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Zombeavers, 2014

  감독 - 조던 루빈

  출연 - 코트니 팜, 헛치 다노, 레이첼 멜빈, 제이크 웨어리

 

 




 

 

  이 영화의 제목은 ‘좀비버 Zombeavers’이다. ‘좀비’와 ‘비버’의 합성어로, 제목에 영화의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 지금까지 사람을 비롯해 쥐, 원숭이, 양 심지어 젖소까지 좀비가 되는 영화가 있었는데, 이제 비버까지 그 대상이 되었다. 좀비가 되지 않는 생명체는 없는 모양이다.


 

  구글 이미지에서 ‘비버’를 치면 앞니를 앙증맞게 드러내고 넓적한 주걱 같은 꼬리를 가진 털북숭이 동물이 나온다. 나무를 갉거나 두 앞발을 가지런히 모으는 사진 또는 물속에서 헤엄치는 사진도 있다. 물론 스크롤을 더 내리면 ‘저스틴 비버’라는 캐나다 출신의 아이돌 가수 사진이 주르륵 이어진다. 처음에 나온 비버는 동물이니까 당연히 옷 대신에 털을 입었지만, 저스틴 비버 너는 왜……. 그렇다고 이 작품이 저스틴 비버가 좀비가 되는 내용은 아니다.

 


  어느 의학연구소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두 남자가 나온다. 트럭을 몰고 가면서 시답잖은 잡담을 나누고 휴대 전화를 보느라, 그만 길에 있는 사슴을 치고 만다. 그 충격으로 폐기물을 담은 드럼통 한 개가 강에 떨어진다. 통은 흘러 흘러가다가 비버 커플이 만들어놓은 댐에 걸리고, 약물이 새어나온다.   호숫가 별장으로 놀러온 세 명의 여학생이 있다. 바람을 피운 남자친구 때문에 상심한 한 명을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들을 뒤쫓아 온 바람피운 남자 친구와 그 일행까지 가세하면서, 모임은 떠들썩해진다. 호수로 놀러간 그들은 비버들의 습격을 받게 되는데…….


 

  비버가 그렇게 무서울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냥 단순히 털이 많고 작은 동물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공격력이 대단했다. 나무를 갉는 커다란 앞니를 과소평가했다. 나무를 갉을 수 있다는 것은 사람을 무는 것은 기본이고 나무로 된 별장의 문이나 벽을 갉을 수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좀비라서 몸을 반으로 잘라도 앞발로 기어 다닐 수도 있었다.

 


  또한 좀비의 가장 큰 특징은 물리면 똑같이 좀비가 되는 것인데, 이 영화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진다. 좀비가 된 비버에게 물린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버리면서 공교롭게도 비버의 습성도 같이 갖게 된다. 앞니가 커지면서 밖으로 튀어나오고, 넓적한 꼬리가 생기고 손발톱이 길어졌다. 비버와 함께 열심히 나무를 갉는 인간의 모습은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많이 웃겼다.

 


  아! 비버나 인간이나 똑같이 좀비가 되는 것으로 동물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교감을 할 수 있게 된 걸까? 더 나아가 모든 동물들이 좀비가 되면, 서로를 해치지 않고 공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구나. 이 영화는 모두가 다 좀비가 되어, 서로를 해치지 않고 평화적으로 살아가는 세상을 염원하는 내용이 담긴 작품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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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fterimages, 2014

  감독 - 토니 컨

  출연 - 마이크 카셈, 올리비아 러쉬, 제레미 마이어, 멜리사 페이스 여

 

 

 



 

 

 

