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꿈꾸는 학교 - 발도르프 학교의 철학과 교과과정에 대한 소개
크리스토퍼 클라우더.마틴 로슨 지음, 박정화 옮김 / 양철북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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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모임에서 발도로프 학교 영상을 봤다. 오래전 꽂아둔 책이 생각나 펴본다. 그때는 와닿지 않은 내용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온다. 우리 삶과 똑같지는 않지만 크게 보면 던져주는 이야기가 다르지 않다.

 

"우리의 삶은 진리를 향한 도제살이다. 하나의 진리 밖에는 또 다른 진리가 있고 이 진리의 동심원은 끝없이 펼쳐진다. 도달할 수 없는자, 하늘을 나는 완전한 존재에는 결코 인간의 손이 닿지 못하고 인간의 배움에는 끝이 없다." (148쪽)

 

 발도로프 학교는 인간발달을 깊이 고민하고 그 흐름대로 배워가는 교육이다. 사람은 몸, 마음, 넋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잘 키워주는 것이 교육이라 말한다. 여섯 살까지는 몸과 손가락을 많이 쓰는 배움, 열네 살까지는 마음과 가슴으로 느끼는 예술교육, 스물한 살까지는 머리를 쓰는 교육을 강조한다.  

 

"양육과 교육의 임무는 성장하는 개인이 자신에 대해 건강한 생각과 확신을 가지고 세상에서 자기 길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27쪽)...부모와 교육자가 잘 이끌어주면 아이들은 자기를 둘러싼 세계와 문화에 깊은 흥미를 느끼게 되는데, 그러려면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의문을 갖고 질문을 던지는 것은 성장의 자연스러운 단계다...교육자의 임무는 어린이가 세계를 의미 있게 이해하도록 이끄는 것이다.(28쪽)"

 

 발도로프 학교는 정부에서 지원을 받는 학교가 아니다. 교사 월급도 일반 학교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발도로프 교사들은 늘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영상에서는 교사들은 구도자 길을 가는 사람이라 말한다. 직업이 아닌 부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불편하게 다가오는 무언가는 뜻이 있는 거라 했다. 불편하게 다가온다. 난 그렇게 살고 있는가?

 

 "이렇게 묻지 말자. 한 사람이 현재 사회 질서에 잘 적응하려면 무엇을 알아야 하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보다는 이렇게 물어야 한다. 인간의 마음에는 무엇이 살고 있으며 무엇이 성장할 수 있는가? 그래야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품성을 사회로 이끌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사회가 원하는 대로 다음 세대를 만들어서는 안된다." (166쪽)

 

 새롭게 깨달았다.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아이들에게 무엇을 집어 넣어야 할지 고민하기 전에 아이들은 어떤 존재며, 어떻게 아이들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사회가 필요한 사람을 만드는게 아닌 행복한 사람이 되는 길을 생각하는 교육. 그렇게 자란 행복한 사람이 모이면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오는 것 아닐까?

 

(2015.04.14 민들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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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5-04-15 05: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사들이 `돈을 넉넉히 받는 일자리`가 아니라
`아이와 즐겁게 어우러져서 삶을 배우고 가르치는 자리`를 찾으면
꼭 발도로프가 아니어도
아름다운 배움마당이 되면서
서로 기쁘게 자랄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초등학교 한자병기' 투표에 참여해주세요.

 

 한자보다 우리말을 바로 살리는 것이 먼저입니다.

 

http://news.kbs.co.kr/poll/pollViewPage.do?SEARCH_POLL_GROUP_CODE=8&SEARCH_POLL_CODE=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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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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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지 일 년이 되간다. 내가 아는 선생님 제자도 돌아오지 못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건 아무것도 없다. 그동안 내가 한 일도 별로 없다.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책을 사기도 솔직히 두려웠다. 책을 사고 한참이 지나 읽는다. 읽으면서도 이 이야기를 읽을 수 있을까 싶었다. 아이를 낳아 길러보니 더 아프다. 아이를 잃고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찢어진다. 그 일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 부모님들 마음을 읽고 눈물이 난다. 눈이 아닌 가슴에 눈물이 난다.

