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부자들 - 평범한 그들은 어떻게 빌딩부자가 되었나
성선화 지음 / 다산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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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젊은 부자들이란 책이 나온 이래, 참으로 많은 (사실 그전부터도) 부자에 대한 책이 나오는 것 같다.  그만큼 '부'란 결국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화두인 것인듯.  이런 책들도 내용이나 편집에 있어 천차만별이기는 하지만, 결국은 '부'가 주제인, 즉 테제의 한계성 때문일까, 결국 느낌은 거의 비슷하다.  거기서 거기라는 이야기. 

빌딩부자들의 내용은 별난 것이 없고, 자수성가 또는 대물림으로 엄청난 빌딩 '부'를 축적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종잣돈 모으기에 대한 가이드를 싣고 있다.  대략 50-200억 대의 부자들의 이야기인데, 역시 '꿈'을 가질 것과 '나도 힘들게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정말 이들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부자들의 대외용 '멘트'인지...가카도, 재벌도, 심지어는 조폭두목도 하는 '꿈'을 가지라는 말과 '나도 힘들게 시작했다'는 말은 더이상 나에게 별 감동을 주지 못한다.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말을 뱉어내는 사람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끝무렵에 책 전체의 약 10%가량을 할애한 종잣돈 모으기와 투자가이드는, 글쎄...별로 실용성이 없어 보이는 듯.  저자도 밝혔지만 매우 관대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 그런지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꾸준한 재무재정 관리와 저축은 꼭 필요하다는 정도.  

책을 구할 때마다 항상 느끼지만 세상 여느것들이 다 그렇듯이 서점도 유혹으로 가득찬 공간이기에 좋은 책을 선별할 수 있는 눈과 마음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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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 일주 펭귄클래식 81
쥘 베른 지음, 이효숙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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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복잡한데도 책을 계속 읽고 싶다면 가벼운 책이 제격이다.  오늘 시작하여 한 숨에 읽어버린 이 책은 그렇게 읽혔다.   

쥘 베른은 소싯적에 책을 좀 읽었다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작가이다.  그의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해저 2만리 하면 아마도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이 '80일간의 세계일주' 역시 상당히 유명한 책인데, 50년대의 영화화로 특히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19세기 말 런던의 수 많은 사교클럽들 중 하나인 개혁클럽의 멤버인 포그씨는 다른 멤버들과의 '토론' 중 갑작스럽게 내기를 제안한다.  80일안에 세계를 한 바퀴 돌아서 다시 그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  이에 2만 파운드가 넘는 돈을 걸고 당일 채용된 집사와 함께 숨가쁜 80일 동안의 시간과의 경주를 진행하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묘사이다.    

소개글에 보면 이 책을 쓴 시기는 쥘 베른의 과학과 다가오는 세기에 대한 기대가 살아있던 시절이라고 한다.  후기로 가면 H.G. 웰즈와 같은 암울한 미래관이 그의 작품세계의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이 전기의 소설은 이 책처럼 무엇인가 중구난방인, 좀더 정확하게는 젊은이의 기대같은 것이 보인다.  열강의 균형하에서 비교적 평온한 시기를 보내던 유럽 제국과 식민지의 모습에서 그런 것을 본다.  다만, 쥘 베른이 의도했던 그렇지 않았던, 80일안에 세계일주를 마무리하는 목적에만 사로잡혀 주변의 경치나 다른 풍물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난 다가오는 세기를 만들어낸 앞만 보고 달려가는 '문명인'의 모습을 느꼈다.  일종의 작가 특유의 직관적인 예지력이었을까?  내가 잘못 아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왠지.   

그래도 이 책은 20세기를 이미 지난 현재를 살고있는 나에게 모험, 여행, 미지의 세계를 향한 기대 같은 조금은 어릴 때 느꼈었을 마음의 불씨를 다시 들추어 낸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도 등장인물과 함께, 매우 바쁘게 영국-이집트-중국-일본-미국-유럽으로 이어지는 여행을 하면서, 여행에 대한 환상을 다시 찾았기 때문이다.  이제 사회적인 성공 외의 나의 한 가지 목표 - 이담에 일정한 성공을 이루면 조용하고 평화로운 땅에 집을 짓고 책과 함께 늙어가고 싶다는 - 외에 다른 또 하나의 목표의 주었기 때문인데, 45-50에는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냥 꿈으로 끝날지, 구체적으로 실행하게 될지는 그때가 되어봐야 알겠지만, 미국 서부에서 시작하여 지구를 종횡으로 지그재그로 한 바퀴 돌아 미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은 발달된 현 시대의 교통과 속도를 생각할 때 80일이면 가능하고도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끝으로 영화 때문에 나는 이 책 어느 즈음에는 꼭 주인공이 열기구를 타는 장면이 있는 줄 알고, 계속 기다렸는데, 이는 영화에서만 나온 것 같다.  알프스를 넘어가면서 정상의 눈과 샴페인을 마시면 건배하는 것은 영화에서의 로맨틱한 장면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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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시타 고노스케, 위기를 기회로 마쓰시타 고노스케 경영의 지혜
마쓰시타 고노스케 지음, 남상진.김상규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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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시타 고노스케는 특히 한국에서는 너무도 유명한 일본의 경영인, 나아가서 경영의 신이라고까지 불리는 일본의 사업가이다.  전전, 전후를 모두 겪으며 불황속에서도 꾸준히 회사를 성장시켜왔기에 받는 찬사일 것이다.  그 이상 그의 경영철학은 사회와 사람을 생각하는, 단순한 이윤을 얻기 위함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 이윤을 얻는 행위 및 관련된 모든 사항들이 결국은 사회와 고객을 위한다는 좀더 큰 의미로 나타난다.   

