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제럴드 단편선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3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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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로 너무도 유명한 작가의 단편을 9편 모은 책이다.  최근에는 그의 단편들 중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영화화 되어 더욱 유명해진 작가인데, 주요 시대배경은 1차대전을 전후한 시기에서 대공황시대를 다루고 있다.  야망, 환상, 재즈, 잃어버린 날들 등 재즈시대와 걸맞는 테마가 주를 이룬다.   

민음사의 책과 별도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내세운 펭귄 클레식의 책도 보았는데 민음사의 책과 거의 겹치지 않아 좋았다.  내 기억으로는 한-두 작품정도가 두 권 모두에 각각 수록되어 있는 것 같다.  (오월제와 노동절이 같은 작품인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다). 

안톤 체호프를 좋아하는데, 그의 단편은 풍자적이거나 그냥 웃기는 이야기들도 많은데, 피츠제렬드의 단편은 조금 무겁거나 우울할 때가 많다.  시대적인 배경이거나 작가 개인의 문제였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체호프도 가난했고, 돈을 벌기 위해 쓴 작품이 많았던 것을 보면 이런 비교자체가 무리겠다).

민음사 - 피츠제럴드 단편선 1

다시 찾아온 바빌론
겨울 꿈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세 시간
광란의 일요일
기나긴 외출
컷글라스 그릇
'분별 있는 일'
부잣집 아이
오월제

펭귄클레식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그리고 또 다른 재즈시대 이야기들

나의 마지막 자유분방한 그녀들
젤리빈
낙타의 뒷부분
노동절
자기와 핑크

판타지
리츠칼튼 호텔만큼 커다란 다이아몬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칩사이드의 타르퀴니우스
오 빨간 머리 마녀!

분류되지 않은 걸작
행복이 남은 자리
이키 씨
제미나, 산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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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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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집어든 이 책의 사진 - 정확하게는 각종 생선들의 회 사진 - 에 끌려 한 페이지, 두 페이지 읽다가 구매를 결정한 책이다.  산 다음날까지 한숨에 다 읽어버렸다.  그 정도로 어렵울 것은 별로 없는 책이고, 다만 사색을 원한다면 조금 더 천천히 마치 '빨간 양철지붕 아래'를 읽던 느낌으로 읽으면 좋겠다.   

한창훈님은 정말 다양한 인생을 경험하고 지난 4년전부터 낙향하여 고향인 거문도에 정착하여 낚시와 저술로 소일하는 전업작가인데, 독특하게도 본인을 '생계형' 낚시꾼이라 칭한다.  즉 잡아온 것, 정확하게는 죽인 것은 모조리 다 먹어없에는 것이 본인의 낚시법칙인데, 일견 매우 합리적이고 포식적이라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생명에 대한 그의 외경심을 볼 수 있다.  먹지 않을 것은 잡지도 않고 죽이지도 않는 것이 결국 그의 법칙일진데, 우리의 생명유지를 위해 보시하는 각종 생물에 대한 큰 고마움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한국에서 널리 먹히는(?) 대표적인 어패류와 해초들을 다루는데, 도입부마다 자산어보의 글로 간략한 소개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독특하다.  어떻게 보면 진정한 의미의 실사구시라는 생각도 좀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한창훈 이라는 작가에 대한 궁금증도 많이 생긴다.  리스트를 찾아 보았더니 상당히 많은 글을 써오신 듯 단행본으로 나온 책/글 외에도 각종 문학상 모음집에도 이름이 올라가 있다.  역시 세상은 넓고 내가 모르는 책/작가도 부지기수로 많은 듯.  하나씩 구해서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거문도에 가서 그와 낚시를 하고 그 자리에서 회를 떠 소주를 한잔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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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 시친의 지구연대기 1
제카리아 시친 지음, 이근영 옮김 / AK(이른아침)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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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명은 약 3번에 걸쳐 갑자기 생겨났다 - 라는 테마는 다른 책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 일종의 범 인류적인 미스터리에 속한다.  즉 현재까지 연구된 바에 의하면 천천히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난 것으로 알려진 우리의 진화 중간중간에는 이렇듯 갑작스런 문명의 등장과 번영이 수 차례 일어난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정통학문에서 다루는 연구와 법칙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것이다.  사실 히스토리체널의 '선사의 외계인들' 시즌 1과 2를 본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접한, 익숙한 테마일 것이다.  

