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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이 번지는 곳 독일 ㅣ In the Blue 13
백승선 지음 / 쉼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In the Blue> 시리즈는 정말 우연히 읽게 된 책이지만 이전에 나온 책들을 모두 찾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시리즈를 기다린다. 그리고 최근에 13번째 시리즈 <사색이 번지는 곳 독일>이 출간되었다. 독일의 역사나 지역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유독 관심이 가는 곳을 말하자면 '하이델베르크'이다. 그래서 맨처음 이 책의 표지를 보았을때 너무 기뻤다. 바로 하이델베르크의 카를 테오도어 다리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의 피날레를 하이델베르크가 장식하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독일의 총 6곳을 소개하고 있다. 드레스덴과 뤼데스하임을 제외한 곳은 모두 들어 본 지역이거나 모습을 여러 매체를 통해서 본적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완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두 곳이 많이 궁금했던 책이기도 하다.
맨처음 나오는 곳은 브레멘이다. 어린시절 브레멘 음악대라는 책을 읽었거나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면 이 도시가 바로 그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시내 곳곳에는 이 브레멘 음악대의 주인공인 동물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고 한다. 이야기속에서 동물들이 서로의 등에 타고 있었던 모습 그대로를 표현하고 있는데 많은 동상들 중에서도 브레멘 시청사 한 귀퉁이에 있는 1935년 조각가 게하르트 막스가 만든 동물음악대 동상이 가장 인기있다고 한다. 특히 당나귀의 앞발을 잡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서 동상은 본래의 색을 잃고 황금색으로 변해있을 정도이다.

브레멘의 마르크트 광장에서 바라본 모습은 너무 멋지다. 마치 시간속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을 정도이다. 그리고 시청사의 경우엔 시청사라고 하기엔 너무 화려한데 그 독특함이나 예술적 가치로 인해서 199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시청사 앞에 엄청난 높이의 롤랜드 상이 세워져 있는데 독일을 침략한 나폴레옹이 브레멘에 있던 롤랜드 상을 보고 본국으로 가져가려 했으니 시민들의 설득과 회유로 지킬 수 있었다고 한다. 브레멘의 수호신인 롤랜드 상의 무릎을 만지면 다시 브레멘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관광객들이 무릎을 만져서 동상의 무릎이 새까맣게 변해있고 시에서는 롤랜드 상을 지키기 위해서 울타리를 쳐놓았다고 한다.
도대체 이런 이야기는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서 전해지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저런 울타리가 사람들의 바람을 막을수 있긴 할까 싶기도 하다.
마르크트 광장도 멋지지만 브레멘 구시가에 있는 '어부마을'은 정말 예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근처 베저 강에서 물고기를 잡던 어부들이 살았던 슈노어 지구의 이 집들은 현재 예술가들의 작업실로 바뀌어서 아름다우면서도 독특함을 자랑하는 곳으로 변해 현지인과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두번째로 나오는 베를린의 경우엔 무엇보다도 베를린 필하모닉과 베를린 장벽이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그중에서 베를린 필하모닉 콘서트홀의 경우엔 이곳을 설계한 건축가 한스 샤룬이 거리 악사의 연주를 듣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그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연주석을 둘러싸고 있는 관중석의 모습을 보면 획일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배치를 느낄 수 있다. 처음 이 설계는 거부당했지만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지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고 한다. 격식을 파괴하는 모습이지만 폰 카라얀은 진정으로 연주를 듣는 관중을 먼저 생각한 한스 샤룬의 마을을 이해한 것이 아닐까 싶다.
유럽이 문화재 중에서 참 부럽고 멋있는 것은 수 세기 전에 건축한 건물들을 지금까지 잘 보존하고 있고, 전쟁이나 세월의 풍파에 훼손되었을 경우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것을 재건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건축물이라는 것이 너무 멋지고, 아름답기에 그들의 노력이 더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베를린 돔, 박물관 섬 등과 같이 지극히 현대적인 곳에 과거의 영광이 함께 공존하고, 그것을 활용할 줄 아는 것도 좋은것 같다.