이 책에서는 어떤 소설이나 자전보다는 경영에 대한 여러가지 테마 각각에 대한 한두 페이지 분량의 글을 편집해 놓았는데, 틈틈히 읽기에 좋고, 각 주제마다 중요한 이슈에 대한 정리를 해 놓아서 특히 사색하기에 좋다.  다만 그의 인생관이나 경영철학이 구성된 뒷 이야기를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소설 마쓰시타나 자서전을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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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씨 451 환상문학전집 12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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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너무 많이 읽는거 아니냐" 또는 "책을 너무 많이 사는거 아니냐"라는 말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 그래서 책을 많이 읽을 뿐만 아니라 사서 모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정도는 들어보았을 말이다.  그럴때마다 나는 뭐 그런걸 물어보나, 또는 너님은 참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으로 무시하곤 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왜 이딴 소리를 들어야 하나, 내가 뭔가 이상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슬며시 들기도 한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내가 책을 읽고 보관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찾아보려는 마음이 생겼는데, 아직까지는 막연하게 나란 무엇인가 미래에 전해주어야 하는 중요한 것을 보관하고 지키고 있는 일종의 지킴이 "Preserver"같은 것이 아닐까.  나도 모르게 운명지어진... 

아무튼, 화씨 451은 공상과학소설로 매우 유명한 (하다고 한다) 레이 브래드버리의 디스토피아 소설인데, 책이 없는, 아니 책을 읽거나 보관하는 것이 범죄가 되어버린 미래를 그리고 있다.  책을 소유하거나 읽는 것에 대한 페널티는 분서와 분신 내지는 투옥인데, 상당히 많은 디스토피아  영화계열에서 흔하게 인용되는 테마인것 같다.  당장 생각나는 것들만 해도 "이퀼리브리엄"이나 "V for Vandetta"등이 있다.  어느것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소설이 쓰여진 시점이 1940-50년대인 것으로 보아 소설이 원조일 듯. 

소방수 대신 미래에는 방화수라는 것이 있어 일종의 도서/리더 척살대 같은 역할을 한다.  워낙 흔하게 접한 소재라서 새로운 느낌은 없지만, 왠지 읽는 내내 등골이 오싹했다.   

생각해보면 우리 역사에서 흔히 대중의 생각하는 힘을 빼앗거나 특정한 방향으로 조정하려는 시도는 항상 분서나 금서로 나타나왔다.  멀게는 유명한 시황제의 분서갱유 (책을 태우고 유생을 묻어버림)부터, 나찌스 치하의 독일의 분서, 아주 가깝게는 특정이념에 관련된 도서의 금서화 (역대 군사독재시절부터 행해져왔고, 최근의 수 년간도 이어지고 있는) 또는 금서화시도를 보면 역시 폭압자들은 책을, 정확하게는 책이 읽히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책이란 단지 많은 것을 담아 둘 수 있는 그릇의 한 종류일 따름이니까.  책 자체에는 전혀 신비스럽거나 마술적인 매력이 없소.  그 매력은 오로지 책이 말하는 내용에 있는 거요" (화씨 451) 

수 년전부터 꾸준히 진행되어온 전자책의 유통과 보편화가 한층 더 빠르게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특히난 자연보호와 자원보호 및 단가를 낮춘다는 엄청난 당위성하에 일단 교과서부터 전자책화가 확산되고 있고, 그 밖의 경우도 편리성때문에 (값 때문은 아닌 듯.  그렇게 많이 싸지도 않다, 종이책에 비해서) 전자책인구가 서서히 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누군가 예전에도 그랬지만, 만약 모든 책이 전자책으로 바뀌고 종이책이 없어지고 나서 한참 뒤, 전기 플러그를 빼버리면 어떻게 되는 걸까?  또는 특정한 방향으로 책을 일괄적으로 통합/조작하면 과연 그 시점의 우리는 그것을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나도 모르게 전자책화의 진행이 너무도 무섭다.  (과대망상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의미에서도 더욱 나는 종이책을 사 모으고 읽고 보관하여 후세에 물려줄 생각이다.  이담에 꿈이 있다면 조금 한적한 교외에 큰 집을 짓고 한가하게 사는 것인데, 여기에 서고/서가를 짓고 지인들과 또는 뜻있는 사람들과 독서모임을 갖고 교류하고 싶다.  그러다가 더 늙으면 그간 모은 책들을 바탕으로 도서관을 지어 마을에 기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도서관을 짓고 이를 유지하는 비용을 벌어들이는 것도 좋을 듯.  힘이 남아 있을때까지. 

나는 종이책주의자로 살다 갈 듯.   

PS 쓰고나니 화씨 451과는 별로 상관없는 글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화씨 451을 읽고나서 떠오른 생각을 글로 옮긴 것이니까 그래도 화씨 451에 대한 이야기라고 우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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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지 않는 연습 생각 버리기 연습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양영철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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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복잡하지도 않고 현학적인 것도 없기에 처음에는 무척 얕은 독서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사실 도라는 것이 그렇지 않은가?  복잡하고 어려운 것은 사람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고, 보편의 진리란 단순하고 명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깊은, 그리고 매우 느린 사색을 동반한 리딩이 필요하다.   

처음에 읽을 때에는 너무도 보편적인 내용이면서도 그리 와 닿지 않는 부분이 많았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문득 화를 내는 행동이나 생각이 들때 마음에서 이 책의 내용이 떠오르면서 가라앉아버린다.  신기한 경험인 것 같다. 예전에 유명한 선사들의 말씀을 읽으면서 마음이 편안하게 가라앉는 것을 경험한 적이 몇 번 있는데, 이와 유사한 느낌이었다.   

다시 읽으면서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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