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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온다, 미래 식량 ㅣ 와이즈만 미래과학 19
김성화.권수진 지음, 박정섭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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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서스는 <인구론>(1826년)에서,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반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미래 인류는 식량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물론 19세기 '농업기술'은 소가 밭을 갈던 수준이었기 때문에 20세기에 발달된 '농업기술'과 '유전공학'에 힘입어 21세기까지도 풍요로운 먹거리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한마디로 멜서스의 '식량위기설'은 기우에 불과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050년 100억 인구를 돌파할 것이라 예상한 과학자들은 멜서스의 식량위기설을 다시금 주목하기 시작했다. 과연 100억 인구가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양의 '곡물과 고기'를 공급할 수 있을까?
결론만 놓고 보면,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왜냐면 현재 지구는 빠르게 '농경지'를 잃어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열대우림에서는 밀림을 밀어버리고 엄청난 지역을 '농경지'로 새로 개척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전세계가 '도시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란다. 이렇게 '농경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니 향후 2050년 즈음에는 100억 인구가 충분히 먹을만한 '곡물생산'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기'를 먹으면 되지 않을까? 누가 최초로 말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된다는 유언비어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건 더 말이 안 된다. 왜냐면 '1킬로그램의 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에게 '9킬로그램의 곡물'을 먹여야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가축을 길러서 맛있는 고기를 먹는 것이 이토록 '비효율적'인 일이었던 것이다.
지금도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는 까닭 가운데 가장 으뜸이 바로 '육식'을 즐기는 부자나라 사람들 때문이라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육식'은 매우 비효율적인 '음식낭비'였기 때문이다. 이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더 절실히 와 닿을 것이다. 소고기 스테이크 1~2개를 먹는 것은 잔치국수 900그릇을 만들어서 800그릇은 버리고 100그릇만 먹는 것과 같다고 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세계의 농경지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기후온난화'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한마디로 지구가 너무 빨리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에 식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곡물생산량'도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 곡물생산량의 '절반'을 가축의 사료로 쓰고 있단다. 그래서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단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전공학자'들은 '유전자변형옥수수'를 재배해서 부족한 곡물사료를 대체하고 있단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옥수수'라는 단일영양소만 섭취하게 되어 심각한 '영양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 한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골고루 섞어서 먹고 있는데도, 결국엔 '옥수수', 단 한가지의 영양소만 섭취한 꼴이다. 왜 그럴까? 마트에서 팔고 있는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첨가물의 거의 대부분이 '옥수수'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란다. 심지어 '고기'도 영양소로 분해하면 옥수수, '우유'도 옥수수, '콜라'도 옥수수라면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왜냐면 소에게 먹이는 사료를 '값싼 옥수수'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소는 원래 '풀'을 뜯고 살을 찌웠는데 그렇게 자연방목을 하게 되면 살을 찌우기까지 4~5년이나 걸리는데 반해, 좁은 우리에 가둬두고 옥수수사료만 먹이면 14개월이면 충분히 살을 찌울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게 급속도로 살을 찌운 소에서 '우유'를 짜고, 좁은 양계장에서 자란 닭도 옥수수를 사료로 먹고 '달걀'을 낳으며, 엄마돼지도 좁은 우리에 갇혀 새끼돼지를 낳고 옥수수만 먹고 살을 찌워 '햄, 소지지'가 된다고 한다. 이렇게 '옥수수'만 섭취한 인간이 쉬이 '영양불균형'에 빠지고 비만으로 인해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게 된 까닭도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고기'를 대체할 수 음식이 있기는 한 걸까? 가장 좋은 방법은 '육식'을 포기하는 것이겠지만, 인간은 '고기맛'을 절대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이 내놓은 대안은 '소의 줄기세포'를 배양액에서 '길러내서' 고깃덩어리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일명 '실험실 고기'인데, 각종 영양제와 항생제를 먹이고, 불결하고 좁은 우리에 가둬서 기르며, 도축장에서 끔찍한 살육과정을 거친 뒤에 먹게 되는 '고기'보다는 훨씬 깨끗한 '클린 미트'라고 과학자들은 자부한단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마트에 올라올지도 모르겠다. 같은 가격의 '도축 고기'와 '클린 미트'. 당신은 어떤 고기를 선택하게 될까?
도축한 고기든, 실험실에서 기른 고기든 둘다 싫어서 '채식주의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단백질'을 보충할 방법은 또 있으니까 말이다. 바로 미래식량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인류의 오랜 먹거리, 바로 '곤충'이다. 지금도 우리는 누에나방의 번데기를 통조림으로 만들어 먹고 있고, 메뚜기를 튀기거나 구워 먹는다. 다른 나라에서도 각종 곤충을 맛있게 조리해서 즐겨 먹고 있으니 인류역사상 아주 오래된 '미래 식량'인 셈이다. 물론, 미래에는 '살아있는 모습, 그대로' 곤충을 먹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단백질파우더처럼 '가루 형태'로 만들어서 각종 요리에 첨가해서 먹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곤충에 대한 거부감이나 혐오감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다만 '성분표'에는 나와 있겠지만, 지금도 각종 '가공식품'을 먹으면서 성분표 따위는 잘 보지 않으니 크게 우려할 것은 없을 거라고 예상한다.
암튼, 인류의 미래는 걱정할 것 투성이다. 이 책 <미래가 온다> 시리즈는 바로 그런 불안한 미래를 긍정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는 유용한 '과학지식'을 선물해준다. 물론 '어린이독자'를 대상으로 펴낸 책이라서 수록된 내용이 깊지 않은 것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어렵게만 느껴지는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재미나게 엮어낸 것이 특장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먼저 읽고 자녀에게 권해주기에도 딱 좋은 책이기도 하다. 또한 '과학'을 어렵게만 느끼는 중고등학교 '청소년독자'에게도 과학에 흥미를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책으로 다가갈 것이다. 현재까지 20권이 출간되었는데, 더 출간할지는 의문이긴 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더할나위 없이 소중한 미래를 현명하게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꼭 출간이 지속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