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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부터 온 아기 - 세상으로 날아온 사랑의 눈빛
방혜자 글.그림 / 도반 / 2012년 4월
평점 :
흔히들 말한다. 남자는 군대를 갔다와야하고 여자는 아이를 낳아봐야 어른이 된다고. 어떤 부모님들은 또 말한다. 나중에 결혼해서 애낳고 키워보면 부모심정 다 이해할 것이라고 말이다.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절대 공감할 수 없는 것이 배아파 애 낳는 것이다. 난 지금도 두 녀석을 낳았을때의 감정과 상황들이 모두 떠오른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넘어서 아기가 울음을 터뜨리는 그 순간은 감격과 환희는 아마 겪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아이가 아플때, 처음으로 뒤집기를 할때, 기어가고 물건을 잡고 일어설 때, 그리고 나를 보면 알아듣지 못하는 옹알리를 할 때의 모습, 처음으로 날 엄마라고 부를때의 그 기적같은 순간을 말이다. 모든 아이들이 다 하는 행동임에도 내 아이는 뭔가 특별한 것 같은 그 느낌을 아직도 기억한다.
나 역시도 아이와의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서 아이의 하루 중 많은 모습들을 사진으로 찍어 두었으며, 아이와 관련된 물건들을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이와 엄마의 교감들을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간혹 아이들은 현자(賢者) 같은 말로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동시에 부끄럽게 한다. 때로는 어른인 나도 답을 모를 철학적인 질문을 하기도 하고, 우리가 잊고 살았던 이야기로 감동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방혜자 화백이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아이들과 교감을 나누면서 느낀 점을 아이가 했던 말들로 표현하고 있다. 다양한 사물과 사람들에 대한 아이 특유의 천진난만하면서도 깜짝놀랄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리고 화가라는 직업에 걸맞게 방혜자 화백의 그림이 다수 수록되어 있어서 화보집을 방불케한다. 빛의 화가로도 불리는 저자만의 특징이 잘 묻어나는 그림이자 책이기도 하다.
우리는 빛으로 부터 왔고 빛 속에서 살다 빛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저자이기에 "세상으로 날아온 세상의 눈빛"이라는 부제를 이 책의 부제로 삼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에 생명 탄생의 신비로움을 경험한 엄마와 세상의 신비를 경험했을 아기 모두가 읽으면 좋을 그런 책인 것 같다.
나 역시도 이번 기회를 통해서 아이를 키우느라 힘들어서 놓쳐 버렸던 추억들을 다시금 상기시킬 수 있는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