무너진 베를린 장벽 중 남아 있는 곳에 전 세계 21세국의 예술가 118명을 초대해서 약 4개월에 걸쳐서 평화를 상징하는 벽화를 그린 곳,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국이기에 베를린 장벽을 바라보는 마음은 그 어느 나라 사람보다 다를 것이다.
그리고 유태인의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고자 마련된 홀로코스트의 경고라는 기념비. 독일 역사 속 가장 아픈 곳이자 부끄러운 곳일지도 모를 유태인 학살과 관련해서 이런 조형물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 과거사를 끊임없이 반성하고 보상하고 잊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독일의 모습에 놀라움을 느낀다.
북구의 피렌체라 불린다는 중세의 도시 드레스덴. 저자의 말처럼 이곳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느긋하게 걷기인것 같다. 그리고 노이마르크트 광장에 있는 프라우엔 교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완전히 파괴었지만 드레스덴 시민들이 노력과 독일 태생의 미국인 생물학자 권터 블로베이의 노력이 담긴 곳이다. 그는 1999년 노벨 의학상으로 받은 상금을 프라우엔 교회 재건에 모두 기부했다고 한다.
저토록 멋진 곳을 지켜내고자 노력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여행자들을 물론이고 드레스덴에서 살아갈 후손들도 지금까지 프라우엔 교회를 볼 수 잇는 것이리라.
드레스덴이라는 도시가 처음 만들어졌을때 이탈리아의 예술가, 장인, 음악가, 시인을 동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을 '북구의 피렌체'라고 부르나 보다.
프랑크푸르트하면 뢰머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독특한 양식의 집들이 흥미롭고, 유럽의 관문이라 불리는 프랑크푸르트 역과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잇는 마인 타워,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생가라고 할 수 있는 괴테 하우스가 있다.
게다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도서전이 매해 10월 개최된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시기를 맞춰서 가봐도 좋을 것이다.
뤼데스하임의 모습을 보면 로렐라이 언덕, 드넓은 포도밭, 아기자기한 골목길들이 인상적이다. 솔직히 가곡과 전설을 안다면 뭔가 기대감이 큰게 사실인데 그곳을 담은 사진을 보면 왠지 썰렁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달래줄 만한 것이 있으니 바로 포도밭이다. 강가에 자리잡은 집들 뒤로 끝업이 펼쳐진 포도밭에서 수확된 리슬링을 맛보고 싶다.
번화가와는 거리가 먼 뤼데스하임의 경우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편안하게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은 곳이다. 풍경만 보면 하이델베르크만큼이나 살아보고 싶어진다.
하이델베르크 성, 철학자의 길, 카를 테오도어 다리, 구 시가지, 성령 교회, 하이델베르크 대학 등과 같이 가히 최고(最古)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가득한 곳이다. 주요 산업이 관광업이라는 말이 있듯이 전체가 멋진 관광지다. 그리고 하이델베르크 성에 있는 22만 리터 와인통이나 하이델베르크 대학 학생 감옥의 자유와 소신의 상징인 낙서들을 보는 것은 분명 흥미로운 여행이 될 것이다.

하이델베르크 성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서, 특히 네카어 강 주변에 자리한 예쁜 집들에 반해서 꼭 가보고픈 곳이 바로 하이델베르크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오르지 않아도 자신들은 자신있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닌것 같다.
그런 지정없이도 이곳은 찾을 수 밖에 없는 곳이다. 강과 붉은 지붕이 어울어진 이곳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독일은 강대국이다. 인구, GDP, 역사적인 면에서도 분명 세계속에서 무시할 수 없는 나라다. 과거 역사적 잘못을 분명히 사과하고 그 댓가를 묵묵히 치뤄내고 있는 나라이기도하다. 오히려 그런 모습이 강대국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비록 독일의 6곳만 담고 있는 책이기에 독일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비교적 대표적인 곳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느낌은 든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독일의 다른 지역들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각 도시들의 특징과 가볼만한 곳들을 소개하면서 이 책은 마무리된다.
잘 알지 못했던 독일의 멋진 곳들을 볼 수 있었던 좋은 책이였고, 14번째 이야기는 과연 어떤 나라의 어느 도시가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