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콜럼버스는 신항로를 개척했을까? - 아나카오나 vs 콜럼버스 역사공화국 세계사법정 28
손세호 지음, 조환철 그림 / 자음과모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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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메리카를 정복하면서 그곳에서 살던 원주민이 자신들이 대대로 이어온 지역을 빼앗기고 이제는 보호구역같은 곳에서 살거나 그들의 문화를 일어버린채 미국화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비단 미국과 원주민 사이의 일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일들은 15세기에 유럽의 국가들이 새로운 땅을 찾기 위해서 세계 곳곳으로 진출하면서 일어난 일들이다. 이처럼 신대륙을 위한 탐험에서 대두되는 인물이 바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이다. 그의 신대륙 발견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콜럼버스가 신대륙이라고 발견한 곳이 사실은 인도가 아니라 아메리카였다는 것이 후에 밝혀졌다. 흥미로게도 그곳을 4번이나 다녀왔음에도 콜럼버스는 그곳이 아메리카였다는 것을 몰랐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그의 업적에 반기(?)를 들고 일어선 여인이 있다. 에스파냐 왕실의 후원을 받고 신대륙 개척에 뛰어들었던 콜럼버스로 인해서 이후 에스파냐 사람들에게까지 자신들의 원주민이 약탈당하고 노예화 되었으며, 학살당했다고 주장하는 타이노 족의 여성 추장 아나카오나가 바로 그 인물이다.


다른 어떤 법정 공방보다 이 사건은 첨예할 것 같다. 한 개인의 생명이 아니라 아메리카 원주민 전체의 생존과 관련해서 콜럼버스의 죄목(?)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사실만 놓고 보면 콜럼버스와 에스파냐 사람들은 약탈자이자 도둑, 심지어는 살인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첫째 날 신대륙 발견과 관련해서 왜 콜럼버스는 인도로 가려고 했는지에 대한 공방에서 시작해 콜럼버스가 신대륙(실제로는 아메리카)에 도착한 이후 원주민들에게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그곳에 간 에스파냐인들은 그곳의 토착민인 원주민을 어떻게 생각했는지가 자세히 나온다. 바로 이 부분에서 원고 아나카오나의 주장이 얼마나 증명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애초에 콜럼버스나 에스파냐 인들이 이사벨라 여왕의 후원 아래 신대륙을 개척하려고 했던 것은 그들의 문화를 전파하고자함이 아니였다. 오히려 자원 조달이나 영토 확장이 목적이라고 봐야 좋을 것이다. 그러니 그들의 눈에 비친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어쩌면 같은 인간으로서의 입장 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여야 할 존재가 아니였을까 싶다.

 

그렇기에 콜럼버스에 대해 제기된 사기죄는 그의 지위가 일정한 재물이 보장된다는 점과 자신조차 인도가 아닌 아메리카임을 몰랐던 점을 고려해볼때 국왕부부를 속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기에 기각된다. 하지만 콜럼버스의 주장에도 그에게는 약탈죄가 아닌 강도죄가 적용된다고 판결하고 있다. 그리고 전염병을 통한 집단 학살에 대해서도, 노예제도에 대해서도 원고의 주장은 기각된다.

 

원고의 입장에서 보자면 참 억울할 것이다. 자신의 땅을, 자신들의 민족을 잃은 이에게 겨우 이 정도의 판결이 내려지나 싶은 생각이 들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고의 주장이 일부 인정된 점과 양측의 치열한 공방과 증인, 증거를 통해서 내려진만큼 그들의 원혼이 지금이라도 평안함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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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르네상스 문화가 꽃피게 되었을까? - 미켈란젤로 vs 레오나르도 다빈치 역사공화국 세계사법정 27
최경석 지음, 남기영 그림 / 자음과모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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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아무리 사실을 기준으로 기록된다고는 하지만 승자의 입장에서 쓰여진다는 말이 결코 틀린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역사를 외곡하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승자의 입장에 선 이야기를 들려줄것이고 그렇다면 패자의 입장에선 어떻게 될까? 아마도 억울한 점이 있을 것이다. 승자에 진 패자라는 멍울을 쓴 채로 죽음이후를 보내는 것도 내내 억울한 일인데 자신에 대한 평가마저 승자쪽으로 기울어진 것이라면 누구라도 그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어질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발상에서 나온 책인것 같다. 영혼들의 나라인 역사공화국 세계사법정에서 일어나는 패자가 승자를 상대로 제기한 재판이 과연 이제까지의 정석처럼 받아들여지던 내용을 뒤집을 수 있을지, 우리는 그 재판과정에서 어떤 진실을 듣게 될지에 대한 이야기도 이 책을 읽는 재미이자 재판을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역사공화국 세계사법정의 27번째 법정 공방은 르네상스 시대와 전시대를 통틀어서 최고의 예술가로 불리는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의 이야기다. 14세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화의 부활을 일으키는 '르네상스'가 형성되었다. 이제까지 르네상스의 발상으로 중세를 극복하는 동시에 인간 중심 문화를 꽃피웠고 이를 통해서 근대의 세계가 열렸다고들 평가한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사례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을 언급한다.

