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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쫌 아는 10대 - 우주론 카페 빅뱅에 온 걸 환영합니다 ㅣ 과학 쫌 아는 십대 4
이지유 지음 / 풀빛 / 2019년 7월
평점 :
모든 학문에 그런 면이 있지만 '천문학'은 더 많은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왜냐면 '연구대상'이 거의 대부분 '가볼 수 없는 곳'이면서, 동시에 '바라볼 수만 있는 것'인 탓이다. 그것도 다양한 시선이 아닌 '오직 한 방향'으로만 바라보는 편향된 연구를 하면서 온갖 상상력을 발휘해야 겨우 알아낼 수 있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과학'이기 때문에 상상에 그쳐서는 안 된다. 관찰된 결과를 토대로 세운 '가설'을 수학적인 방법으로 정확하게 증명하여야 인정받는 학문이기도 하다. 그런 탓에 '천문학'에는 유독 천재적인 면과 어린아이의 순수한 면을 동시에 가진 과학자들이 많다. 물론, 대표적인 천문학자는 '칼 세이건'이다.
하지만 이 책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는 결이 다른 '우주의 탄생과 신비'를 다룬 '빅뱅 이론'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우리에게 '별똥별 아줌마'로 기억되는 이지유 작가의 책이기에 어린이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이긴 하지만, 책 내용은 '일반독자'에게도 조금은 어려운 내용이 가득하다. 특히나 '천문학'이 생소한 독자라면 더욱 그럴 것인데, 그건 '천문학'이 유독 어려워서라기보다는 아직 '인류가 알고 있는 우주'가 고작 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천재적인 천문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우주의 비밀을 전체의 4%를 알아냈고, 나머지 96%는 앞으로 밝혀내야 할 연구과제인 탓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류는 아직도 '기술적'으로 지구밖을 나가기가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그동안 쏘아올린 우주선과 탐사선, 그리고 인공위성이 '우주쓰레기'가 되어 골치를 썪이고 있을지경인데도 고작 위성인 '달'에 딱 한 번 착륙해본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태양계 내에서 지구에 가장 가까운 행성인 금성은 너무 뜨거워서 갈 엄두도 못내고 있고, 그 다음 화성은 아무리 빠른 우주선을 보내도 가는데만 몇 달, 오는데는 몇 년이 걸린 탓에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탐사'를 해야만 한다. 이런 상황이니 태양계를 품고 있는 '우리은하'는 물론이거니와, '다른은하'를 가볼 생각은 꿈에서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물론 미래라고 해서 그닥 달라질 것도 없지만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 인류가 '우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까닭은 '우주의 신비'를 알아내는 일이 '인류의 미래'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연관성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분명해지고 깊어지고 있는 까닭에, 이제는 없던 관심도 가져야만 한다. 단순히 '제2의 지구'를 찾으려는 노력이나, '외계지적생명체'를 찾는 일 뿐 아니라, 지구의 미래 경제분야에 '우주관련상품'이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헬륨-3'라는 자원이 달에 많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세계 각국은 이런 '우주자원'에 속속 관심을 나타내면서 노골적인 과학기술력을 자랑으로 삼기에 바쁘다. 이렇게 미래 우주자원을 선점한 나라가 '신대륙'을 발견하여 엄청난 국력신장을 이끌어냈던 '대항해시대'처럼 미래에는 '대우주시대'를 열 것이라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떠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한민국도 바로 그 '대우주시대'에 당당한 첫 발을 내딛었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런 시점에 '우주'에 관한 공부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하게 되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베이컨의 명언은 다가올 우주시대에 가장 바람직한 명언일 것이다. 더구나 모르는 것 투성이인 '우주'는 그만큼 관심을 받기에 딱 맞는 학문이기도 하고, 공부하는 보람도 느낄 수 있는 학문이란 얘기다. 그런데 '빅뱅' 이야기는 언제 할 거냐고? 우리가 알아야 할 '빅뱅 이론'은 지금의 우주가 이렇게 만들어진 까닭을 밝혀낼 수 있는 현재까지 가장 적절한 가설이라는 사실이다. 고작 4%를 알아낸 현재로써는 최선인 '이론'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나머지 96%에 해당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관한 비밀을 풀어내면 또 달라질 이론이란 말이다. 그런데 왜 알아야 하냐고? '천문학의 발자취'를 담고 있는 인류의 오랜 역사를 공부하면서 얻는 지식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토인비가 말했던 '도전와 응전'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그런 지식 말이다.
웬만한 '천문학' 책의 내용이 너무나 과학적이고, 수학적인 탓에 이해하기 힘든 면이 있다. 이 책은 10대를 위한 책인데도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도 읽어야 할까? 읽어도 이해하지 못할 내용으로 가득한 책인데 말이다. 심지어 '천문학' 따위를 몰라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 없는데도 말이다. 결론은 읽어야 한다. '막장 드라마'를 보듯 천문학 책을 읽어야만 하는 시대다. 뭐..'막장 드라마'도 뭔 내용인지 모르고 보기는 마찬가지니, '천문학'과도 통하는 면이 없지 않다. 다시 말하지만, '천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인생이 달라질 것이다. 고작 4%만을 밝혀냈을 뿐이지만, 고작 4%를 밝혀내기 위해 평생을 연구에 몰두하는 사람들의 감동 스토리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