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 1. 이렇게나 심리학이 재미날 줄이야

저는 심리학이 처음인데요 - 행복한 삶을 위한 심리학의 모든것 ㅣ 처음인데요 시리즈 (경제)
강현식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3월

  <심리학>책 가운데 이렇게 심플한 책은 처음이다. 그동안 프로이트와 융, 그리고 아들러 등 숱한 심리학 책을 읽어보았지만 다들 그저그런 <철학>책을 읽는 것마냥 어렵고 재미없는 책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오죽하면 두 번 다시 읽지 않을 책 목록에 <자기계발서> 다음으로 <심리학>을 넣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심리학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되었다. 그건 바로 심리학이 '과학'이라는 사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심리학'을 인문철학 범주로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앞서 소개한 프로이트나 칼 융, 그리고 아들러 역시 '철학자'로 소개한 책이 많기 때문이다. 굳이 '심리학자'라는 명칭을 달고 있더래도 많은 독자들은 '심리학자=철학자'로 이해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니었다. 왜 아닐까? <심리학>은 어떻게 해서 과학의 범주에 들어가게 된 것일까? 그건 바로 심리학자들이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방법은 '과학'적이고 말이다. 이게 뭔 말이냐면,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기 위해서 '과학실험'을 통해 증명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말이다. 본질적으로 눈에 보이지도 않는 '마음'을 어떻게 검증한다는 말일까? 우리는 '제삼자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능력이나 도구를 전혀 갖고 있지 않은데 어떻게 가능하다는 말인가?

  맞는 말이다. 그래서 자연과학자들은 심리학자들을 '과학자'라고 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심리학자들은 자신들을 '과학자'로 생각한다. 그리고 심리학을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연구하는 과학입니다"라고 말하길 즐긴단다. 모름지기 과학은 증명할 수 없으면 과학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마음을 증명하기 위해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곤 한다. 그나마 눈에 보이는 것이 바로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행동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틀림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마음에도 없는 행동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아무런 의미도 없는 행동도 있으니 말이다. 이런 '무의식의 영역'조차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 연구를 하는 이들이 바로 심리학자인 셈이다.

  이처럼 심리학은 '과학의 범주'에서 연구된 학문이다. 여기에 수학적인 '통계'와 '확률'까지 접목시키면 더욱더 정교한(!) 심리학이 펼쳐지게 된다. 자연과학에 속하는 '생물학'과 결합하면 보다 폭넓은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면서 본능으로 여겼던 영역까지도 '인식의 영역'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단다. 이쯤 되면 심리학이 과학이 아니라고 부정하기 더 힘들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심리학'을 독심술처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초능력으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또는 심심풀이로 보는 '오늘의 운세'나 '혈액형별 성격테스트' 등과 같은 오락거리고 생각하곤 한다. 이러한 것은 명백하게 '심리학'이 아니다. 심리학자들이 '심리학'을 공부하다보면 자연스레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사람의 취미나 옷차림, 방의 인테리어만 살펴보아도 쪽집개처럼 '성격'을 알아맞추거나 프로파일러가 범죄자의 심리를 파악하면서 진범을 찾아내거나 다음 범죄를 예언하듯 막아내는 것을 보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과학적인 방법'으로 유추해낸 것이지 초능력자가 되어서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것이 전혀 아니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한국과 일본에서만 대유행을 한 '혈액형별 성격테스트' 같은 것들은 절대로 해서도 믿어서도 안 된다. 왜냐면 이것은 애초부터 '우생학'이란 사이비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 사이비를 일제가 받아들여 '우수한 일본인'과 '열등한 조선인'을 분별하는데 써먹으면서 발전시킨 대표적인 '사이비과학'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혈액형별 유형분석'과 같은 것은 이처럼 '악의적인 의도'로 시작된 것이며, 동시에 우리 민족을 '차별'하기 위해 발전시킨 '거짓'이니 심심풀이라도 해서는 안 되는 셈이다.

  다시 정리하면, 이 책은 <심리학>을 쉽고 재미나게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그동안에 케케묵은 <심리학>에 대한 오해를 풀고, 진짜 학문으로서의 <심리학>의 진면목을 요모조모 살피며 알려주는 유익한 책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술술 읽힌다. 과거에 읽었던 <심리학>책들이 겁나 읽히지 않아서 접근하기 힘들었다면, 이 책은 정말 쉽고 재밌는 책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