시친이 다루는 이 연구는 기존의 역사, 연구 등의 사실을 근거로 하여 다른 야사나 세계적인 전승기록을 참고하여 직관적으로 추론하여 진행되는 것 같다.  즉 기존의 학계에서 바라보는 관점의 해석이 아닌, 직관적이고 통합적인 기록의 비교연구를 하여 나오는 가정을 'what if'의 형식을 빌려 추론해내는 것인데, 매우 조리있고 합리적이다.   

이 책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보면 결국 선사시대의 전승과 유사시대의 기록이나 신화는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우화적으로 기술한 것을 풀어내어 저자가 생각하는 우리의 먼 과거를 서술하는 것 같다.  시친의 선배격인 여러 저자들 - '신의 지문', '시리우스 커넥션,' 또는 데니켄 류의 - 의 연구를 이어서 그는 정통학계가 다루지 않는 우리의 역사를 찾고 있는 것이다.  매우 흥미있는 추론과 그럴듯한 이야기들이라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다. 

그런데, 이런 책이 이렇듯 쉽게 나오고, 또 관심을 끄는 걸 보면 시대가 참 좋아졌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불과 100여년 전에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고대전승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당히 신빙성있는 가설을 여러 차례 출판했던 사람이 있었고, 시친과는 달리 그는 평생 정통학계의 비아냥에 시달리다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이다.  벨리코브스키로 알려져 있는 그 저자는 시친처럼 다양한 전승을 바탕으로 천재적인 직관적 추론을 이용하여 선사시대의 우리 역사를 연구했었다.  아직까지도 학계가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그의 추론들 중 상당부분이 이미 진실로 밝혀졌는데도 말이다.  역시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친에 따르면 성서의 기록, 그리스/로마 신화, 바빌론의 신화, 수메르 신화 등 세계 곳곳의 유사한 전승들은 어떤 실제 사건을 기록한 것이고 후대에 잊혀진 것이다!  이는 벨리코브스키도 '전승들은 문명시대에 문명이 살아질 후대에도 기록이 어어지도록 신화형태와 갖가지 포장으로 이야기를 전하려 했던 시도의 산물'이라는 주장으로 비슷하게 논증을 했던 바 있다.   

결국 궁금증은 더해만 가는데, 과연 12번째 행성 니비루는 2012년에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인가?  어쩌면 점점 더 늘어나는 UFO현상이 니비루의 공전궤도가 지구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가볍에 읽으면 공상과학소설을 읽듯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좀더 깊이 생각한다면 정말 많은 주제에 대하여 갖가지 망상을 떠올려 줄 매우 흥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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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명문가 - 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위하여
조용헌 지음,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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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를 읽은김에 내쳐 읽었다.  이 책은 앞서 읽은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의 후편인데 근 7년만에 완성된 이어지는 조선의 명문가 이야기이다.  그런데 꼿꼿함은 변함이 없고 이 책의 주인공들격인 명문가의 선행과 독립운동 및 기타 적덕도 계속 이어진다.   

이 책에서 거론된 집안들 중 가장 인상이 깊었던 한 가문을 꼽자면 역시 우당 이회영님의 집안일 것이다.  독립운동을 위하여 조선 최대의 가문이 전재산을 팔고 삼한갑족의 영예를 던지고 만주로 망명한 이 집안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리더쉽이 무엇인지, 그리고 현대의 우리가 잊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숙연해졌다.   

우당 선생님의 독립운동의 직접적인 결과물은 단연코 '신흥무관학교'의 건립과 운영이라고 하겠는데, 이 때문에 선생님과 가족의 거의 파산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 학교에서 배출된 유수의 독립운동가들을 생각할 때 (무려 청산리대첩의 주역들을 포함!) 우당 선생님의 노고가 헛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후일 일경에 체포되어 옥사하신 선생님께서는 극친일정권인 현 정부를 어떻게 보고 계실까?  아니 해방 후 현대사에서 만주군 출신의 독재자와 오사카 출신의 치세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런지?  아마도 다시 태어나셔도 전재산을 털어 다시 국권운동에 바치려 할 것이다.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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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조용헌 지음 / 푸른역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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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초판 1쇄가 나온 이 책은 2010년까지 35쇄가 나와 있다.  고치지는 않고 책을 35번이나 다시 찍어냈다는 것 같은데, 1쇄당 몇 권이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35쇄면 많이 팔린 책일 것 같다.   