  중국 문화권에는 죽은 사람들을 위해 종이로 만든 모형을 태우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영화학과의 다섯 친구들은 중국의 '귀신 달' 얘기를 하면서 종이로 만든 카메라를 태워본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잿더미 속에서 사진이 네 장 발견된다. 호기심에 그들은 종이로 만든 촬영 카메라를 태워보기로 한다. 그러자 다음 날 약간 오싹한 이야기가 하나 들어있는 영화 필름이 발견된다. 다섯 친구들은 더 많은 카메라를 종이로 만들어서 태워보기로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자기네 학교 과제로 내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다섯 번째 필름을 현상하면서 그들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영화는 다섯 친구들의 이야기와 함께 그들이 잿더미 속에서 발견한 네 편의 짧은 공포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는 서서히 무서워진다. 첫 번째 이야기는 그냥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이게 뭐야, 시시해'라고 했는데,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오싹하면서 주위를 둘러봤고, 마지막에 가서는 '오-'하는 감탄사가 나왔다.

 


  첫 번째는 망원경으로 옆집을 훔쳐보던 남자가 수영장에서 겪은 일이다. 경비원이 밤에는 수영장에서 귀신이 나온다고 경고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홀로 수영을 즐긴다. 그런데 분명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했지만, 누군가 있는 느낌이 드는데……. 남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자기 주관이 뚜렷한 것도 좋지만, 남의 의견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두 번째는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여자의 사진을 휴대전화로 찍은 후, 이상한 일을 겪는 여성의 이야기다. 왜 죽은 사람의 사진을 찍었는지 모르지만, 그 날 이후 그녀 주위에 누군가 배회하는 기분이 든다. 물론 영화를 보는 우리는 그게 기분이 아니라, 실제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녀 위로 죽은 여자가 벽을 타고 기어 다니고 있으니까. 죽은 사람의 사진을 찍으면 혼이 붙잡혀서 성불을 못한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난다. 그 때문에 죽은 여자가 그렇게 헤매고 다녔나보다. 생전 처음 보는 여자 때문에 하늘에도 못가고 배회하는 귀신이 불쌍했다.

 


  세 번째는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들이 나온다. 처음에는 영화 '데블 Devil, 2010'이 떠올랐는데, 여기서는 귀신이 노리는 건 단 한 명뿐이었다. 바로 아름다움을 위해 주술사와 거래를 한 여인이 목표였다. 중국 문화권의 주술은 진짜 무섭다. 부두교의 주술이 영화나 드라마로 유명해서 그렇지, 아시아의 주술도 잘만 만들면 만만찮게 오싹할 것이다. 어쩌면 더 잔인할지도 모르겠다.


 

  네 번째는 말다툼 끝에 행방을 감춘 약혼녀를 걱정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그녀가 남긴 반지를 소중히 갖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것은 똑바로 서있기만 한다. 도대체 약혼녀는 어디로 사라졌고, 그의 주위를 맴도는 것의 정체는 뭘까? 아무래도 다른 나라에서 신붓감을 데려온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니까 돈을 노리고 외국 남자와 결혼하려는 여자와 신부를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한 남자가 빚은 비극이었다.


 

  영화는 과제는 스스로 하자는 교훈을 남기며 끝이 난다. 남의 것을 날로 먹으려다간 큰 코 다친다. 그런데 나중에 경찰이 등장하더니 남은 영상들을 봐야겠다고 한다. 설마 이거 2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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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Panic Button, 2011

  감독 - 크리스 크로

  출연 - 스칼렛 앨리스 존슨, 잭 고든, 마이클 집슨, 엘렌 리스

 

 

 

 

 

 

 

