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래가 온다, 게놈 ㅣ 와이즈만 미래과학 7
김성화.권수진 지음, 조승연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20년 7월
평점 :
202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이는 스반테 페보 박사(스웨덴 태생, 67세)다. 연구논문은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DNA가 섞여 있다는 내용이고, 이 사실은 두 인류가 서로 질병에 대한 '인체의 반응'에 서로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밝혀서 노벨상을 타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경희대 김성수 교수는 "인류의 진화 과정을 염기서열 수준에서 밝혀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고, "현생 인류의 몸에 들어온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질병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특히, 당뇨병과 비만 같은 대사질환이 생기는 열쇠를 밝혀낸 것"이라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22년 10월 3일(현재시간 4일)]
인간의 유전자에 대한 비밀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에 '유전자변형식품(GMO)'처럼 'GMO 사피엔스'의 출현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는데, 이미 인간에 대한 복제실험은 시도되었고 그 결과물(복제인간)은 폐기했다고 발표했지만, 지구 어느 곳에서 비밀리에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며, 앞으로도 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유전자변형인간' 또는 '복제인간'이 실제로 존재했을 때,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을까?
실상 '유전자변형(돌연변이)'는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편이다. 멘델이 콩으로 '유전자의 특성'을 밝혀냈고, 왓슨과 크릭이 'DNA의 비밀'을 알아채기 훨씬 이전부터 인류는 '유전자변형의 성질'을 이미 알고 있었고, 실제로 실험에 성공해 '우수한 품종'만을 엄선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수많은 '개의 품종'을 보면 인간이 얼마나 집요하게 '품종관리'를 해왔는지 알 수 있다. 개 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도 대부분 '유전자변형'을 시도해서 더욱 맛있고, 더욱 생산량을 늘렸으며, 더욱 때깔이 곱고 모양도 아름다운 것을 뽑아내기 위해 엄청난 실험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대부분의 채소와 과일은 더욱 커지고 맛있어졌으며, 소나 돼지, 양, 말, 닭 등의 가축들은 더욱 몸집이 커지고 새끼를 많이 낳으며, 젖과 알을 더 많이 생산하는 훌륭한 품종으로 개량되었다. 이는 모두 '유전자의 비밀'을 알지 못할 때에 시도된 성과들이다.
그렇다면 모든 생물의 '게놈 지도'가 밝혀지고 있고 '유전자의 비밀'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 지금은 어떤 실험을 하고 있으며 어떤 성과가 있는 것일까? 복제양 돌리는 너무나 유명해서 다 알 것이다. 복제소 영롱이도 함께 말이다. 그밖에 복제고양이, 복제말, 복제돼지, 복제생쥐, 복제원숭이 등등 수많은 동물들이 복제의 성공을 알렸다. 그 가운데 복제개는 우리 나라와 중국에서 약 1억 원에 복제를 해주고 있는 실정이란다. 왜 이렇게 '복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첫째는 '유전자의 비밀'을 완벽히 밝혀내기 위해 끊임없이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송사리에 '우울증유전자'를 심어놓고 '우울증'에 대해 연구를 거듭한 결과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로써 우울증세로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었단다. 마찬가지로 복제쥐를 만들어 '임의의 유전자'를 자르고 갖다 붙여 '유전자변형'으로 인한 여러 증상을 지켜보며 '유전자의 비밀'을 더 많이 밝혀내고 있단다. 이를 통해 근육이 더욱 발달한 힘쎈 쥐, 겁 없이 고양이에게 달려드는 용감한(?) 쥐, 복잡한 미로도 단숨에 통과해버리는 똑똑한 쥐 등 '유전자변형'으로 인한 모든 것을 과학자들이 밝혀내고 있단다. 이유는 쥐의 유전자가 인간의 유전자와 상당히 비슷한데 '쥐의 일생'이 상대적으로 짧고 몸집도 작아 연구하기에 적당하기 때문에 선별된 것이다.
둘째는 '인간복제'를 통해서 난치병과 불치병을 해소하고 '모든 질병'으로부터 인간을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아일랜드>에서처럼 '복제인간의 장기'를 떼어내기 위해 '복제인간을 사육'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 단위'에서 줄기세포(만능세포)를 추출해서 사고로 다치거나 잃어버린 '신체의 일부'를 면역부작용 없이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의료기술 가운데 하나로 쓰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줄기세포'로 원하는 신체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성공할 확률도 있지만 '줄기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등 실패할 확률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면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더 '인간복제연구'에 매달리는 것이다.
허나, 유전자의 비밀을 밝혀내서 '인간의 수명과 건강'에 획기적인 청신호를 보내준다고 해도 우리 사회의 '윤리적 도덕적 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복제인간'은 불편한 진실을 풀지 않고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점이다. '나'를 살리기 위해 '또 다른 나'를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세포 단계'라고 하더라도, 그 세포를 '신체의 일부(장기)'로 성장시키기 위해 '또 다른 생명(대리모)'을 함부로 다룰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유전자변형 아기'를 태어나게 할 수 있다면 '부모의 유전병'을 제거한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게 되는 장점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완벽한 외모(성형)와 성격'을 갖춘 '맞춤 아기'의 주문이 밀려드는 잘못된 사례가 더 많아질 것이 뻔하다. 왜냐면 원래 '성형수술'도 전쟁이나 교통사고 등으로 심각한 손상을 받아 일상생활이 힘든 환자를 치료할 목적으로 시작되었으나, 언제부터인지 '미용수술'로 변질되어 더 아름다워지려는 욕망을 충족시키는 도구로 전락해버리지 않았느냔 말이다. 미래에는 더욱 유전학이 발달하여 'GMO 사피엔스'가 출현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 영화 <가타카>가 그린 암울한 미래도 이런 걱정을 반영한 것이고 말이다.
암튼, 인간의 유전자를 비롯해서 모든 생물의 유전자가 속속들이 밝혀지고 연구되고 있다. 아직까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유전적인 실험은 세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유전학의 발달로 인해 더욱 안전성을 높이게 되고 더욱더 확실하게 밝혔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때, '인간복제'의 빗장을 끝내 풀리고 말 것이다. 이로 인해 인류는 어떤 장점을 취하고, 어떤 단점을 막으면서 살아가게 될 것인가? 궁금하지만 궁금해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