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I 피보팅 - AI는 어떻게 기업을 살리는가
김경준.손진호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7월
평점 :
변화의 시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마부들은 말도 없이 느릿느릿 움직이는 '초기 모델'을 보며 한껏 비웃었지만, 1세기가 지나기도 전에 마부들은 일자리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거리에서 마차를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자동차'라는 변화를 받아들여서 마부에서 운전기사로 거듭난 이들은 살아남았을 것이다. 이들이 맡은 일은 '운송'이었지만 '운송도구'가 바뀌는 시대에는 '새로운 방법'으로 운송을 할 줄 아는 이들만 살아남은 셈이다. 그렇다면 'AI(인공지능)'가 등장할 가까운 미래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제 아날로그 시대는 저물어 간다. 물론 '복고열풍'과 더불어 아날로그가 대유행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 열풍의 주인공들이 점점 나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면 '아날로그의 종말'이 그리 멀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아날로그를 대신하는 것은 다름 아니라 '디지털'이다. 그리고 디지털은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전세계에 대격변을 일으키고 있다. 한마디로 '오프라인'이 저물고 '온라인'이 대세를 이루었다는 말이다. 판데믹시대에는 '비대면'이 일상일 수밖에 없는 탓이지만, 그동안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대신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이토록 빠르게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시대를 마주하고도 아날로그를 고집한다면 자동차시대의 마부꼴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디지털이 마냥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맞이한 대한민국 교육현장에선 또다시 '비대면 수업'이 일상이 되었지만, 학생과 학부모 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생들은 집에 있는 컴퓨터 앞에 앉아 화면만 쳐다보는 수업에 일치감치 실증을 보였다. 학부모들도 대부분 맞벌이 가정인 탓에 학교나 학원이 아닌 집에만 자녀를 그냥 방치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나날이 늘어난 지 오래다. 더구나 방학을 맞이해서 온라인수업마저 하지 않으니 더욱 걱정이고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날로그(등교수업)를 대체하는 디지털(줌수업)이 마냥 반갑기만 할까?
그렇지 않다. 그때문에 디지털은 아날로그와 융합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이를 테면, 배달앱으로 주문을 받는 식당은 코로나시대에도 살아남았고, 이런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않고 맛과 분위기를 위해 포장배달보다는 홀 중심으로 운영한 식당은 조용히 폐업하고 말았다. 물론 단골손님으로 근근히 버티는 식당도 있긴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이미 디지털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아날로그 방식'만으로 버티기는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DX)'은 대세가 되었다.
그러면 어떻게 준비하면 좋은가? 이 책의 3부, 4부, 5부는 바로 '디지털 전환과 융합'을 위한 방법과 사례 들을 조명하고 있다. 뭐, 사업을 운영한 경험도 전무하고, 전문적인 내용이라 그 내용을 속속들이 알아볼 깜냥은 없기에 대략적인 내용만 전한다면, '완전한 AI로의 전환보다는 할 수 있는 AI부터 접목시켜라' 왜냐면 모르면 못 쓰고 알면 잘 쓰기 때문이다. '막연한 격변보다는 구체적이고 특화시킨 변화가 필요하다' 왜냐면 게임조차 업그레이드를 순차적으로 해야 달라진 UI에 쉽게 적응하고, 주로 쓰는 캐릭과 유용한 캐릭을 집중적으로 성장시켜야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전환은 작은 성공을 바탕으로 큰 영역으로 확장시켜야 한다' 사업의 기본은 '하나의 아이템'을 성공시키는 것부터다. 모든 일이 다 그런 것처럼 말이다.
이제 '디지털 전환과 융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아날로그는 추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일본의 '워크맨'은 분명 대박아이템이었지만 오늘날에는 거의 쓰질 않는다. 정말 쓰질 않는다. 그런데도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은 '워크맨'이라는 추억을 다시 꺼냈다. 성공할 수 있을까? 현지에서조차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소식이다. 스마트폰으로 스트리밍을 받아 원하는 음악을 골라 듣는 시대에 어렵사리 구한 카세트테입으로 건전지 사다 끼워 유선이어폰를 귀에 꽂아 듣는 수고(?)스러움을 누가 따라하겠느냔 말이다.
이젠 변화를 거부할 수조차 없다. 갈수록 디지털은 우리 생활을 파고 들 것이며, '사용자'는 디지털에 더욱 익숙해질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기업도 변해야만 한다. 그래야 살아 남는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진화론'은 생물에게만 적용되는 법칙이 아니기 때문이다. 변화하라. 마냥 어렵지만은 않다고 한다.
책드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