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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왕국 대가야
매일신문 특별취재팀 지음 / 창해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드라마 김수로의 첫회분을 본방시청하면서 고령군 지산동 고분이 떠올려졌다. 친구와 함께 다녀왔던 유적지인데, 국가의 유지시기와는 반대로 가야유적이 너무나 적은 듯 하여 마음이 불편했었다. 조선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어온 가야사. 우리는 그들을 어디쯤에서 잃어버린 것일까.
1977년과 78년 고령군 지산동 44화, 45호 고분에서 껴묻이 뼈,토기, 철기 등의 유적과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연구자가 적고 규명하기 어려워 외면되어왔던 "가야사"가 기염을 토하는 중이었다. 1500년전의 "신비의 왕국"인 가야. 562년 신라에 합병되면서 그 빛을 잃었지만 이 만신창이가 된 가야사에 관심 갖는 이들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만약 전공을 바꿔 문화인류학에 종사하게 되었다면 나는 이 가야사에 올인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가야는 내게 트로이 유적 같은 존재였다. 그들은 "껴묻이" 즉 순장을 통해 강력한 왕권을 보여주고 있고 고유의 악기를 만들어냈다.
물론 도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합법적 도굴"을 자행했던 일본에게 빼앗긴 유물은 우리가 감히 꿈에서도 복원하기 어려운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들은 언제나 약탈자였다. 반대로 말하자면 언제나 그들은 우리를 부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쯤은 진정이 되기 시작했지만....그래도 우리의 역사를 도둑질 해 간 것에 대해서 그들은 후대까지 손가락질 당해도 싸다는 생각이 든다. 합법적인 도둑질 앞에 합법적인 손가락질을.
무덤을 극락으로 본 그들은 무덤 속 천장에 연꽃 문양을 넣어 아주 아름답게 장식하기도 했다. 드라마에도 처음부터 등장하지만 정견모주를 여신으로 삼고 하늘 신 이비가와 그녀가 함께 수로왕을 낳았다는 탄생신화를 가진 그들. 천손의 자식이라는 의미는 그들의 왕권 강화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요소엿을 것이다. 특이한 점은 고령 초등학교 운동장에 있다는 어정이다. 천년의 세월을 지나 여전히 물이 샘솟고 있는 것도 놀랍지만 초등학교 운동장에 이런 유적이 있다니.....뭐라고 말해야 할까.
책 속의 글들은 매일 신문에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아! 대가야]라는 이름으로 1년간 연재되었던 연재물의 보완이다. 연재물을 매일매일 보았다면 더 신났겠지만 늦더라도 이렇게 책으로 구비할 수 있게 되어 다행스럽다.
가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역사의 관심을 꺼지는 촛불로 만들지 말고 지속시킬 수 있는 방향점을 찾는 것도 관계자들의 숙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