 

이번 법정 공방에서 중요 쟁점 과제는 단연코 '르네상스'가 될 것이다. 르네상스에 대한 인식을 과연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르네상스의 중세를 극복하고 근대라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게 한 중요한 역사적 문화사조가 될 것이고, 반대로 미켈란젤로의 주장처럼 르네상스를 중세 기독교적 가치 아래에서 융합시키고 조화시킨 인물은 자신이였다는 이야기가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술사적으로 위대한 두 천재의 대결이 단순히 미켈란젤로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밀려서 자신의 명예가 추락했다거나 그를 더 높이 평가하는 데에서가 아닐 것이다. 다만 자신이 추구하고자 했던 미술사적 사조가 달라서 서로에 대한 평가마저 달라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는 물론 단테, 마키아벨리, 보티첼리라는 거장들이 대거 등장해서 피고와 원고의 입장을 대변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르네상의 문화의 정수를 다시금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비록 미켈란젤로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법정에서는 르네상스에 대한 좀더 명확한 정의와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권고받게 된다. 하지만 조각, 회화, 건축에 이르기까지 르네상스의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혼을 불태우며 자신의 천재성을 보여준 미켈란제로의 업적만큼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판결 내용이다.

 

수세기나 어쩌면 그 이상의 시간동안 정의처럼 정답처럼 내려져 오던 내용을 바꾸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아무 시도도 하지 않고 그대로 억울함을 간직하고 있기 보다는 이렇게 미켈란젤로처럼 자신을 제대로 알리는 동시에 그 자신도 제대로된 역사 인식을 할 수 있다면 비록 자신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도 덜 억울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그 내용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 패자 그 이상으로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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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션맨이 왔어요! 그림책은 내 친구 33
미니 그레이 글.그림, 황윤영 옮김 / 논장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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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슈퍼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 온갖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요즘 세로운 영웅이 등장한다. 그것은 바로 '트랙션맨'이다. 표현 그대로를 옮겨보면 '알록달록한 위장 전투복을 입은 최고의 액션 피겨'란다. 아주 평범해 보이다 못해 영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그의 모습에서 과연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절절한 소원이 적힌 편지가 나온다. 이미 가지고 있던 트랙션맨이 끔찍한 낙하한 사고로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산타 할아버지에게 새로운 트랙션맨을 보내 줄 수 없냐고 어떤 모습을 가진 인물인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자세히 그려 놓은 편지에 엄마와 아빠가 트랙션맨을 잠자는 아이의 침대위에 올려 놓고 나가신다.

 

트랙션만의 모습과 이에 대한 설명, 경고문까지 적힌 장난감 트랙션맨이 정말 아이에게 도착한다. 그리고 트랙션맨은 맨처음 임무로 악당 베게들에게 당하고 있는 농장동물들을 구해주게 된다.

 

 

그렇게 아침이 되고 식사 시간에 맞춰서 아이는 새로 받은 트랙션맨을 가지고 식탁에 앉는다. 식사가 끝나면 설거지를 도와 줄 사람을 묻는 엄마의 말에 트랙션맨은 자신이 하겠다고 한다.

 

잠수보에 형광색 오리발, 적외선 물안경을 착용한 트랙션맨은 설거지통의 거품투성이 물로 들어가 사라진 난파선 '체'를 구하고 지저분 대마왕 행주의 공격을 피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위험에서 트랙션맨을 구해준 쓱쓱 솔은 그때부터 트랙션맨의 용감한 애완동물이 된다.

 

트랙션맨은 악질 삽 교수에게 잡혀 온 예쁜 인형들을 구하고, 쓱쓱 솔을 잡아가려고 하는 신비한 발가락들에게서 쓱쓱 솔을 구해준다.

