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1 -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진시황제의 통일 제국 벌거벗은 세계사 1
신동민 그림, 이현희 글, 김헌 외 감수,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기획 / 아울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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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나라 전체가 미쳐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은 정도로 '뻔뻔한 족속들'이 판을 치고 있다. 나라를 팔아먹은 자들을 정권을 잡았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높은 지지율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정녕 부끄러움을 몰라도 '먹고 사는데' 부족함만 없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인가? 더 웃긴 것은 지금 돈도 힘도 '없는자'들이 더욱 내몰리고, '복지정책'은 점점 축소되고, 오직 '있는자'들을 위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마당에도 위기감은커녕 콘크리트 지지층만 확인하고 있으니 돌아버릴 지경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어주기는 바라지도 않는다. 배부른 돼지가 현대인들의 숙원이라면 나쁘다고 욕하지 않으련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점점 '배골은 돼지들'로 넘쳐나고 있는 실정 아니냔 말이다. 아무 철학도 없고, 역사의식마저 망각해버린 돼지들로 넘쳐나는 현실을 더는 못 봐주겠다. 제발 공부 좀 하자. 어려운 책으로 말하지 않겠다. 쉽고 재미난 책으로 '대한민국의 현실'을 제대로 보길 바란다.

 

  이 책은 유명 TV프로그램인 <벌거벗은 세계사>의 내용을 책으로 엮어내었다. 논란 끝에 '설민석'이 하차하고, 지금은 '대학교수'가 진행을 이끌고 있지만,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누가 진행하는 것이 그닥 중요하지는 않다. 다만, 역사를 제대로 '시청'하기 위해서는 날카로운 '안목'과 함께 깊이 생각하는 '철학적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 그리고 역사에는 '정답'도 없다는 사실도 함께 깨달아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거기에 '역사의식'을 제대로 깨우치고 난 뒤에 누구의 '이익'을 위해 역사를 공부했는지 되짚어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렇다. '역사'는 단지 '승자들의 기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승자의 이득'을 위해 쓰여지는 유용한 도구다. 이것을 잊고 그저 '암기과목'으로 여기고 말면, 악독한 무리들에 의해 쓰인 '잘못된 역사의식'을 진실로 믿고 잘 길들여진 개돼지(!)로 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쓰여진 역사를 우리는 '날조'라 부르지만, 날조를 '진실'로 믿는 이들에겐 날조가 아닌 셈이 된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역사인식을 어떻게 배울 수 있겠는가? 아니 무엇이 제대로 된 역사인식이란 것을 어떻게 알아챌 수 있을까? 그건 힘 없고 돈 없는 이들을 위한 역사인식인지 되돌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역사는 '힘 있는 자'에 의해 쓰여지고, '돈 많은 자'를 위해 쓰이기가 너무 쉽다. 그런 역사를 위대하다고 떠받들면 결국엔 힘도 돈도 '없는자'들은 노예가 되고 만다. 이런 역사를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잘못된 역사인식을 배우는 것이 틀림없다. 그때부터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역사가 어떻게 쓰여야 온당한 것인지 되돌아볼 수 있게 된다. '없는자'에게 영광스런 역사를 쓸 때, 역사는 깨끗하고 맑고 자신있게 쓰여질 수 있는 것이다. 명심해야 한다. 역사는 '있는자'들을 위해 쓰일 때 가장 더러워진다는 것을 말이다.

 

  이 책, 1권에는 동서양의 가장 '위대한 인물'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그리스의 통합을 넘어 동서양의 융합을 꾀한 정복자 '알렉산드로스'와 중국대륙의 혼란을 종식시키고 통일의 위업을 넘어 통합의 기초를 몸소 보여준 '진시황제'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정복을 넘어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방법을 통해 우리는 배울 것이 참 많다. 그 배움 가운데 가장 으뜸은 결코 '힘'에 의한 통합은 오래 갈 수 없으며, '모두'를 위한 정책이 아니면 반드시 실패하고 만다는 것이다.

