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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온다, 심해 탐사 ㅣ 와이즈만 미래과학 16
김성화.권수진 지음, 김진화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와이즈만북스의 <미래가 온다> 시리즈의 특징은 탄탄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주제'에 관련된 특별한 이슈와 함께 장단점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편집했다는 점이다. 비록 주요 독자를 '어린이'로 설정한 탓에 각각의 주제와 관련된 어렵고 복잡한 내용은 걸러내고 '깊이 있는 문제인식'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단초만 제공하고 있는 아쉬움이 있지만, 학생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아이들과 같이 읽으며 '과학계의 최근 이슈'와 함께 '우리 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문제점'에 대해 심도 깊고 폭 넓은 대화를 가능케 하는 유용한 책이라는 것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이다.
이번 책의 주제는 <심해 탐사>다. 인류는 공기가 희박한 고도 8000미터급 산봉우리도 정복했고, 영하 80도를 밑도는 극지방도 탐사했으며, 찌는 듯한 더위의 사막과 빽빽한 정글 속까지 탐험에 나섰고, 끝내는 지구밖 달나라를 넘어 드넓은 우주공간까지 활동영역을 넓혀 '가보지 못할 곳'이 없을 정도지만, 의외로 아주 가깝지만 정복은커녕 탐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곳이 있다. 바로 '바다'다. 단적으로 말해 인류는 아직까지도 바다의 95%를 모르고 있다고 한다. 고작 5%!! 수심 200미터에 있는 '대륙붕'까지만 겨우 개발을 언급하고 있을 뿐, 그 밑은 햇빛조차 닿지 않아 아주 깜깜한 '암흑세상'이 펼쳐져 있을 뿐이란다. 우리는 이를 통틀어 '심해(깊은 바다)'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런 '깊은 바다'를 탐사해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당연하게도 인류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무궁무진할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망간단괴를 비롯한 풍부한 지하자원은 말할 것도 없고, 결코 줄어들지 않는 먹거리가 끊임없이 제공될 뿐만 아니라, 지상과 해상 위에서 아무리 '기상이변'이 속출해도 바닷속은 '고요, 그 잡채'일 뿐이라 인류가 머물러 살기에도 아주 적당한 주거지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인류의 생존에 꼭 필요한 '의식주'를 모두 제공하는 천혜의 보고가 바로 '바다'란 말이다.
그런데 인류는 왜 그동안 '바닷속'을 탐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일까? 그건 바로 '압력(수압)' 때문이다. 수심 100미터만 내려가도 엄청난 압력을 견딜 수 있는 '잠수복'의 도움이 없다면 산소통을 매달고 가도 호흡을 할 수 없으며, 200미터만 내려가도 '잠수정'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활동조차 할 수 없다. 거기다 수심 300미터 이하부터는 '햇빛'조차 거의 도달하지 않아 점점 어두워지며, 수심 1000미터 이하는 그야말로 '암흑세상'이 펼쳐지며 온세상이 깜깜해지게 된단다. 그런데도 아직 바다 밑바닥까지 도착도 하지 못했다. 바다의 평균 수심은 해발 3~5000미터이며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는 1만미터 이하로 지상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산을 거꾸로 쳐박아도 모두 잠길 정도로 깊단다. 그러니 그렇게나 깊은 바닷속에서 활동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바다 밑에서 우리가 받는 압력은 대략 '엄지손톱 위에 황소 한 마리'를 얹어 놓은 정도라고 한다. 고작 엄지손톱의 단위면적에 황소만 한 압력이 온몸을 짓누르고 있다니, 웬만한 장비로는 감히 바닷속을 활보하고 다닐 수조차 없는 것이다.
에이, 인류가 지구밖으로 우주선도 쏘아올리는 세상인데, 고작 수심 1000미터를 정복하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라고 반문하고 싶겠지만, 우주공간은 '텅텅 비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쉬운 환경인 것이고, 바닷속은 '꽉꽉 들어차' 있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어려운 환경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땅 위에서도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에는 뚝딱뚝딱 뭐라도 쉽게 쌓아올리지만, 땅 속으로 파고드는 일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암튼 '바닷속'은 우리가 아직도 손을 대지 못한 '미지의 공간'임에 틀림없고, '위험천만한 공간'이라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다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우리는 바라를 제대로 이용하지도 못하면서 그대도 '방치'하고 있는 수준이다. 그렇게 방치라도 하고 있다면 다행일텐데, 아주 더럽게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젯거리다. 최근에는 '기후변화', '해양생태계 파괴', '유조선 침몰', '쓰레기섬', '미세플라스틱', 그리고 '핵오염수 방류' 등등 바다를 더럽히는 온갖 못된 짓을 자행하고 있었고, 지금도 진행중이며, 앞으로는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문제점이 점점 더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다.