 

 

그리고 트랙션맨과 쓱쓱 솔은 거대한 우주선(사실은 아이가 타고 가는 자동차다)을 타고 어형을 가게 된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아이의 할머니 댁이다. 할머니는 트랙션맨의 선물도 준비해 주셨는데 아래위가 붙은 초록색 뜨개옷과 끈 달린 초록색 뜨개 모자였다.

 

정글용으로 만들어진 초록색 옷은 트랙션맨에게 딱 맞았지만 양말 박사에게 붙잡힌 컵케이크를 구하러 간 트랙션맨의 모습을 보고 모두가 비웃게 된다. 결국 트랙션맨은 우울하게 부엌 절벽 끝에 걸터앉아 있는다.

 

 

그 순간 숟가락들이 모두 바닥에 떨어지는 큰 사고가 발생하고 천하무적 싹쓸이 빗자루의 공격에서 숟가락을 구하기 위해서 트랙션맨과 쓱쓱 솔은 트랙션맨의 초록 뜨개옷의 실을 풀어서 숟가락을 구해준다. 그리고 숟가락들은 그 둘에게 메달을 선물로 주게 되고, 둘은 파란 카펫에 놓인 책 위에서 마치 바다위의 튜뷰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처럼 여유를 즐기게 된다.

 

마치 한편의 토이 스토리를 읽는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어릴적 인형을 가지고 놀때 내가 잠이 들거나 집에 없으면 얘들이 살아움직이는 것을 아닐까싶은 생각을 했던 것이 있다. 아이들이 마치 무생물인 장난감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처럼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이나 장난감에 대한 상상력을 이 책은 고스란히 표현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트랙션맨을 받은 아이의 상상인지, 아니면 토이 스토리처럼 트랙션맨이 살아서 모험을 하는 것인지는 명확히 구분할 수 없지만 왠지 후자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트랙션맨의 모험이나 활약도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모습들이여서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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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이 번지는 곳 독일 In the Blue 13
백승선 지음 / 쉼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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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In the Blue> 시리즈는 정말 우연히 읽게 된 책이지만 이전에 나온 책들을 모두 찾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시리즈를 기다린다. 그리고 최근에 13번째 시리즈 <사색이 번지는 곳 독일>이 출간되었다. 독일의 역사나 지역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유독 관심이 가는 곳을 말하자면 '하이델베르크'이다. 그래서 맨처음 이 책의 표지를 보았을때 너무 기뻤다. 바로 하이델베르크의 카를 테오도어 다리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의 피날레를 하이델베르크가 장식하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독일의 총 6곳을 소개하고 있다. 드레스덴과 뤼데스하임을 제외한 곳은 모두 들어 본 지역이거나 모습을 여러 매체를 통해서 본적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완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두 곳이 많이 궁금했던 책이기도 하다.

 

 

맨처음 나오는 곳은 브레멘이다. 어린시절 브레멘 음악대라는 책을 읽었거나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면 이 도시가 바로 그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시내 곳곳에는 이 브레멘 음악대의 주인공인 동물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고 한다. 이야기속에서 동물들이 서로의 등에 타고 있었던 모습 그대로를 표현하고 있는데 많은 동상들 중에서도 브레멘 시청사 한 귀퉁이에 있는 1935년 조각가 게하르트 막스가 만든 동물음악대 동상이 가장 인기있다고 한다. 특히 당나귀의 앞발을 잡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서 동상은 본래의 색을 잃고 황금색으로 변해있을 정도이다.

 

 

브레멘의 마르크트 광장에서 바라본 모습은 너무 멋지다. 마치 시간속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을 정도이다. 그리고 시청사의 경우엔 시청사라고 하기엔 너무 화려한데 그 독특함이나 예술적 가치로 인해서 199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시청사 앞에 엄청난 높이의 롤랜드 상이 세워져 있는데 독일을 침략한 나폴레옹이 브레멘에 있던 롤랜드 상을 보고 본국으로 가져가려 했으니 시민들의 설득과 회유로 지킬 수 있었다고 한다. 브레멘의 수호신인 롤랜드 상의 무릎을 만지면 다시 브레멘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관광객들이 무릎을 만져서 동상의 무릎이 새까맣게 변해있고 시에서는 롤랜드 상을 지키기 위해서 울타리를 쳐놓았다고 한다.

 

도대체 이런 이야기는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서 전해지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저런 울타리가 사람들의 바람을 막을수 있긴 할까 싶기도 하다.

