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1 : 인간은 외모에 집착한다 (5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어린이를 위한 뇌과학 프로젝트 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정재승 기획, 정재은.이고은 글, 김현민 그림 / 아울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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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실체는 무엇일까? 다소 철학적인 질문이지만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다. 철학에서는 이를 '실존의 문제'로 다루며 인간의 가치에 대한 고찰을 하지만, 최근에는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심리부터 전부 '과학적인 접근'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인간의 희노애락과 같은 감정도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란 말이다.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면 기쁘고 설레게 되지만, 세로토닌이 부족해지면 불행하다고 느끼며 우울감에 빠지게 된다. 이처럼 '뇌의 활동'에 대한 연구가 거의 모든 학문의 원천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봐도 절대 과언이 아니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뇌과학'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나라 교육에서는 '뇌과학' 분야에 대해서 학창시절에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단다. 단순히 '신경전달물질'과 신경세포인 '뉴런'에 대해 잠깐 배울 뿐, 뇌과학에 관한 기초교육조차 없이 넘어가버리고 만단다. 이런 상황이면 우리 나라의 인재들은 '뇌과학'이라는 분야가 있는줄로 모른체 대학에 가서야 겨우 그런 학과가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뒤늦게 쫓아가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미래과학의 핵심인 '뇌과학'을 이런 식으로 홀대하다간 '과학대국'으로 성장하기란 영영 꿈길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런 까닭에 우리 나라 '뇌공학자'의 1인자인 정재승 교수가 야심차게 기획한 이 책이 등장하게 되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재미나게 읽고 배울 수 있는 '뇌과학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책이 널리 읽히길 바랄 뿐이다.

 

  먼저, 1권에서는 뇌의 인지능력 가운데 하나인 '시각'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다. 인간이 갖고 있는 감각기관은 모두 다섯 가지다. 청각, 후각, 미각, 촉각, 그리고 시각인데, 다른 감각에 비해 유달리 뛰어난 감각이며, 매우 예민한 감각기관이기도 하다. 이는 달리 말하면, 인간은 '시각' 능력으로 모든 사물을 평가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란 얘기다. 사회적 문제 가운데 '외모지상주의'가 있는데, 괜히 문제가 된 것이 아니란 것도 바로 인간의 '시각 중심적인 감각능력'에서 비롯되었기에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얼마나 시각에 의존할까? 인간의 뇌가 가장 강렬히 반응하는 것 중에 하나다 바로 '첫인상'이다. 그것도 처음 만난 지 0.1초만에 모든 평가를 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잘생김'에 대해서는 더욱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인간의 눈, 코, 입, 그리고 귀가 모여 있는 '얼굴'이 특히 중요한데, 단 1초 사이에 얼굴의 모든 것을 평가하고, 그 사람의 '인상'을 결정지은 뒤, 평생을 간다는 말이다. 이런 단순한 평가로 인간의 모든 것을 평가내린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면서도 인간은 끊임없이 '얼굴평가'를 시도한다. 눈, 코, 입이 괜히 얼굴에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것이 아니란 것도 '같은 이유'로 설명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렇게 '얼굴'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는지, 아니면 못생긴 사람들의 대안(?)인지는 모르겠지만, 얼굴로 승부(?)를 내리는 것에 멈추지 않고 '옷차림'으로 사람을 평가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유행'에 민감하게 따지며, 이제는 '몸매'까지 신경을 쓰면서 죽을 정도의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다이어트에 매달리곤 한다. 인간에게 시각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명백한 증거다.

 

  하지만 이 뿐만이 아니다. 인간의 시각은 '틀린 그림 찾기'의 선수다. 눈가의 주름이나 얼굴에 찍힌 희미한 점까지 구별해낼 정도로 예리하다 못해 예민한 시각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의 얼굴은 누구나 '2개의 눈', '1개의 코', '1개의 입', '2개의 귀'를 똑같이 갖고 있는데도, 70억의 인구를 다 다르게 구분할 수 있다. 개와 초코칩 쿠키를 구분 못하는 '인공지능'과는 너무나도 극명한 실력 차이다. 더구나 갓 태어난 아이조차 '예쁜 사람'과 '안 예쁜 사람'을 구별할 줄 알 정도로 인간의 시각능력은 뛰어나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이렇게 민감한 시각능력을 갖게 되었나? 아마도 초기의 인류가 '포식자'로부터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멀리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춤과 동시에 무리를 이루고 사는 사람 가운데 자신에게 적대행위를 하려는 사람의 감정표현을 민감하게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이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시각능력이 뛰어난 경우에 살아남기(적자생존)에 유리한 형질을 갖게 되었고, 그런 유리한 형질을 가진 개체가 더 많이 살아남아 후손을 남겼기 때문에 시각능력이 뛰어나게 되었을 것(자연선택)이란 설명이 가장 설득력이 높을 것이다.

 

  인간의 뇌가 할 수 있는 능력은 엄청나게 많다. 1권에서 다룬 '시각능력'만 따져보는데도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뇌가 가진 비밀을 하나씩 캐내다보면 인간이 하는 '말과 행동의 비밀'도 더 많이 알아내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시리즈가 주목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밝혀나가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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