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쁨 중독 - 매 순간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착각
셀레스트 헤들리 지음, 김미정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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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근면성실함을 강조한다. 게으르면 안 된다. 나태하면 뒤쳐진다. 심지어 아침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먼저 잡는다면서 부지런함을 열심히 강조한다.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리고 성실함은 어디에서건 사랑받고 존중받고 인정받는 '으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가는 당신은 행복하신가?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사실 요즘과 같은 '돈이 돈을 벌어다 주는 시스템'을 장착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성실함이 돈을 벌어다주지 못하고 있다. 마치 시지프스가 받는 형벌처럼 말이다. 또는 대한민국에서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위해 평생을 열심히 일을 해도 절대로 살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초등시절부터 '스펙'을 쌓으며 12년을 죽어라 공부해도 돈 받은 부모 덕을 보는 '금수저'를 결코 이길 수 없게 만들어 버린 시스템에서 성실함은 유명무실해질 법도 하다. 아, 이 책에서는 이런 사회문제와는 좀 다른 '바쁨 중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사회에서도 더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꿀 수 없을 정도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노골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문제점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 수 없긴 하다.

 

  하지만 '바쁜 생활'을 하는 본래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좀 다르게 보일 지도 모르겠다. 이를 테면, 정말 우리는 스스로 원해서 바쁜 것인가? 물론 성공신화를 쓰기 위해 미친듯이 커리어를 쌓아가는 일꾼들에게 하는 말이다. 이 책이 '자기계발서'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당연한 질문이다. 정말 눈코 뜰 새도 없이 바쁜 일꾼들이 있다. 막중한 책임을 맡은 책임자들, 다른 사람으로 대체불가인 능력자들, 그리고 정말로 좋아서 미친듯이 몰입하는 재주꾼들이 그렇다. 이들이 하는 일은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쓰여진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의 저자도 그닥 반대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성공'이란 문턱을 넘지도 못했는데 벌써 자신의 일상이 너무나도 바쁜 이들이 있다. 이들은 아직도 '비효율'이라는 선을 넘지 못한 '예비 성공꾼들'인 셈이다. 아직 성공하지도 못했고, 성공하기에는 뭔가 2% 부족한 이들 말이다. 그들이 아직 성공신화를 쏘아 올리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 말하길 '하릴없이 바쁜 척 하기' 때문이란다.

 

  성공한 사람들은 일에 '쫓기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쫒는' 사람들이다. 일에 치여 허덕이며 겨우 마치는 이들이 아니라 일을 다스리고 관리하며 즐기는 이들이 바로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당신도 여유를 즐기며 성공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은가? 당연한 말이다. 누구든 바라 마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의 삶을 우선 순위에 두고 일을 즐기면 된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자신이 진짜로 바쁜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허투루 낭비하는 '시간'이 있다면, 과감히 줄이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테면, 낼모래가 시험인데 '인스타그램'을 서핑하며 '좋아요'만 누르는 시간이 2시간이라면, 과감히 줄여야 한다. 아예 하지 않으면 시험공부할 시간이 2시간 늘어난다는 원리다. 말로는 파악하기 쉽지만 실천하기 힘들다면, '기록하는 습관'부터 가져 보아라. 자질구레한 것까지 몽땅 기록한 다음에 '지난 일주일간', 또는 '지난 한 달간' 자신이 한 일들을 꼼꼼히 살펴보길 바란다. 정말로 시간을 낭비한 것과 같은 일들은 과감히 삭제해 나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 관리'를 시작했다면, 본격적으로 하릴없이 바쁜 일상을 고쳐 나간다. 예를 들어, 자신을 남과 비교하는 일부터 버려라. 정말 쓰잘 데 없는 짓이다. 전교1등이 쓰는 참고서를 내가 쓴다고 전교1등 되는 것 아니다. 나에게 맞는 참고서를 써야 공부의 능률이 오르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그리고 충분한 휴식을 즐겨라. 사람은 쉬어야 다시 일할 수 있는 힘을 회복할 수 있다. 일 중독에 빠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잠을 자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여가를 충분히 활용하라. 잘 놀아야 일의 능률도 오르기 마련이다. 일과 전혀 상관없는 여가생활을 통해서 참신한 아이디어가 샘솟기 마련이다. 그리고 친구를 많이 사귀고, 일도 혼자 하지 말고 함께 하라. 일하는 방법에만 몰두하지 말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안목을 넓히고 목표를 분명하게 세우는 것...이런 것들이 삶과 일을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다.

 

  이 책은 일을 하지 말라는 내용이 아니다.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열심히 사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수많은 이들이 성공과는 별개로 너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말을 하고 싶은 셈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을 포기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일중독은 금물이다. 행복한 삶을 동반하지 않은 성공은 성공이 아니란 말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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