 

 

마르크트 광장도 멋지지만 브레멘 구시가에 있는 '어부마을'은 정말 예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근처 베저 강에서 물고기를 잡던 어부들이 살았던 슈노어 지구의 이 집들은 현재 예술가들의 작업실로 바뀌어서 아름다우면서도 독특함을 자랑하는 곳으로 변해 현지인과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두번째로 나오는 베를린의 경우엔 무엇보다도 베를린 필하모닉과 베를린 장벽이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그중에서 베를린 필하모닉 콘서트홀의 경우엔 이곳을 설계한 건축가 한스 샤룬이 거리 악사의 연주를 듣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그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연주석을 둘러싸고 있는 관중석의 모습을 보면 획일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배치를 느낄 수 있다. 처음 이 설계는 거부당했지만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지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고 한다. 격식을 파괴하는 모습이지만 폰 카라얀은 진정으로 연주를 듣는 관중을 먼저 생각한 한스 샤룬의 마을을 이해한 것이 아닐까 싶다.

 

 

유럽이 문화재 중에서 참 부럽고 멋있는 것은 수 세기 전에 건축한 건물들을 지금까지 잘 보존하고 있고, 전쟁이나 세월의 풍파에 훼손되었을 경우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것을 재건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건축물이라는 것이 너무 멋지고, 아름답기에 그들의 노력이 더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베를린 돔, 박물관 섬 등과 같이 지극히 현대적인 곳에 과거의 영광이 함께 공존하고, 그것을 활용할 줄 아는 것도 좋은것 같다.

 

 

무너진 베를린 장벽 중 남아 있는 곳에 전 세계 21세국의 예술가 118명을 초대해서 약 4개월에 걸쳐서 평화를 상징하는 벽화를 그린 곳,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국이기에 베를린 장벽을 바라보는 마음은 그 어느 나라 사람보다 다를 것이다.

 

그리고 유태인의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고자 마련된 홀로코스트의 경고라는 기념비. 독일 역사 속 가장 아픈 곳이자 부끄러운 곳일지도 모를 유태인 학살과 관련해서 이런 조형물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 과거사를 끊임없이 반성하고 보상하고 잊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독일의 모습에 놀라움을 느낀다.

 

 

북구의 피렌체라 불린다는 중세의 도시 드레스덴. 저자의 말처럼 이곳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느긋하게 걷기인것 같다. 그리고 노이마르크트 광장에 있는 프라우엔 교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완전히 파괴었지만 드레스덴 시민들이 노력과 독일 태생의 미국인 생물학자 권터 블로베이의 노력이 담긴 곳이다. 그는 1999년 노벨 의학상으로 받은 상금을 프라우엔 교회 재건에 모두 기부했다고 한다.

 

저토록 멋진 곳을 지켜내고자 노력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여행자들을 물론이고 드레스덴에서 살아갈 후손들도 지금까지 프라우엔 교회를 볼 수 잇는 것이리라.

 

 

드레스덴이라는 도시가 처음 만들어졌을때 이탈리아의 예술가, 장인, 음악가, 시인을 동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을 '북구의 피렌체'라고 부르나 보다.

 

 

프랑크푸르트하면 뢰머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독특한 양식의 집들이 흥미롭고, 유럽의 관문이라 불리는 프랑크푸르트 역과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잇는 마인 타워,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생가라고 할 수 있는 괴테 하우스가 있다.

 

게다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도서전이 매해 10월 개최된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시기를 맞춰서 가봐도 좋을 것이다.

 

 

뤼데스하임의 모습을 보면 로렐라이 언덕, 드넓은 포도밭, 아기자기한 골목길들이 인상적이다. 솔직히 가곡과 전설을 안다면 뭔가 기대감이 큰게 사실인데 그곳을 담은 사진을 보면 왠지 썰렁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달래줄 만한 것이 있으니 바로 포도밭이다. 강가에 자리잡은 집들 뒤로 끝업이 펼쳐진 포도밭에서 수확된 리슬링을 맛보고 싶다.

 

번화가와는 거리가 먼 뤼데스하임의 경우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편안하게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은 곳이다. 풍경만 보면 하이델베르크만큼이나 살아보고 싶어진다.

