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풍수 2 - 바람과 물의 노래 나남창작선 34
김종록 지음 / 나남출판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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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의 2권은 미치광이가 되었다가 정상인으로 돌아온 정득량의 이야기다. 
명예욕이 강했던 할아버지 정참판의 야심으로 인해 화를 당했다가 살아남은 손자 득량. 
그는 일본 유학길을 접고 구한말 전설의 풍수 진태을을 밑에서 풍수를 공부하기 시작한다. 
허나 풍수를 공부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간룡법, 장품법, 득수법, 점혈법 등 뿐만 아니라 용맥이 흘러오는 산과 사격, 물 그리고 방위 등도 알아야 하고, 음양오행도 알아야 한다. 이 뿐인가. 이론과 실제는 또 다르다. 현장에서의 경험 또한 중요한 일이니 풍수는 복합적이며 어려운 학문이라 하겠다. 

단지 소설을 통해 읽는 것인데도 풍수는 한없이 매력적이면서 또한 아무나 할 수 있는 학문으로 보이질 않는다. 

학문적으로 풍수를 익혀가던 득량과 반대로 정 참판의 명당자리를 훔쳤다가 발각되어 몰매를 맞았던 조판기의 작은 아들 또한 풍수쟁이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제 버릇 개 못준다고 일가는 도굴을 하다가 일본에게 걸려 풍수침략의 앞잡이로 전락해 버렸다. 

풍수는 미신이라며 빨리 벗어나라던 왜인들이 왜 그토록 풍수에 미쳐 강산의 혈자리를 끊고  공동묘지제도를 시행했을까. 겉과 속이 다른 그들의 마음을 눈치 채지 못하고 그저 좋아했던 순박한 그 시절 우리네 조상들이 무지몽매해보이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득량이라고 다를바 없었다. 왜놈들의 수작에 놀아나 태을의 노여움을 사고 말았으니....


2권의 명언들은 직선적으로 표현되고 있었는데,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다 허튼소리? 찾아보면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라는 구절이나 인물이란 아무 데서나 태어나는 게 아니었다. 준비하고 기다리는 집안에서 나오게 마련이었다. 는 말은 저출산 시대인 현대르 사는 우리들에게도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구절이다. 준비하고 기다리라...많이 낳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잘 낳아서 바르게 길러야 하는 것이 부모됨의 기본이 아닐까. 책의 어느 부분처럼 섹스는 쾌락 이전에 자기 복제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대를 잇는 다는 것. 그리고 좀 더 나은 후세를 바라며 자기를 복제한다는 것. 그래서 그 염원이 묻히는 순간까지 이어진다는 것. 삶과 죽음의 이 숭고한 고리 끝에 비밀이 있어 보였다.

미신으로 치부하기엔 따져볼 일이 많은 풍수. 풍수에선 말하고 있다. 명당은 시간과 공간, 인간의 삼간을 이야기 하며 시간은 천문, 공간은 지리, 인간은 천지인을 각각 뜻해 이들을 삼재사상이라고 부른다고.

어려운 이야기는 건너뛰어도 되겠지만 이 정도의 이야기쯤은 우리도 가슴에 새겨봐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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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생각 실험실 2 - 엘리베이터에서 일반상대성이론을 만나다
송은영 지음 / 부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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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 할아버지만큼 유명한 산발머리 박사님이 있다.
그럴 처음 알게 된 것은 한 위인전에서였는데, 그의 이론이나 전공보다는 그 부스스한 스타일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그는 아인슈타인이었다. 

슈바이처 박사와 함께 양대 은발의 독특한 스타일을 자랑하던 그의 이론을 두고,
"상대성 이론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지구상에 단 3명밖에 없다."라고 한 말은 진리인 듯 하다. 그만큼 까다롭고 어려우며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하다는 말이 아니까. 

사실 아인슈타인의 이름은 누구나 잘 알지만 그의 이론은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나조차도 상대성이론에 관심을 가질 생각조차 평생해보지 않았으니...대한민국의 대부분은 그런 생각으로 살고 있지 않을까. 무관심이라고 해야 올바를 것이다. 

전반적으로 일반인들의 뇌 속엔 "과학은 재미있지만 어렵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일 것이다. 상대성이론, 만유인력, 동강과 실험....이런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파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저자의 접근은 상당이 신선하다. 

