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역사학자 - 그림에 깃든 역사의 숨결을 만나다
이석우 지음 / 문예춘추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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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을 남길 수 없던 시절, 그림은 그 역할을 대신하기도 했다. 때로는 역사의 현장을 생생히 담아내기도 하고 그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생활 이모저모를 담아낸 기록지이기도 했던 것이다. 단순히 미적인 작품도 있었을테고 종교적인 이유로 그려진 그림도 있겠지만 그속에서도 우리는 그 시대를 알 수 있는 요소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미술관에 간 역사학자』는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다. 그림 속에 깃들어 있는 역사적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것인 동시에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 책의 저자가 역사학자라는 점에서 그런 저자의 시선에서 바라 본 그 시대를 담아낸 그림들, 그런 그림들 속에 고스란히 담겨진 역사의 한 장면들은 역사적 사실과 기록만으로 담아낸 문헌을 읽는것과는 또다른 역사 공부의 장이 될 수 있기에 그림과 역사의 콜라보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고대 라스코 동굴 벽화부터 시작하고 있는 점만 봐도 인류의 역사의 한 장면을 그림에서 만나보는 것도 의미있는데 이는 라스코 동굴 벽화에 그려진 그림의 요소들이 의미하는 바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우리는 과거 학습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

그렇게 고대로부터 시작해 세계사 속 유명한 장면 장면을 담아낸 그림들이 책에선 소개되고 중세로 넘어가면서부터는 화려한 그림들이 등장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부분의 제목에서는 중세의 음울함을 화려한 색채로 가린다는 표현이 흥미롭다. 

그리고 중세 유럽의 최고 전성기라 할 수 있는 르네상스 시대에서는 자연과 인간에 중심을 두고 그와 관련한 인물들을 그린 그림들이 많은데 종교적 인물들, 신, 그 당시의 경제/사회적인 면모를 만나볼 수 있는 그림도 있다. 
또 유럽의 혁명기를 거치면서 나오는 그림들은 아마도 본적이 많았을 그림들인데 혁명 이전과 이후의 확연히 달라진 그림들에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때로는 그림이 정치 선동으로 쓰일 수 있다는, 어쩌면 지금도 전세계에서 많이 쓰는 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나 역사가 오래 된 정치 선동의 활용도구가 그림인 셈이라는 알 수 있게 한 대목이다. 

이후 등장하는 그림들은 근대로 넘어오면서 불온한 사회, 발전하는 사회 속 어두운 부분들이 사회와 개인에게서 보여지는 그림들이 인상적이며 전쟁 시기의 그림들은 확실히 그 분위기가 혁명기와는 또다름을 보여준다. 이는 여전히 유럽을 덮치고 있는 혁명, 내전 등으로 이어지면서 어느 정도 어두운 기운이 계속된다. 

가장 마지막 저자의 모습을 담아낸 개인적 공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역사적 의미의 그림에 대한 언급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담아낸 그림들은 어딘가 모르게 지금과도 완전히 다르지 않은 부분도 보여 어떻게 보면 가장 와닿는 부분이지 않았나 싶다. 

어느 시대에나 그림은 존재했고 그속엔 어떤 형태로든 그 시대의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화가는 그림을 그린 목적으로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은유적으로 보여주기도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하고자 했던 시대의 정신만큼은 높이살만한 그림들의 향연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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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진 2024-12-10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느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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