몇 가지만 그 심각성을 언급하자면, 먼저, 바다에 사는 '식물 플랑크톤'은 다른 해양생물의 먹이로 제공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식물의 광합성의 결과로 생성되는 '산소의 양' 중에서 식물 플랑크톤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절반 이상이라고 한다. 만약, 식물 플랑크톤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다의 온도가 상승하고, 그로 인해 '해류'가 멈추거나 방향을 변경하게 된다면 '식물 플랑크톤'의 분포도 크게 달라지게 된단다. 그렇다면 당장 지구 생명체가 필요로 하는 '산소의 양'이 현저히 줄어들게 될 것이고, '오존층'도 숭숭 구멍이 뚫릴 것이며, 극단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 생명체는 '새로운 대멸종'을 겪게 될 것이라 한다. 무시무시한가? 아직 끝이 아니다.
지금도 온갖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 각국은 지상에 쓰레기를 쌓아놓을 수 없게 되자 바다에 슬쩍 버리곤 하였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매일매일 날마다 버리게 되고, 그로 인해 태평양 한가운데 엄청난 크기의 '쓰레기섬'이 생겨났고, 그 섬의 크기뿐 아니라 갯수까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오래지 않아 태평양 전체를 덮게 될 날이 다가온다고 전망하고 있으니 그 심각성은 말로 다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런 쓰레기들이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썩지도 않은 채 계속 바닷속을 채워나간다는 사실이다. 그런 플라스틱 쓰레기를 '해양생물'이 먹이로 착각하고 소화도 시키지 못한 채 뱃속을 채워나가다 굶어죽게 된다고 한다. 실제로 고래나 갈매기의 뱃속을 들여다보니 '비닐하우스 한 채'에 해당하는 양의 어마어마한 쓰레기가 나왔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세 플라스틱'이다. 바다를 떠돌면서 잘게 쪼개진 플라스틱이 썩지도 않고 둥둥 떠다니다 '플랑크톤'이 먹이로 착각하고 먹으면, 작은물고기가 플랑크톤을 먹고, 큰물고기가 작은물고기를 먹고, 결국엔 인간이 큰물고기를 냠냠 먹고서 '인간의 뱃속'에 미세플라스틱이 점점 쌓이게 된단다. 그렇게 '수산물'을 가공해서 만든 각종 비료와 사료를 '육지 동물'에게 먹이로 제공하게 되니 '육상 생태계'에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점령했고, 바닷물이 증발해서 구름을 만들고 비를 뿌리니 '공기중'에도 미세플라스틱은 가득 찼다고 한다. 이렇게 인간이 만든 '플라스틱'은 오래지 않아 인류에게 '또 다른 재앙'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커밍순~
여기게 '핵오염수'까지 방류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전세계 '원자력발전소'에서 핵오염수를 처리해서 내보내고 있으니, 후쿠시마에서 나오는 막대한 '핵오염수'도 적당히 처리해서 그대로 방류하겠다고 한다. 이미 '2011년 사고 당시'에 아무런 조치도 할 새 없이 '방류한 경험(?)'도 있으니, 지금껏 안전하게(?) 수산물을 먹은 것처럼 계속 드셔도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이 '일본의 해명'이다. 고작 10년 남짓 지났을 뿐인데 '안전'을 입밖에 내놓는 담대함에 그저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이렇게나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는 '일본정부'에 소위 강대국이라는 나라들이 아무런 발언을 내놓지 않고 있는 실정이고, 가장 가까운 '인접국'인 대한민국 정부조차 제대로 된 조사는커녕 뻔뻔한 일본정부의 '졸속행정'을 그저 믿고 따르는 것이 가장 좋은 외교적 방안이라고 떠벌리고 있는 실정이라 암담하기 이를 데가 없다.
'안전제일'이라는 표어는 일본에서 나왔다. 유난히도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에서 일본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문구다. 그런데 그런 일본이 '안전'을 둘째로 치고, '비용절감'을 위해 국제적인 기구까지 들러리 세워 거짓을 일삼고 있다. 한국 정부도 다를 것이 없다. 그저 일본에 '무한신뢰'를 내보이며 핵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한 우려와 불안을 '괴담'으로 치부하고 꽁꽁 틀어막는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이러한 '국민불안'은 당연한 귀결인데도, 이를 '야당의 정쟁수단'으로 호도하며, '국민안전'과는 별개로 '정치수단화'하고 있는 것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단언컨대, '안전'에는 그 어떤 변명도 필요없고, 얼마나 비용이 드는지도 따질 필요가 없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야 '적절한 변명'이고, '효율적인 비용'을 치뤘다고 발표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안전은 조그만 의혹이나 의심일지라도 '반드시' 해소하고 안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월호 참사'나 '이태원 참사' 같은 일을 또다시 반복될 뿐이다. 십수 년 뒤에 '핵오염수 참사'라는 전지구적 재앙을 맞이하고 싶은 셈인가?
지금까지 '심해탐사'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 다뤄보았다. 바다는 분명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보물창고 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바다환경'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 인류의 미래가 잠들고 있는 곳을 벌써 상당부분 오염시켜놓았기 때문이다. 이젠 바다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선을 넘어버렸다. 오직 인간만이 바다를 원래대로 깨끗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