 

 

하이델베르크 성, 철학자의 길, 카를 테오도어 다리, 구 시가지, 성령 교회, 하이델베르크 대학 등과 같이 가히 최고(最古)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가득한 곳이다. 주요 산업이 관광업이라는 말이 있듯이 전체가 멋진 관광지다. 그리고 하이델베르크 성에 있는 22만 리터 와인통이나 하이델베르크 대학 학생 감옥의 자유와 소신의 상징인 낙서들을 보는 것은 분명 흥미로운 여행이 될 것이다.

 

 

하이델베르크 성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서, 특히 네카어 강 주변에 자리한 예쁜 집들에 반해서 꼭 가보고픈 곳이 바로 하이델베르크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오르지 않아도 자신들은 자신있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닌것 같다.

 

그런 지정없이도 이곳은 찾을 수 밖에 없는 곳이다. 강과 붉은 지붕이 어울어진 이곳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독일은 강대국이다. 인구, GDP, 역사적인 면에서도 분명 세계속에서 무시할 수 없는 나라다. 과거 역사적 잘못을 분명히 사과하고 그 댓가를 묵묵히 치뤄내고 있는 나라이기도하다. 오히려 그런 모습이 강대국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비록 독일의 6곳만 담고 있는 책이기에 독일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비교적 대표적인 곳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느낌은 든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독일의 다른 지역들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각 도시들의 특징과 가볼만한 곳들을 소개하면서 이 책은 마무리된다.

잘 알지 못했던 독일의 멋진 곳들을 볼 수 있었던 좋은 책이였고, 14번째 이야기는 과연 어떤 나라의 어느 도시가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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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4-07-27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던에 독일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기 위해 준비한 책들 가운데 이 책도 빼놓기는 어렵더군요. 그런데 막상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도 이 책을 미처 읽지 못했고, 여행을 다녀온 지금까지도 이 책을 읽어보지 못하고 있네요. 독일 여행에서 느꼈던 깊은 감흥들이 어쩌면 그리 쉽게 잊혀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 때문에 이 책을 좀 더 천천히 펼쳐봐야겠다 행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독일의 여러 도시들은 제각각 둑특한 매력들을 지닌 곳이 너무 많은 듯해요. 님의 글을 읽으면서 독일 여행의 추억을 잠시나마 되돌아 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gazahbs 2014-07-28 14:19   좋아요 0 | URL
이미 다녀오셨군요. 다녀오시고 난 다음 읽으면 그때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것 같아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 될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덧글 감사합니다.
 
회사가 우리를 열받게 하는 65가지 이유
전정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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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김혜수의 완전변신한 모습으로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직장의 신>은 직장인의 애환을 그렸다고는 하지만 기본이 드라마이기에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정작 실제 직장에서도 그런 일들이 일어날까? 모르긴 몰라도 그 모습과 일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100%의 모습을 담고 내고 있다고 말할순 없겠지만 레알 직장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오죽하면 제목마저 회사가 우리를 열받게 하는 이유를 무려 65가지나 쓰고 있을까?

 

구직에 실패한 사람과 실업자가 날로 증가하는 요즘 직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있다. 그러니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회사원은 '을'을 위치에 놓일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입사 초기 찬란한 포부는 점차 기업문화에 익숙해진다. 왜냐하면 그게 직장에서 살아남는 기본 수칙이기 때문이다. 이 직장 아니여도 헤드헌터에 의해서 다른 직장으로 스카우트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유유자적 자신의 갈 길을 갈 수도 있겠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취업 준비생은 물론 현역에서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회사 내 직장 문화는 물론이거니와 상사에 대한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래도 어쩔수 없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저자는 바로 이런 이유들로 인해서 이 책을 쓴다고 이야기한다. 직장 신입생이 저자가 겪었던 일처럼 그런 일들을 겪음으로써 혼자서 고민을 끌어안고 있다가 직장을 그만 두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이 책은 분명 우리 나라의 직장 문화나 사회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기업 관련 용어들도 대거 등장한다는 점에서 설렁설렁 쓴 책이라고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왠지 뭔가 모르게 이상향만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는지 자문하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가 말하는 직장문화 속에서의 돌파구를 실천할 수 없는 제안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결코 쉽지만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단번에 변화지 않기에 조금씩 노력함으로써 그 변화를 기대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걸 몰라서 그냥 있지는 않을 것이며, 그들을 의지박약이라고 할 수만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똑같은 현실이라고 해서 모두에게 똑같은 무게와 분위기로 다가오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 내용을 자기것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각자 개인의 상황과 의견에 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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