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온다, 플라스틱 와이즈만 미래과학 11
김성화.권수진 지음, 백두리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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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스틱의 발명은 인류에게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인류는 나무와 돌, 흙을 비롯해서 천연재료를 이용해서 살아왔고, 구리와 철을 비롯한 금속재료로 문명을 발전시켰다. 그리고 불의 발견으로 더할나위 없는 윤택한 생활을 누리며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었지만, 오늘날과 같은 현대문명은 '플라스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신생아를 살리는 인큐베이터부터 우주인이 우주에서도 활동할 수 있게 만드는 우주복까지 '플라스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더불어 '일상용품'부터 '첨단의료도구'까지 플라스틱이 없었다면 여지껏 값이 비싸서 가난한 사람들은 엄두를 내지도 못하고 쓰지도 못하는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현대문명의 이기는 이처럼 '플라스틱의 발명'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다.

 

  이처럼 이로운 플라스틱이 우리에게 커다란 재앙이 된 까닭은 무엇일까? 그건 인간이 만든 '합성물질'인 플라스틱이 '지구 생태계의 순환'에서 벗어난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무나 돌, 흙, 심지어 금속조차 때가 되면 썩고 바스러지고 새로운 형태로 변환되며 지구에 사는 생물의 먹이가 되거나 보금자리가 되는 등 '재활용'되는데 반해, 플라스틱은 아무리 잘게 잘려나가도 여전히 플라스틱일 뿐이고, 땅속에 묻어도 썩지 않으며, 더구나 '미세 플라스틱'이 되면 환경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물질이 되어 자연생태계에 '이상반응'을 일으킴과 동시에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에게도 심각할 정도의 '이상현상'을 일으키는 공해물질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썩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는 플라스틱을 함부로 쓰고 버렸더니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에 커다란 플라스틱쓰레기섬이 생겨버리고 말았다. 전세계 사람들이 쓰다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흘러흘러 해류와 바람이 멈춰버리는 태평양 한가운데에 점점 모여 커다란 대륙을 연상시킬 정도로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쓰레기섬'이 되고 만 것이다.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비용도 문제지만, 인간이 만든 배를 총동원해서 날마다 쉬지 않고 실어나른다고 해도 꼬박 80년이 걸리는 엄청난 양이 문제다. 더 큰 문제는 그 쓰레기섬을 치워버렸을 때, 이미 '그곳'을 보금자리로 삼은 수많은 해양생물과 들짐승, 날짐승 들이 서식지를 잃어버리고 죽고 말 것이라는 점도 새로운 문제로 부각되었다. 이미 그 '쓰레기섬'에 생태계가 형성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그대로 방치하자니 점점 불어나는 쓰레기 때문에 바다가 오염되고 있어 문제고, 그 오염 때문에 해양생물을 비롯해서 수많은 생명들이 병들고 있고, 그런 오염된 바다에서 '먹거리'를 구하고 있는 인간이 병들어 죽어가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어찌하란 말인가.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미세 플라스틱'이다. 고래의 뱃속을 가득 채운 플라스틱 쓰레기와 바다거북의 콧구멍에 끼워진 플라스틱 빨대도 심각한 문제지만, 플라스틱이 태양빛을 받아 바스라지면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이 점점 온 지구를 뒤덮고 있다는 사실이 경악스러울 뿐이다. 바다생물의 몸속에만 '미세 플라스틱'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물의 순환'과 '대기의 순환'으로 인해 이미 온 지구에 '미세 플라스틱'이 퍼져서 북극과 남극에 내리는 눈발에도 엄청난 양의 미세 플라스틱이 섞여 있으며 우리가 마시는 지하수는 물론, 엄마의 몸속에 있는 태아조차 엄마가 먹고 마신 음식물을 통해서 '미세 플라스틱'을 갖고 태어날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플라스틱의 역사가 이제 겨우 70여 년이 지났을 뿐인데도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현재 과학자들이 가장 몰두하고 있는 연구는 '플라스틱'을 먹이로 삼는 미생물을 찾거나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 온 지구를 뒤덮은 '미세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우리가 유용하게 쓰고 있는 '플라스틱 도구'가 그 미생물의 공격을 받아 무용지물이 될 우려도 함께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의 플라스틱은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들려고 노력중이다. 유용하게 쓰고 난 뒤에 땅속에 묻으면 '일정기간'이 지나 썩어서 사라지는 플라스틱 말이다. 하지만 아직까진 실용화 될 정도로 값이 싸거나 대량생산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실천이다. 초창기에 '플라스틱 회사'에서는 플라스틱이 잘 팔렸는데도 더 팔리지 않아서 고민을 했더랬다. 왜냐면 인류는 오랫동안 '아껴쓰는 미덕'을 간직하고 살아왔기에 값싸고 질 좋은 플라스틱도 한 번 사서 오래쓰는 '좋은 습관'을 들였었다. 플라스틱 제품은 나무나 돌, 흙으로 만든 것보다 값싸고 질 좋으면서 '오래' 쓸 수 있었기에 딱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플라스틱 회사'가 제품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고급진 생활을 위해 일회용품을 쓰세요"라 홍보문구를 대대적으로 광고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점점 '한 번 쓰고 버리는 삶'에 푹빠져 마구마구 버리는 헤픈 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값이 너무나 저렴하다보니 '대형마트'나 '소형상점' 할 것 없이 모두 '비닐봉지'를 서비스로 제공하다보니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닥칠 재앙을 알지 못하고서 말이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일회용품'은 최대한 줄이고, 플라스틱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생활습관을 갖춰야 할 때다. 인류문명은 발전하면 할수록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일으키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 이제는 '전지구적인 문제'로 커져버리고 말았다. 이대로 '플라스틱의 무덤'속으로 걸어들어가고 말 것인가. 아니면 이제라도 '죽음의 플라스틱'을 대신할 새로운 발명품을 개발하거나 '옛것의 유용함'을 깨닫고, 일회용품이 아닌 재활용이 가능한 물건으로 대체해서 쓰는 올바른 생활습관을 가질 것인가. 인류의 지식이 위대한 까닭은 잘못을 성찰할 수 있고, 잘못을 되돌릴 힘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위대한 발명품'을 올바르게 쓰고, 현명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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