 

  우리는 '정복자'를 위대한 업적이라고 치켜세우기 일쑤다. 지배하는 땅을 넓히고 막대한 자원을 챙기고 많은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을 이름과 명성을 드높이는 것이 그 증거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정복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인명피해와 환경파괴, 그리고 '한 사람'을 드높이기 위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희생' 당해야만 하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정복자는 결코 '위대한 사람'이라고 불려선 안 될 것이다.

 

  물론, 파괴적인 전쟁이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알렉산드로스에 의해 '동서양의 융합'이 일어나 찬란한 '헬레니즘 문화'가 널리 퍼졌으며, 알렉산드로스의 이름을 딴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코스모폴리탄(세계시민)'이라 부르며 전세계인을 '하나'로 묶는 힘을 발휘하며 개별적인 요소들이 한데 섞여 '융합'하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진시황제도 숱한 전쟁을 통해 각 나라를 깨부수며 '분열'되고, '갈등'만 조장하는 것을 넘어 단칼에 도려내고 '하나로 통일'을 해내어 시끄럽고 번잡스러운 것을 일거에 없애고 '통일'을 넘어 '통합'을 이끌어낸 것을 마냥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허나, 그런 새로운 아름다움의 이면에는 더 많은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오직 하나를 위해 '모두'가 희생을 강요당하는 것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하나를 얻기 위해 '당신의 희생'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내놓을 이가 얼마나 되겠느냔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대의'를 의해서 '개인의 희생'은 당연한(?) 것쯤으로 묘사하기 일쑤다. 그나마 '모두를 위한 대의'라면 고려해봄직도 하건만 '알렉산드로스'를 위해, '진시황'을 위해, '윤석열'을 위해 대한민국 '전체'를 갖다 퍼주..쿨럭쿨럭

 

  암튼, 모두를 위한 역사인식이란 관점에서 '정복자들의 정복전쟁'을 살펴본다면 그들의 '문화 융합방식'에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물론, '그리스식'이나 '중국식'이 무조건적으로 옳다는 강압적인 통일방식은 노땡큐다. 그런 식이라면 '한국식'이 세계표준으로 삼아 마땅하는 의견에 얼마나 공감할 것이냔 말이다. 그보다는 K-POP이 보여주는 방식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한류열풍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식 음악'이 전세계를 강타했지만, 실상 '한국식 음악'이라는 것의 실체는 '한국만의 독특한 음악'이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신나고 흥겨운 리듬에 '젊은이들의 끼와 열정'을 담아 멋들어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K-POP은 누구라도 한 번 들으면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음악이면서, 동시에 누구라도 흥과 끼만 있다면 즐길 수 있는 '컬쳐문화'로 거듭났다. 더 나아가 이제는 '한국인 멤버'가 없는 '로컬멤버'로 이루어진 K-POP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것이 새로운 K-POP의 대세가 될 것이다. 알렉산드로스와 진시황도 애초에는 이런 꿈을 꿨을테지만, 감히 실현시키지 못했던 업적이다.

 

  이제 위대한 정복군주의 업적만 나열한 역사책에 열광하는 어리석은 짓은 그만 두자. 그보다는 '모두를 위해 자신을 내려놓는 위대함'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그런 인식으로 알렉산드로스와 진시황의 공과를 논하는 역사수업이 대세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통합'을 위해서 희생이 강요되어선 절대 안 된다는 것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물론, 대화와 타협의 지난한 과정을 축소하고, 갈등과 분열로 조장된 혼란을 일거에 해결하는 멋진 활약이 필요할 때도 있을 것이다. 허나 그럴 때에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통합과 융합으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을 보듬어주어야 하고,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그 멋짐'이 제대로 멋질 수가 있는 법이다.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지는 것을 보게 된다. 그 가운데 흥하는 것을 취하고 쇠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을 역사공부의 목적으로 삼기 마련인데, 이제 여기에 하나를 더 목표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그렇게 공들여 배운 '역사인식'으로 특정 세력의 이득만 챙기는 것을 경계하고, 모두의 이익을 위해 쓰여지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감독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제대로 된 '역사인식'이 절실하게 되었다. 역사공부를 다시 시작해야 할 때다.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역사적으로 성찰한 뒤에, 올바른 인식으로 대한민국을 다시 돌아보길 바란다. 그러면 무엇이 잘못 되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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