 

 책을 갈무리하는 글도 쓰기 힘들다. 그냥 읽었다. 아, 정말 부모들 마음은 똑같구나. 정말 사랑했구나. 참, 일찍 가기 아까운 꽃처럼 아름다운 아이들이였구나. 다시 화가 난다.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하루빨리 돌아오길. 그리고 세월호 진상이 똑바로 밝혀지길. 나도 그 길에 무언가 보탬이 되길. 다시 눈물이 흐른다.

 

(2015.4.13 민들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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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예요. 대학교에도 벚꽃이 흐드러지게 펴 참 보기 좋아요. 기숙사 넘어 작은 언덕에도 '봄까지꽃'이 화사하게 피었지요. 저는 이 꽃이 '개불알꽃'인 줄 알았어요. 알고보니 일제강점기에 일본 식물학자가 붙인 이름을 한국학자가 그대로 옮긴 이름이더라구요.

 

 

 

 이 꽃은 겨울이 저물고 봄이 될 때에 처음 피고, 봄이 저물 무렵까지 펴요. 이름 그대로 '봄까지' 피고 지는 꽃이죠. 이렇게 이쁜 이름을 두고 왜 '개불알꽃'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요?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밥풀같은 더 어처구니 없는 일본말 뿌리 꽃이름도 있다고 해요.

 

 저는 풀, 꽃, 나무 이름을 잘 몰라요. 시골에 살지않아 그러기도 하지만 외우려고 애써도 금새 까먹고 이게 저 꽃같고 저게 이 꽃같고 그래요. 엉터리 꽃이름을 외우느니 아이들과 함께 보며 이름을 붙여 보는게 낫겠어요. 꽃을 바라보는 마음에 따라 이름도 달라지겠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사랑스럽게 부르면 사랑스러운 이름이 튀어나올꺼라 믿어요.

 

 꽃을 한참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운동장 앞에 붙여진 현수막이 눈에 띄였어요.

 

 

"내 머릿속엔 국어, 실습, 성공적."

 

 이건 뭐지? 사람들에게 궁금함을 주긴 했죠. 아마도 국어과 후배들이 선배들에게 실습을 잘 다녀오라는 뜻 같았어요. 저번주 '적'을 공부해서 더 마음이 쓰였지요. 그래서, '적' 이야기를 한 번 더 해보려구요.

 

 저번 이야기에 우리말 이끄미 '최종규'님이 댓글로 이런 말을 남겨주셨어요. '적' 앞에는 '한자말'이 거의 붙는다고, '적'을 쓰고 안쓰는게 다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쉬운 우리말을 쓸지, 아이들과 어떤 말을 나누어야 아름다울까 살피는게 먼저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래서 저번에 살핀 보기를 한 번 더 바꿔보려고 해요.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도 몇 가지 추려봤어요.

 

<지난주 보기>
1. 철수 엄마는 무조건적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2. 철수 엄마는 조건없는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3. 철수 엄마는 아낌없이 펼치는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1. 그래도 순종적인 학생이 좋다.
2. 그래도 순종하는 학생이 좋다.
3. 그래도 고분고분한(상냥한, 얌전한, 다소곳한) 학생이 좋다.

 

1. 권위적인 교회를 변화시키는 사람들이 모였다.
2. 권위에 갇힌 교회를 변화시키는 사람들이 모였다.
3. 차가운(딱딱한, 우악스러운) 교회를 변화시키는 사람들이 모였다.