어려운 과학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 어린 퀴즈를 던진다. 마치 추리소설 해결하듯 우린 과학의 퀴즈속으로 빠져든다. 예를 들자면 이런 질문들인데,

- 자유 낙하하는 사람은 자신의 몸무게를 느낄 수 있을까?

느낄 수가 없다가 답이지만 떨어져보지 않았으니 선뜻 대답하기 망설여졌다. 엘리베이터가 줄이 뚝~!!끊어지면 그 순간부터 "등속운동"이 아닌 "자유낙하"를 한다는 설명을 읽으면서 질문에 대한 답은 더 궁금해지고 있었는데,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계속해서 설명들이 자세히 이어져 호기심을 늦추지 않아도 되었다. 

무중력 공간에서 등속운동 시 몸무게는 0킬로그램이 된다니...!!너무 반가운 일이 아닐까. 살이 빠지지 않아도 0킬로그램이 될 수 있다면...얼마나 신나는 일인지...이 대목을 읽는 순간 다이어트를 위해 애쓰는 전 세계 여성들은 무중력 공간에서 생활하기를 꿈꾸지 않을까 싶어 한참을 웃게 되었다. 

아무리 쉽게 풀어 설명해도 어려운 부분은 있다. 하지만 과학 자체를 이해하기보다는 재미를 붙들어 놓고 과학의 원리에 물들에 만든다는 점에서 이 책은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재미난 과학~!!
우리가 바라던 과학은 여기서부터 출발하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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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풍수 3 - 땅의 마음 나남창작선 35
김종록 지음 / 나남출판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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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상에 올리는 밤은 깍는것이 아니고 친다고 표현한다. 신을 불러들이는 음목이며 생명력 때문에 그리 불리는데, 칼날을 밖으로 향하게 잡고 껍질을 쳐서 날리기 때문이란다. 

제사를 지낼때 한번도 밤치는 것을 직접 본 일이 없어선지 이 묘사는 생경했다. 풍수에 관심을 두게 되면 이렇듯 만사가 관찰로 이어지나 보다. 생각보다 예민한 학문이라는 깨달음에 맞닿기 시작했다. 그저 공부한다고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게 아닌 모양이었다. 

득량은 지인을 두고 다른 여자와 결혼해야 했다. 그 슬픔이 묻어나는 그들의 마지막 방에 득량은 사람이 명당이라고 했다. 그런가. 사람이 명당이라니. 이토록 사랑하면서도 운명이 아닌 이들의 사연은 슬프지만 애초에 이 소설은 인연이나 멜로를 주제로 한 것이 아니었기에 사랑이야기는 빨리 지워져 버린다. 

3권은 태을과 득량이 명당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가 나온다. 득량과 헤어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득량을 찾아헤매던 지인을 뒤고하고 이제 득량은 혼례를 목전에 두고 있다. 혼례직전까지 태을과 함께 돌아다니며 음기가 강해 색마가 여인을 덮친 동네와 서애 유성룡을 낳은 안동터, 천불이라 칭송받는 스님이 사는 절터 등등 음양의 조화 속에서 살고 있는 땅의 기운에 대해 득량도 이제 어느 정도 터득한 모양이었다.

명당만 잡는 것이 풍수가 아니었다. 그는 그것을 마침내 깨달았다. 그렇다면 우리의 깨달음은 무엇인가. 높아만 가는 아파트, 빌트인이 잘된 집, 높은 땅값 등등을 배제하고 우리가 정말 살아야되는 터는 어디인지 책은 고민하게 만든다. 

어디서 살 것인가. 땅의 마음을 읽게 만드는 3권 [풍수]의 읽기는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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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천재 이제석 - 세계를 놀래킨 간판쟁이의 필살 아이디어
이제석 지음 / 학고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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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더 놀랄 일들이 남아 있나?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우리에게 또 놀랄 일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랄 일처럼 다가왔다. 생각을 뒤집으면 세상이 뒤집어진다고 하지만 생각을 뒤집는 일은 후라이팬의 전 뒤집는 일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 "판이 불리하면 뒤집어라"라고 간단히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세계를 놀래킨 광고 천재 이제석이다. 책 제목까지 [광고천재 이제석]이라니...처음에는 그가 아주 성공한 사람이거나 아주 오만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책이 도착하기 전까진.... 

