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명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그 분이다. 요즘은 이런 말이 쓰이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이런 류의 명언이 유명해서, 명언이 퀴즈로 나오기도 했고 아예 이런 명언만을 모아 출간한 책도 인기였던 기억이 난다. 그런 『스피노자의 진찰실』은 과연 어떤 곳일까? 철학자와 의사의 결합이 다소 낯설지만 이 책의 저자가 그 유명한 『신의 카르테』의 작가 나쓰카와 소스케의 신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왠지 고개가 끄덕여지면서 기대감이 커질 것이다. 작가는 현직 의사라는 점에서 전작 시리즈가 상당히 인기였고 이번 작품 역시 그런 직업적 특성이 잘 묻어나면서 ‘사람의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이보다 더 철학적인 주제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 일견 작품이 제목이 이해가 되었던것 같다.현역 의사이자 작가인 나쓰카와 소스케는 실제로 나가노현에서 의료계에 종사하고 있고 이번 작품에서는 마치 자신의 분신 같은(?) 마치 데쓰로가 등장한다. 작품 속에서는 교토의 하라다 병원의 내과의사인데 어느 날 아들을 혼자서 키우던 여동생의 죽음을 계기로 도심의 병원을 떠나 작은 동네 병원으로 가게 되고 대학병원에서도 꽤나 실력이 있었던 이유로 대학병원의 부교수는 미나미라는 의사를 데쓰로에게 보내서 연수를 하도록 한다. 마치 우리가 감동, 휴먼 의학 드리마의 전형적인 스토리 같은 느낌도 든다. 실력파이나 어딘가 모르게 정통파는 아닌 다소 괴짜 같은 분위기의 의사, 그런 의사에게 배움을 청하러 온 경력이 낮은 의사가 베테랑에 가까운 의사의 실력을 처음에는 의심하지만 그 의사와 함께 지내면서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게 된다는 뭐 그런 이야기 말이다. 그런 가운데 데쓰로가 동네 병원에서 마주하는 환자들은 고령으로 곧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만난 의사가 데쓰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는 가운데 미나미를 데쓰로에게 보냈던 부교수 하나가키로부터 어느 날 급한 연락이 도착한다. 대학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어린 환자의 병세가 위급해 데쓰로가 와서 수술을 해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이런 하나가키의 부탁에 결국 환자를 구하는 일이기에 받아들이는 데쓰로지만 그에겐 한 가지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는데...작품은 몇 년 전 국내에서도 방영되어 상당한 인기를 얻었던 <낭만낙터 김사부>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응급실과 동네 병원이라는 점은 차이가 있지만 김사부의 캐릭터가 많이 떠올랐던 점은 어쩔 수 없었던것 같고 그래도 이런 류의 내용은 언제 봐도 감동이라 어딘가 모르게 『신의 카르테』를 떠올리게도 만들었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