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근길 부자 수업 : 트렌드 편
백상경제연구원 외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11월
평점 :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리즈가 나오면서 '인문학 열풍'이 불었다. 오랫동안 '밥 굶어죽기 딱 좋은 학문'이란 비아냥을 들었던 인문학에 훈풍이 불면서 너나 할 것 없이 교양을 쌓는 새시대를 맞이한 셈이다. 덩달아 '퇴근길 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제목이 주는 강렬한 끌림 덕분일까. 드문드문 책을 읽는 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런 대박을 낸 때문일까. <출근길 부자 수업>으로 새로운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제목대로 '경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인문학책이다. 그 첫 번째 시리즈로 '트렌드 편'이 나왔다. 경제적 안목을 키우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우선되는 것이 바로 '트렌드 읽어내는 힘'일 것이다. 주식을 사더라도 어떤 종목이 오름세이고 내림세인지 간파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투자하는 사람일수록 '트렌드'를 읽어내는 힘은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아주 중요한 능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비단 경제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서 '트렌드'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니 더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2021년 이후의 삶을 좌우할 '경제 트렌드'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간의 거리를 적당하게 유지하면서 일상생활을 해야 하는 방식이 우리를 '언택트 사회'로 빠르게 적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비접촉 시대'가 펼쳐진 셈이다. 이제는 국가간의 회의도 '화상회의'로 하는 추세다. 대한민국이 선두로 선보여주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한 '재택근무'도 빠르게 진척되고 있는 변화의 바람 중의 하나다. 물론, '재택근무'를 할 여건이 되지 않은 직장이나 직종도 아직은 많이 있다. 그러나 '비대면'이 일상이 된 어느날 갑자기 '재택근무'는 어른들의 세계뿐만 아니라 학교의 수업에서도 빠르게 접목시켜서 우리의 일상을 달라지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트렌드 읽기'란 이런 것이 아니다. 특히, 경제 트렌드를 읽어낸 뒤에 무엇에 투자할지 결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에는 그런 '결정적인 조언' 같은 것은 없다. 그건 어디까지나 '읽어낸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공유경제' 같은 것도 요즘 트렌드가 되었지만, 공유경제 자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던 시스템이다. 나그네가 밤이 늦어서 어느 집 문 앞에 서서 "이리 오너라"를 외치면 집주인은 "뉘슈?"라고 묻고, "지나가는 과객인데 하룻밤 신세를 질 수 있을까 하여 실례를 무릅쓰고 주인장의 단잠을 방해하였습니다"라고 나그네가 답하면, 주인장은 의례적으로 "빈방이 있긴 한데 워낙 누추해서...그래도 개의치 않으시다면 들어오셔도 좋소"라고 답하고, 나그네는 "송구스럽지만 사양할 처지가 되지 못하니 실례를 하겠습니다"라면서 '공유경제'의 일상적인 단면을 보여주곤 했었다.
실제로 옛날부터 이런 '공유경제'의 모습은 세계적인 트렌드였다. 그러다 '소유의 시대'를 거쳐 다시금 '공유경제'가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코로나시대'를 맞아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들긴 했지만, 이젠 '소유'보다는 '공유'가 더 보편적인 경제 트렌드가 될 것은 틀림없는 현상이다.
여기에 '투자적인 감각'이 뒤따라야 한다. 투자의 귀재는 '정보'를 허투루 다루지 않는다. '데탕트 시대'에 소련이 붕괴하고 서방의 자본을 대거 들여올 거라는 정보를 마주한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과거 차르 시대의 빚을 어떤 방식으로든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보고 '차르 시대의 채권'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그 결과, 코스톨라니는 이 채권 거래로 무려 6000%라는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물론 경이적인 기록일 뿐으로 '일상적인 투자'에서 거둘 수 있는 수익률은 아니다. 하지만 '정보'를 남다르게 분석하고 과감하게 투자에 뛰어든 결과라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부자 수업'이란 바로 이런 식이다. 결론은 없지만 '트렌드'를 읽어내기 위해서 수많은 '인문학적 지식'을 쌓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담아놓은 책이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안정적인 자산'에만 투자가 쏠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물론 불확실한 미래에 '기본소득'도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탕진잼'에 맛들릴 수도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미래의 가치는 '효율적인 투자'에 있다는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를 테면, 우리 나라의 미래 항공우주사업을 위해선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 나라는 '나로호 3호'까지 자력으로 쏘아올린 경험을 갖추고 있으며, 그중 한 번은 '인공위성'을 성공적으로 쏘아올린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자체 엔진과 연료를 더 개발하는 숙제를 안고 있긴 하지만, 미국 나사와 협력을 하면서 2050년에는 우리의 자체 기술로 달착륙까지 할 수 있는 우주선을 쏘아올릴 예정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예산확보'다. 여기에 국민적인 투자가 뒤따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항공우주 분야'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나라는 손을 꼽을 정도로 적은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현재, 미국의 인공위성을 우리 나라 우주선에 실어서 쏘아올릴 예정이고, 우리 나라는 연구개발비와 함께 '수익'을 동시에 얻어내었기 때문이다. 향후 세계적으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데 우리 나라의 '우주선'을 이용하겠다는 계약이 들어온다면 더욱 발전가능성이 높은 분야이기도 하다. 이런 대한민국 항공우주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단순히 '수익률'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력신장에도 도움이 되는 투자이므로 일석이조가 될 것이다.
물론,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말 그대로 '돈을 던져버리는 것'이 투자이기 때문이다. 그 돈이 몇 배로 불어서 나에게 돌아올지, 그냥 버리게 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래서 '트렌드를 읽어내는 힘'이 중요한 것이다. 투자의 귀재가 되는 길은 '다른 길'이 없다. 또한, 투자에는 '운'을 믿어선 안 된다. 운(運)도 여기저기 옮겨다닐 뿐이기 때문이다. 오직 '읽어내는 힘'에 따라 성공률이 좌우될 뿐이다. 그런데도 연속적으로 투자에 성공하는 '투자의 귀재'와 같은 이들이 있다. 바로 '트렌드'를 읽어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첫 번째 시리즈로 '트렌드'를 선택한 까닭일 것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