 

<책-'자발성과 협력의 프레네교육학'에서>
1. 학교가 결코 사회적 진보의 선두에 서 있지 않다.
2. 학교가 결코 사회 진보 선두에 서 있지 않다.
3. 학교가 결코 세상을 바꾸는 맨 앞에 서 있지 않다.
(또는 학교가 결코 새길을 여는 맨 앞에 서 있지 않다.)

 

1. 실제적으로 학교의 성숙은 매우 직접적으로 가정, 사회, 정치적 환경에 의해 조건화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 실제로 학교의 성숙은 매우 바로 가정, 사회, 정치 환경에 의해 조건화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3. 참으로 학교가 크는 것은 가정과 사회, 정치 환경 탓이 매우 크다.

 

1. 평등적 민주주의를 실현한다는 프랑스 학교는 오랫동안 역사적으로 이원적인 체제를 갖추고 있다.
2. 평등 민주주의를 실현한다는 프랑스 학교는 오랫동안 역사로 보면 서로 다른 체제를 갖추고 있다.
3. 평등 민주주의를 펴는 프랑스 학교는 지난날을 살피면 서로 다른 틀을 갖추고 있다.
(또는 고루 스스로 주인이 되는 프랑스 학교는 지난날을 살피면 서로 다른 틀을 갖추고 있다.)

 

<누리사랑방>
1. 내가 그 사람을 직접적으로 만나 보겠다.
2. 내가 그 사람을 직접 만나 보겠다.
3. 내가 그 사람을 바로(몸소) 만나 보겠다.

 

1. 역사적으로 보면 이 지역은 매우 의미있는 곳이다.
2. 역사를 살피면 이 지역은 매우 의미있는 곳이다.
3. 오랫동안 이 땅은 매우 뜻깊은 곳이다.

 

 쉽지는 않죠. 그래도 애써보자구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 좋은 글 아닐까요? 배운 사람, 특히 학자들 글을 보면 너무 어려워요. 아이들을 만나는 우리들부터 쉬운 말, 글을 써봐요.

 

 제가 이런 글을 올리는 이유는 스스로 깨닫고 배우기 위해서예요. 제가 많이 알아 이런 글을 쓰는 게 결코 아니지요. 위에 나온 보기들이 어색하기도 해요. 한 번 더 생각해보는거죠. 더 좋은 말, 보기가 있거나 다른 생각들도 올려주시면 좋겠어요.

 

 함께 배우고 깨달아 말삶을 가꾸어 보려구요. 하나 둘 쌓여 바탕이 된다면 아이들과도 아름다운 말을 즐거이 나눌 수 있겠지요?

 

(2015.04.12 민들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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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5-04-12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등적 민주주의`는 참으로 딱딱하게 굳은 생각으로 나온 말이지 싶어요.
이런 말로는 아이들한테 아무것도 못 가르치리라 느껴요.
아이들이 알아듣도록 하자면 ˝다 함께 민주˝가 되어야 할 테고,
아이한테는 `민주`도 어려우니 ˝다 함께 주인이 되는˝이 되어야 하는데
`주인`도 쉽지 않을 수 있고, 이 한자말은 말뿌리에서 그리 아름답지 않은 뜻이 있기에
˝다 함께 어깨동무하는˝이나 ˝다 함께 어우러지는˝으로 더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모두 주인이라면
주인이 없다는 말이기에
`평등`과 `민주`는 알고 보면 같은 말이 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생각을 하지 않고 말만 붙잡으면
생각도 말도 뻗지 못하고 말아요.
 

억지로 떠 밀어
딸 아이
어린이집을 보낸 아침

 

학교로 걸어간다

 

쯔찌찌륵 찌찌찌르
꼬고오록 꼬꼬 꼬고오록
짹 짹 째째잭

 

햇살은 환한데
새소리가
아이 울음 소리같다

 

(2015.04.09 민들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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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5-04-10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도 새도
언제나 맑은 노래예요

민들레처럼 2015-04-10 17:20   좋아요 0 | URL
맑은 노래를 부르며 함께 즐거이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