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차이 -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운의 비밀
한상복.연준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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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영감을 얻고, 용기를 갖기 위한 독서가 필요할 때가 있는데, 나에게는 요즘이 그런 때이다.  10월 중순이면 결정이 날 인생의 새로운 단계를 생각하는 것도 그렇고, 현 상태의, 무엇인가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내가 힘겨울 때.  이럴 때에는 자기계발이나 영감을 주는 책을 읽는 것이 상당한 마음의 양식이 되는 것 같다.  그런 이유였으리라.  그간 무심하게 지나치던 책이었는데, 그 날따라 손에 착 붙어버렸던 것은.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 하는 것은 간단하다.  인생은 운이 크게 좌우하는데, 그런 운은 준비된, 그리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는 것.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좋은 운이 올 수가 없는데, 이는 운이 오지 않는다기보다는 좋은 운이 스쳐지나가도 볼 수있는 안목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좋은 운을 위한 행동과 마음가짐 이상 중요한 것은 평소의 언어습관이라는 것. 

마지막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알면서도 일상생활에서 간과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기에 더더욱 신경써서 사색해봄직하다.  지인들 중에 그런 사람이 한둘은 떠오르는데, 혹 나의 모습은 그렇지 않은가 생각해보게 된다.  아무튼 입에 "죽겠다" "힘들다" "재수가 없다" "사고났다" "큰일이다" 등등 이런 말은 담지도 말고 떠올리지도 말 것.  그것이 내가 이 책에서 건진 행동에 대한 일종의 강화/보강 (reinforcement을 적당하게 번역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힘들때 무엇인가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  물론 이런 류의 책을 자주 읽지는 말고, 인문고전과 문학이나 다른 좀더 깊은 책을 읽는 독서를 하는 것은 끊임없이 상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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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박석무 엮음 / 창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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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들을 한역하여 엮어낸 이 책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암울했던 시기에 절해고도 (까지는 아니더라도 꽤나 먼 거리였을)에서 자식들의 교육과 학문성취를 걱정하면서 보낸 글의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  상당히 오랜 기간을 두고 재발간되어왔고, 그 때마다 오역을 고치고 개선하여 나온 3-4번째 판인것으로 기억되는데, 이 책에는 그간의 사정을 엿볼 수 있도록 각 판에서의 저자의 머릿글도 수록되어 있다.  저자 신상의 변화에 빗댄 대한민국의 시대상도 조금은 볼 수 있는데, 저자가 책을 기획하고 한역하던 당시의 심경은 정약용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글 내내 다산은 자식들의 학문적 성취에 대한 끊임없는 격려와 이를 위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공부방법, 인생론, 독서론, 및 기타 유교/실학 사상을 통하여 설파한다.  자식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이란 예나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볼 수 있었다.   

물론 왕정시대의 유교사상이 살아있던, 그런 시대의 사람이었기에 실학을 통한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음에도 불구하고 태생적인 한계를 넘을 수 없었던 그가 쓴 책답게 현 시대의 우리가 모두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운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벼슬에서 멀어지고 유배된 그는 (그 뿐만 아니라 형제가 여럿이 다 귀양살이중이었다) 자신의 일가를 "페족"이라 칭하며 공부를 열심히 하여 집안망신이라도 면하자는 이야기를 여러번 담아내는데, 이런 것들은 요즘의 우리에게는 좀 오버스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책이란, 특히 이런 일차사료에 해당하는 책이란 그 시대의 정신을 참작하여 읽는 것이 올바른 독서법이라고 배운 만큼, 오히려 이를 통한 다산이나 북학파의 시대타파적인 가치와 그 대착점에 있는, 그러면서도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그 이상 모순된) 왕정/유교사상에 대한 이들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끝으로 다른 분들도 느꼈을 부분이지만, 다산의 시대에도 서울에서 멀어짐은 문화 및 문화인으로서의 모든 소양에서 멀어짐이 었다는 것이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섭게 느껴진다.  조선왕조 500년에 이은 일제강점기-대한민국시대까지 이어지는 서울의 문화/정치/경제/교육/부의 독점에 살짝 한숨이 나오려 한다. 

이 책은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도 인문고전의 필독서 중 하나로 권한 책이니만큼, 꼭 읽어보고 사색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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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자유 - 로쟈의 책읽기 2000-2010
이현우(로쟈) 지음 / 현암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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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현우님의 두 번째 책인 "책을 읽을 자유"는 정확히는 약 10년간 모인 그의 서평이나 비평을 한데 묶어낸 독서일기에 가깝다고 하겠다.  이 전에 나왔던 "로쟈의 인문학 이야기"도 봤는데, 그 때만 해도 그의 글에 익숙하지 못하여 살짝 건조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 책은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 것을 보면 이현우님의 글솜씨가 늘은 것이거나 내 눈이 좀더 나아진 것이거나 둘 중 하나일 듯 싶다.  글이야 그간 꾸준히 써놓은 것을 편집하고 교정하여 모은 것이라고 하니, 나의 책읽기가 조금 성장하였을지도 모르겠다는 흐뭇한 생각을 잠시 해본다. 

문학도 있지만, 상당부분은 철학이나 비평, 또는 기타 사회독서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저자의 편중성이라기보다는 (1)문학과 (2)일반소설을 섭렵하면 (3)철학이나 비평 혹은 사회인문계열의, 좀더 어려운 독서를 하는 일반단계를 충실하게 나타내는 것이라고 보인다.  그래서 좀 어렵긴 했다.  내가 워낙 철학이나 현상에 관련된 독서를 하고 있지 않아서 (매우 최근 독서의 방향을 다시 설정했으니) 그럴 것이다.  그러나 꾹 참고 읽어내려가다보면 모르는 책이나 저자, thesis, 이론을 만날 수 있고, 이는 훗날의 독서가 넓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니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저자가 말한 것처럼 무조건 읽는 것이 좋겠다.   

