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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에서 날아온 행복한 교육 이야기 - 슬픔을 이겨내는 법을 가르치는 교실
첸즈화 지음, 김재원 옮김 / 다산에듀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인가 북유럽교육에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아마도 피사(PISA) 국제학업성취도평가 결과 때문인 듯싶다. 나는 각 나라마다 문화적 특징이 있는데 무조건 다른 나라교육이 좋다고 하는 모습에 회의적이었다. 예전에 핀란드 교육혁명을 읽고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드는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렇지. 맞아!' 하는 공감의 감탄사가 나왔다. 지금 우리 교실은 행복한가? 지금 우리 교실은 학교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들, 대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극심한 경쟁과 시험에 힘들어하는 아이들, 가정불화에 불안한 울타리에서 살아가는 아이들, 자신을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여기는 아이들로 행복하지 못하다.
사회는 더 우울하다. 경제성장은 이뤘지만 갈수록 살기 어려운 시대, 곳곳이 아직도 부패되어 있지만 ‘가만히 있으라’하는 사회,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듣지 않는 사회,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물질만능주의 사회, 새로운 시대정신이 부재한 사회까지 우리를 힘들게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는가?
나는 교육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사회의 큰 틀과 제도를 바꾸는 노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사회를 운영하고 만들어가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 남을 딛고 일어서야 성공하는 경쟁사회가 아닌 서로 나누고 함께 하는 기쁨을 느끼는 공동체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 힘은 바로 교육에 있다.
교육은 그 누구도 아닌 아이들을 위한 것이다. 그러한 본질을 놓치지 않는 교육을 바로 북유럽교육에서 보여주고 있다. 직업의 차별이 없는 평등한 사회, 사회 전체의 평균 수준을 높이는 평등 교육, 자신을 위한 진정한 공부, 경쟁이 아닌 협동을 배우며 일등도 꼴찌도 없는 활기찬 학교, 줄 세우기가 아닌 성장을 위한 평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문화예술 및 스포츠 교육, 삶과 연계된 공예교육,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직업체험교육, 개인의 즐거움보다 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배우는 시민교육, 가치관을 세우는 토론교육까지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특히 세월호 사건을 겪은 후 슬픔을 이겨내는 교육까지 우리에게 던져주는 의미는 컸다.
북유럽교육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고등학생 총기난사사건도 있었고, 공부가 재미있냐고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고 자신있게 대답한다. 북유럽의 날씨와 기후에 맞는 민족성과 문화때문에 전체적으로 우울한 사회 분위기도 그렇다. 우리도 북유럽교육을 그대로 따라한다고 지금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바로 우리가 만나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시작해야 한다. 교육의 본질을 놓쳐서는 안된다. 북유럽교육이 아이들에게 던져주는 말이 나의 마음을 울린다.
'조급하게 굴지 말자. 그리 대수로운 일도 아니잖아. 마음이 통하고 옳은 일이라면 계속해보자. 힘들어도 나중에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