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천재 이제석 - 세계를 놀래킨 간판쟁이의 필살 아이디어
이제석 지음 / 학고재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아직 더 놀랄 일들이 남아 있나?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우리에게 또 놀랄 일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랄 일처럼 다가왔다. 생각을 뒤집으면 세상이 뒤집어진다고 하지만 생각을 뒤집는 일은 후라이팬의 전 뒤집는 일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 "판이 불리하면 뒤집어라"라고 간단히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세계를 놀래킨 광고 천재 이제석이다. 책 제목까지 [광고천재 이제석]이라니...처음에는 그가 아주 성공한 사람이거나 아주 오만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책이 도착하기 전까진.... 

그의 책은 재미있다. 상당히 웃기다. 어떤 개그맨보다 그는 웃긴 사람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읽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으며 단 한 줄도 그가 잘난척 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했다. 그저 누군가와 허름한 대포집에 앉아 술자리를 가지며 그의 일상 생활을 듣듯 과거사를 듣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는 그렇게 쉽고, 웃기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었다. 

반평균을 깎아먹어 구박받던 학창시절도, 한국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며 스펙에 밀려 단 한번도 공모전에서 입상한 적이 없던 대학시절도, 동네 찌라시 아저씨한테까지 챙피를 당하다가 결심한 유학길까지....그의 초년 운은 고행길이었는데 나는 왜 자꾸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다. 아마 그가 너무 재미있게 이야기 하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미안하지만 너무 재미있었다. 

전공관련 수업이라 광고 수업을 몇 차례 들은 적 있다. 세계 광고가 전달하는 그 명료함과 심플함에 눌랐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석의 광고는 번뜩이는 유머들로 가득했다. 독일 광고 전문지의 눈에 든 "레이드",엘리베이터에 스티커 두 장으로 만든 "오레오",화병의 꽃잎을 싼 "지퍼락" 등 하나같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광고는 독도광고인데, 대한민국 홍보전문가인 서경석의 퍼즐 광고와 견줄만 했다. "섬도둑질은 그만"이라는 카피도 쏘옥 맘에 들었지만 닌자 같은 일본 도둑의 모습을 잘 찍어 낸 듯 해서 웃음이 났다. 그리고 "일본의 최신 무기는 왜곡된 역사 교과서"라는 광고 카피는 눈에 찍힌 후엔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를 루저라고 밝히고 있었다. 과거의 삶에 그는 루저라는 도장을 찍어 놓았다. 하지만 옛 말에도 틀린말이 있음을 그는 자신의 인생으로 증명해내고 있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선 안샌다....그가 증명해  버린 이 말을 믿고 콩나물 시루같은 대한민국을 떠나 많은 젊은이들이 도전의 증거로 성공을 가져오면 좋겠다. 왕따문화의 일본에서도, 무관심 문화의 미국에서도, 자기 중심적인 중국에서도, 어디에서나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승전보만 울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의 책을 우울할때마다 꺼내보고, 상상력이 고갈될때마다 꺼내봐야겠다. 세계를 놀랜 간판쟁이 이제석은 나 역시도 놀래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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