그렇다고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는 것이, "책을 읽을 자유"는 독서와 책을 그야말로 엄청나가 사랑하는 저자가 다른 이들을 가이드 하듯 차근차근 비교하고 평가하면서 cross-reference나 reading을 위한 동반 독서목록까지 제시한 글들을 모아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으로 편안하게, 전혀 부담없이, 따뜻한 느낌으로 하나씩 하나씩 읽어나가다 보면 읽고 싶어지거나 탐구하고 싶어지는 책을 목록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힘든 마음에 계발서와 motivation 서적으로 채워지던 요즘의 나의 독서에 실로 간만에 좋은 책을 만났것 같아 뿌듯하고 감사하다.  또한 최근 접했던 sensation목적이 느껴졌던 다른 독서일기들처럼 뻔한 베스트셀러와 계발서들이 난잡하게 짬뽕되어 있지 않은 것도 이 책의 수준을 한 단계 이상 높게 볼 수 있는, 진정한 독서일기라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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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처럼 꿈꾸고 게이츠처럼 이뤄라
이창훈 지음 / 머니플러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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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원체 "누구처럼 뭐뭐하라" 는 종류의, 소위 "뜬" 인물들의 action과 life를 분석하여 내놓는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작가의 고된 연구나 특유의 content보다는 sensation을 이용한 기획물의 성향이 짙기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책들, 사실 얼마나 많은가? 

이 책도 그런 류의 범주를 넘지 못하는 것 같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이 두 인물의, 익히 알려진 일화를 정리하여 정해진 결론 - 성공 - 에 대한 이유를 도출하여 마치 그렇게 하면 무엇인가 되는 듯이 쓰는 것 뿐이다.  그런데, 이런 책들도 잘 팔리고, 저자는 성공학이나 비즈니스에 대한 강연을 하러 다니는 걸 보면 참 무섭다.  아니면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인지. 

이들의 성공은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행적이나 말, 또는 일화에 있지 않다.  그런 것을 안다는 것이 재미는 있고 이야기꺼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을 본다고 누구처럼 꿈을 꾸고 다른 누구처럼 이루어는 것이 우리 인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자의 의도야 다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기획물은 좀 그렇다.   

인생이란, 또는 성공이란,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 성찰 및 배움으로 이루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shallow한 독서를 했는데, 그나마 재미도 없었다.  내 돈을 주고 사지는 않았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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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심탄 2020-09-21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지금 다시 같은 소재로 책을 쓰면 이렇게 쓰진 않을텐데.^^ 하라! 체의 제목이 저도 정말 싫었지만 제목은 출판사의 의지가 크게 작용하는 부분이라서...‘실리콘 밸리의 해적들‘이라는 영화를 보고 소재를 얻은 거라 두 영악한 기업가(결코 창의적 천재가 아닌 아이디어 도둑놈들)의 실체를 보여주는 제목을 달고 싶었지만 뜻대로 안되더군요. 비판이전에 관심과 독서에 감사드리고 다음 책을 쓸 때는 이 비판을 염두에 두고 사서 읽어도 아깝지 않은 책을 쓰겠습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 -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
이지성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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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자주 말한 바 있지만, 나는 독서의 방법론이나 독서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나에게 있어 책읽기란 자연스럽게 시간과 함께 진화해 온 어릴 때부터의 취미이자 생활인 까닭에 베스트셀러에 종종 올라오는 수많은 독서방법론에 대한 책들은 나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도 이제서야 경우 읽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내가 본 단순한 방법론적인 독서, 또는 무엇인가를 찾아내기 위한 독서를 표방하는, 소위 실용독서를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은 참으로 책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지극히 당연한 독서론을 피력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런 "인문고전"에 집중하는 독서만이 독서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고 수양하며 궁극적으로는 깨달음을 얻기 위한 책읽기 라는 것인데, 그가 리스트하는 역사에서의 예를 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우리의 공교육이 19-20세기에 정립된 프로이센의 교육 시스템의 21세기 판이라는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도 읽은 바 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주도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자식들은 공립학교에 가지 않고, 소위 Pre School이라고 하는 특수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Ivy League로 가거나 매우 비싸지만 알찬 커리큘럼으로 짜여진 Liberal Arts College를 가서 갈고 닦은 실력으로 Professional School에 진학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저자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즉 "부자"들은 인문고전을 읽고 자식들에게도 인문고전을 읽힌 다는 것.  공립교육 시스템은 말잘듣는 일꾼과 관리자를 mass produce하기 위한 것이기에 인문고전을 읽히는 것이 신분상승을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맞는 말 같다. 

저자는 의견을 피력할 뿐만 아니라, 책 끝에 초-중-고생을 위한 인문고전 읽기 길잡이와 성인을위한 길잡이를 친절하고 자세하게 덧붙여 주는데, 당장 달려가서 한 권씩 찾아볼 일이다.  

저자에 의하면 참 독서란: (1) 정독하고, (2)다독하고, (3) 필사하고, (4) 사색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고전을 오롯히 나의 것으로 만들면 여기서부터는 새로운 사상과 철학이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역시 맞는 말이다.  우리의 선배들, 80년대의 대학가에는 이런 학통이 남아있었다.  현재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고, 이는 '재벌'과 '정치인'들이 바라마지 않는 유행이라고 하겠다.  생각하는 힘을 빼앗긴 젊은이들은 기득권에 위협이 되지 않을 테니까. 

세상을 바꾸는 힘은 이런 독서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할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인문고전을 읽고 사색하는 것만이 나라와 세계를 위한 길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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