조용헌님은 '조용헌의 고수를 찾아서,' '방외지사,' '조용헌 살롱,'등 수 많은 베스트셀러 (그러면서도 결코 얕지 않은) 책을 저술한 작가인데, 특이한 점은 제도권 인사이면서도 강호의 재야고수들과의 인연이 깊고 관심분야도 다방면에 걸쳐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불교학으로 박사를 받고 2002년 당시 원광대학교 동양학 대학원의 교수였다는 점은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의 이런 특이함이 표면으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이 책에서는 조선시대 500년을 이끈 명문가 13집안을 다루었는데, 그 기준은 '고택'의 유무라고 한다.  '고택'의 존재는 한 집안의 '역사성,' '도덕성,' 그리고 '인물'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이는 다시 덕을 쌓는 '적선,' 이나 '적덕'의 가치로 나타나는데, 역사적으로 보면 한 집안의 맥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는데 있어 거의 유일무이한 가치인 것으로 저자는 파악한다.  "명문가 후손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아 적선을 많이 해야 집안이 잘 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조선의 망국, 일제강점기, 해방 후 현재까지 대한민국에 있어 나쁜 점의 상당부분의 책임이 기득권층에 있다고 생각한 때가 있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역사라는 것이 상부와 하부의 액션이 가운데에서 만나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적어도 조선-대한으로 이어지는 지난 500년의 최고의 명문가들 (재벌이 아니다)에 대한 이야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훌륭한 지도층이 있어왔음을 알게 되었다.  그 전통이 잘 이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좋은 일을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해내고 있는 많은 분들에 의해서 (역시 재벌이 아닌) 이어지고 있으리라 믿는다.   

이 책에서 소개한 대만의 국사 '남희근'선생님에 의한 운명을 바꾸는 방법 네 가지가 나와 있어 소개한다.  독서인이라면 반색을 할 수도 있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남 선생에 의하면 운명을 바꾸는 방법은 첫째는 적덕이요, 둘째는 명리를 통찰하는 것이요, 셋째는 풍수요, 넷째는 책을 많이 읽는 것이라고 한다."   

위의 이론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차치하고라도 첫번째인 적덕과 네번쨰인 다독은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재미있다.  특히 둘째인 명리통찰과 셋째인 풍수고찰은 일반인의 범주가 아니기에 손쉬운 대안이 두 가지나 있다는 것과 이 둘은 방법의 으뜸인 '적덕'과 마무리인 '다독'이라는 것이 더욱 와 닿는다.  결국 팔자를 바꾸는 방법에는 이렇듯 '평범'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것이다.  정녕 천도는 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적덕'을 많이 하고 '다독'을 이어서 과연 운명이 바뀌는지 시험해 보아야 겠다.  아마도 한 30여년 후면 알 수 있겠지? 

끝으로 이 좋은 책의 오류, 옥의 티 같으면서도, 그렇기에 더욱 아쉬운 부분을 몇 개 옮긴다.  편집자는 유의하여 주시기를.

오류  

1. Pg 282 - 김성일이 진주대첩을 이끌었다고 되어있는데, 진주대첩은 김시민 당시 진주목사가 지휘했다.  김성일은 후기 2차 진주성 전투 때 의병장 김천일 등과 함께 순국한다. 

2. Pg. 283 - 의병장 고경명 장군은 임진왜란 5000명의 창의병을 이끌고 금산전투에서 전사했다.  작가가 언급하는 700의사는 조헌의 의병 숫자로써 승병장 영규의 승군과 함께 다른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두 가지 내용을 혼동한 듯.  700인의 무덤인 700의총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3. Pg. 286 - 이문열의 아버지는 인텔리겐샤 출신의 공산주의자로써 월북했다 ('영웅시대'가 이분에 대한 소설이고 '변경'에서도 자주 언급된다).  여기에는 납북되었다고 나오는데 정확한 표현은 아닌 듯.

4. Pg. 299 - 이름표기에 있어 궁도박사 교수라고 썼다가 다음 페이지에는 일본식으로 미야지마 히로시라 나와 있다.  현대식 표기에 맞게 다른 부분들은 모두 일본어 원음을 따르고 있기에 조금 눈에 띄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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