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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웨이 - 미래가치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테슬라 혁신의 7원칙
미카엘 발랑탱 지음, 오웅석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말하면, 난 '기업가 정신'을 다룬 책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국가경제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하는 '기업'의 가치를 폄하해서가 아니다. 단지 그런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빠지는 '특정기업 옹호론'이 펼쳐지기 때문에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도 난 '유한킴벌리',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기업가들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책들을 곧잘 읽곤 했다. 그리고 그 책에서 그 기업가들이 얼마나 훌륭한 업적을 남겼는지 잘 볼 수 있었다. 물론 책에는 담겨 있지 않은 '그 이면'에 대한 내용도 신문기사를 뒤적이며 살펴보고 말이다. 그래서 <테슬라 웨이>를 읽으면서, '일론 머스크'의 면면도 살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2차 산업혁명 때에는 대량생산을 실현한 '포드주의'가, 3차 산업혁명 때에는 고객만족을 내세운 '도요타주의'가, 4차 산업혁명 때에는 디지털플랫폼이 불러온 다양한 혁신을 적재적소에 알맞게 구현한 '테슬라주의'가 널리 회자되고 있다는 책의 설명에 공감한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포드주의'가 완벽하지 않고, '도요타주의'가 모든 기업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가져다주지 않은 것처럼, '테슬라주의'도 그럴 것이라는 상식적인 비판에 마주 서야만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오래된 선진국들이 자국의 '제조업 붕괴'로 인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은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의 이윤을 높이기 위해선 포드처럼 대량생산을 밀어붙여야 하는데,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 위해선 도요타처럼 '리스크'를 안고 '안정'을 감수해야만 하는 모험을 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늘날처럼 '디지털'이 상용화되고 '제조업'마저 부진한 상황에서 '무한한 리스크'와 '감당하기 힘든 안정 비용'을 감수하면서 버틸 수 있는 기업은 전세계적으로도 몇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테슬라조차 매출이 예년보다 증가했음에도 엄청난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는 말이다.
어쩔 수 없이 기업은 '이윤추구'라는 것을 할 수밖에 없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플랫폼(시장)의 변화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업도 빠른 변화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가벼워'야 한다. 그러면서도 온갖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든든'한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춰야 하고 말이다. 이걸 '테슬라'는 어떻게 마련할 수 있었을까? 바로 '협업 / 융합 / 열정 / CEO의 비전'이었다.
기업들이 갖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부서 이기주의'다. '관료주의'에서 많이 보여주는 이런 이기주의가 기업의 운명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기업은 끊임없이 협업하고 최적화하고 대량화 해나가야 한다. 물론 잘나가는 기업이라면 당연히 이런 문제쯤은 잘 해결해 나가곤 한다. 다시 말해, '테슬라'만의 고유한 스킬은 아니란 말이다. 지금까지는 '테슬라'가 잘 헤쳐나갔다고 보여주고 있고 말이다.
또 하나는 '융합'이다. 현재는 '제조업'과 '소프트웨어'가 별도로 구현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미래에는 'IT 진화'를 통해 둘은 융합하게 될 것이다. 쉽게 말해, 자동차와 컴퓨터의 일체화는 '자율주행자동차'로 거듭날 거란 말이다. '인공지능'과 융합된 이후에는 자동차는 자동차가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자동차에 '인간의 감정'을 탑재(?)할 필요성까지는 없겠지만, '인간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된 자동차가 그러지 말라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생각과 감정(느낌)은 정말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암튼, 이런 기술적 융합의 힘을 보여주는 기업이 앞으로 승승장구할 거란 생각은 어렵지 않게 할 것이다.
오늘날의 테슬라가 있게끔 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무엇보다 열정과 비전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미래에는 더욱더 '수평적인 관계'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누구라도 조직에 몸 담게 되면 모두가 함께 혁신을 말하고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CEO가 비전을 제시하면 '상명하복'하면서 부하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맡은 일을 해내는 것을 최고로 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미래에는 그렇지 않다. 누구라도 리더가 될 수 있고 비전을 제시하며 '함께'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정신'은 탑다운이 아니라 보텀업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라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누구보다 발빠르게 미래를 향해서 열정적으로 뛰어드느냐가 '기업 성패의 관건'이 되었다. '테슬라'가 보여준 사례들은 바로 그런 열정과 비전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뭐, 이런 점들만 열거하다보면 테슬라는 위대한 기업이고 바람직한 롤모델이며 '테슬라주의'는 모든 기업의 모범답안이 될 것만 같다. 하지만 동전에도 앞면이 있으면 뒷면이 있기 때문이다. 앞면과 똑같은 뒷면을 가진 '가짜 동전'은 희귀하다는 점을 빼면 통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분명 '테슬라'도 뒷면을 갖고 있다. 바로 '도덕성 논란'이다. 만약,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일으키면 누구의 책임일까? 보통은 '운전자'에게 책임을 따지지만 '자율주행'이라는 점에서 운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힘들어졌다. 그렇다면 차를 직접적으로 움직인 '소프트웨어'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기술적 장치에게 책임을 묻기는 힘드니, 결국엔 '소프트웨어'를 만든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자율주행차를 '만든 사람'이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된다. 그렇다면 '교통사고 피해금액'을 감당하다 파산하기 딱 좋을 것이다. '테슬라'도 여기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신기술로 수익창출할 생각만 하고 있지, 그 수익과 그 기술로 인한 무한한 책임에는 발뺌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으로 장난질(?)을 쳐서 수많은 투자자들의 원성을 듣고 있다. 투자의 일상적인 면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뻔한 장난질이었다. 그의 비도덕적인 행보에 개탄을 금치 못하는 이들이 많은 까닭이다.
하지만 '테슬라'가 보여주는 수많은 선례들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4차 산업혁명 이후'의 세계를 엿보게 만들어주었다. 물론 정답은 아니다. 그래도 미래 산업의 면모를 예측하는데 많은 영감을 준 것은 사실이다. 이제 우리의 미래는 '테슬라'가 보여준대로 흘러가게 될 것이다.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테슬라가 걸어간 길'을 따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만들 미래세계로 가야 한다.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가는 도중에 '또 다른 갈래길'이 나올 수도 있고, 기후변화, 판데믹 등과 마주쳐서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상황에 쳐할지도 모른다.
이렇듯 난 '특정 기업가 정신 옹호론'으로 마무리하는 책을 딴생각을 하며 읽는다. 정답은 없기 때문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