그의 책은 재미있다. 상당히 웃기다. 어떤 개그맨보다 그는 웃긴 사람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읽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으며 단 한 줄도 그가 잘난척 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했다. 그저 누군가와 허름한 대포집에 앉아 술자리를 가지며 그의 일상 생활을 듣듯 과거사를 듣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는 그렇게 쉽고, 웃기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었다. 

반평균을 깎아먹어 구박받던 학창시절도, 한국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며 스펙에 밀려 단 한번도 공모전에서 입상한 적이 없던 대학시절도, 동네 찌라시 아저씨한테까지 챙피를 당하다가 결심한 유학길까지....그의 초년 운은 고행길이었는데 나는 왜 자꾸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다. 아마 그가 너무 재미있게 이야기 하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미안하지만 너무 재미있었다. 

전공관련 수업이라 광고 수업을 몇 차례 들은 적 있다. 세계 광고가 전달하는 그 명료함과 심플함에 눌랐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석의 광고는 번뜩이는 유머들로 가득했다. 독일 광고 전문지의 눈에 든 "레이드",엘리베이터에 스티커 두 장으로 만든 "오레오",화병의 꽃잎을 싼 "지퍼락" 등 하나같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광고는 독도광고인데, 대한민국 홍보전문가인 서경석의 퍼즐 광고와 견줄만 했다. "섬도둑질은 그만"이라는 카피도 쏘옥 맘에 들었지만 닌자 같은 일본 도둑의 모습을 잘 찍어 낸 듯 해서 웃음이 났다. 그리고 "일본의 최신 무기는 왜곡된 역사 교과서"라는 광고 카피는 눈에 찍힌 후엔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를 루저라고 밝히고 있었다. 과거의 삶에 그는 루저라는 도장을 찍어 놓았다. 하지만 옛 말에도 틀린말이 있음을 그는 자신의 인생으로 증명해내고 있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선 안샌다....그가 증명해  버린 이 말을 믿고 콩나물 시루같은 대한민국을 떠나 많은 젊은이들이 도전의 증거로 성공을 가져오면 좋겠다. 왕따문화의 일본에서도, 무관심 문화의 미국에서도, 자기 중심적인 중국에서도, 어디에서나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승전보만 울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의 책을 우울할때마다 꺼내보고, 상상력이 고갈될때마다 꺼내봐야겠다. 세계를 놀랜 간판쟁이 이제석은 나 역시도 놀래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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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 1 - 보이지 않는 적,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2-1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2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홍성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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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외계 생명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오징어 인간이다. 우주전쟁의 기억이 가장 강렬했는지 그런 흐물흐물한 외계인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x파일에 나오는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UFO에서 내릴 법한 눈이 쭉 찢어진 외계인의 모습. 그다음은 ET정도일까. 요즘엔 외화시리즈 v를 보고 있다보니 파충류의 모습도 잠깐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정답인지 아닌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들을 한번도 눈으로 직접 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항상 SF라는 장르표식이 붙는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는 무한대이며, 그 상상의 방향 또한 따로 정해진바 없다. 하지만 외계인이라면 언제나 우리를 정복하러 오는 대상으로 치부하고 있다. 왜일까. 우리는 무엇이 두려운 것일까.

 

그들이 우호적인 이유로 학술적인 이유로 우리를 찾아올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인 것일까.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의 작품을 두고 나는 읽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이런 생각에 또 한 권을 보태고 싶지 않았던 것이 첫번째 이유라면 두번째 이유는 작가가 스테프니 메이어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트와일라잇을 집필한 작가다. 흔히 전작이 너무 히트를 치고 나면 후작은 약간 김이 새는 경향이 있는데 그녀의 전작에 너무 만족했기 때문에 후작을 읽으면서 그 기대감이 반감될까 우려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이 책은 김치 묵히듯 묵혀두고 세월이 오래오래 지난 다음에야 읽기를 시도했다. 그리고 읽어냈다. sf라는 다소 상상하지 못했던 장르에 손을 댄 작가의 이야기가 낯설고 그녀의 문체가 눈에 쉽게 익지 않아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읽어냈다.

 

그리고 조금쯤은 실망했다. 여러 매체에서 박수쳐 준 것 만큼 캐릭터들에 설득당하고 반하게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슬픈 일이다. 좋은 작가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이번 작품은 나와 코드가 맞지 않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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