너무나도 품위없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돈 몇 푼을 아끼기 위해 병든 강아지를 죽게 내버려두고 새 강아지를 사겠다는 '셈법'은 도대체 어떻게 할 수 있느냔 말이다. 망가진 장난감이라도 그 앞에선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이야기를 '하나뿐인 생명의 소중함'을 앞에 두고서 어찌 감히 할 소리냔 말이다.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나불거리면 안 된다고 했거늘... 더 어처구니 없는 일은 수의사를 앞에 두고서도 이런 몰지각한 말들을 나불대는 싸구려 주둥이를 나불나불...쿨럭쿨럭
비단 수의사에게만 일어나는 천박함이 아니니 하는 말이다. 자기가 하는 일에 존중받고 싶거든 남이 하는 일을 하찮게 보아선 안 된다. '손님은 왕'이 아니라 '그냥 손님'일 뿐이다. 예의 없는 손님이라면 사형이 답이다. 사형이 너무 심한 처사라면 '종신형(완전한 격리)'으로 감형해도 좋다. 남을 존중할 줄 모르는 무뢰한에겐 극형도 아까울 뿐이고, 재산몰수형을 언도해 평생 구걸하고 빌어먹게 만들어야 정신을 차릴지도 모르겠다. 어따대고 예의를 밥말아드시는지..증말
어쨌든 간에 '수의사 A to Z'에 충실한 교양툰이며, 동물애호가들에겐 '교양계발서'가 되겠고, 수의사가 꿈인 어린 친구들에겐 모든 궁금증을 속속 풀어줄 훌륭한 '교과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