  영화의 시작 부분에 '온라인상에 떠도는 여러 실화에서 착안하며 제작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도시 괴담이나 온라인 괴담 같은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 이야기들은 대개 인과응보나 묻지마 범죄 같은 것을 다루고 있다. 그러면 이 영화는 어디에 속할까?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SNS) 회사인 '올 투게더'에서 주최한 여행권에 당첨된 네 사람, 조, 그웬, 데이브, 맥스는 부푼 꿈을 안고 호화 전용기에 오른다. 이상하게도 탑승 전에 휴대 전화를 압수하고, 기내에는 승무원이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오직 모니터와 스피커를 통해서만 주최 측과 대화가 가능했다. 비행기가 이륙하자, 주최 측은 새로운 게임을 제안한다. 처음에는 화기애애하게 평범한 질문들이 나오지만, 곧이어 분위기가 바뀐다. 그들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숨겼던 비밀들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네 사람이 반발을 하자, 주최 측은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인질로 잡은 영상을 보여주며 말을 따르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영화 '쏘우 Saw, 2004'의 아류작이겠거니 생각했다. 사람들을 한 곳으로 몰아넣고 게임이라는 이름아래 고문해서 죽이는 그런 내용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최 측이 참여자를 직접적으로 죽이는 게 아니라, 가족이나 연인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정신적인 고문을 가했다. 그들은 왜 자기들이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영화는 오직 스피커로 지령을 내리는 주최 측과 네 사람의 심리싸움을 그리고 있었다. 물론 인질이 잡혀있고 비행기 안에 갇혀 있는 이상, 넷에게는 더없이 불리한 조건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누가,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밝히고 탈출에 성공해야 한다.

 


  유명한 말이 있다. 'SNS는 인생의 낭비다.'라는 것이다.

 

 

  SNS를 처음 시작하면 이런저런 활동하는 것이 너무 재미가 있다. 익명이라는 힘에 기대어 현재의 자신이 아닌, 자신이 되고 싶어 하던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가짜 인생을 사는 것도 재미있고, 현실에서라면 못할 언행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도 즐겁기만 하다. 그래서 아무 게시판에나 악플을 달고 계정 세탁을 하는 것이다. 또는 실명으로 활동을 하면서 '팔로워 숫자'와 '좋아요' 버튼에 목숨을 걸기도 한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릴 행동도 거리낌 없이 저지른다.

 


  저 두 가지 행동 다 결과가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악플을 자꾸 달다보면 상대방에게서 고소를 당할 수도 있다. 그리고 너무 자신을 공개하다보면 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고, 추천을 받으려고 도를 넘는 짓을 할 가능성이 있다. 몇 년 전에 모 사이트에서 추천수를 위해서 벌인 엽기적인 짓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아무리 말 못하는 동물이라지만 그런 짓(?)은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점을 말하고 있다. 아무리 익명성을 강조하는 온라인 세계라고 해도 절대로 만들어낸 캐릭터와 닉네임 뒤로는 숨을 수 없다고, 정보 보호법이라는 것이 있어도 유능한 해커 한 명이라면 무용지물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인과응보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익명이라는 게 알고 보면 아무런 보호 장치가 되지 못하니, 온라인이라고 마구 나대지 말라고 경고한다. 언제 어디서 내가 내뱉은 비수 같은 말과 행동이 고스란히 되돌아올지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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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Blair Witch, 2016

  감독 - 아담 윈가드

  출연 - 칼리 헤르난데즈, 제임스 앨런 맥퀸, 코빈 라이드, 밸러리 커리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1999년, 세기말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들이 무성했을 때, ‘블레어 위치 Blair Witch,1999’라는 영화가 한 편 개봉했다. 그 당시 어렸던 동생과 나는 극장에는 못 가고 나중에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서 집에서 보았는데, 무척 놀랐던 기억이 난다. 영화 기법도 그 전까지는 잘 보지 못했던 핸드헬드 기법에, 다큐멘터리 형식을 한, 결말이 명확히 나지 않는 구성이어서 다 보고 나서 동생과 도대체 그 숲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얘기했던 것 같다. 이후 2편이라는 영화도 빌려봤는데, 그건 무척 실망스러웠다.

 

  그러다 2016 올해, 새로운 블레어 위치가 나왔다. 처음에는 리메이크일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지난 이야기에서 17년이 지난 후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었다. 17년 만에 후속작이라니! 세상에나! 게다가 감독의 전작인 ‘유 아 넥스트 You're Next, 2011’을 재미있게 보았기에 어느 정도 기대감도 들었다.

 

 

   ‘제임스’에게는 17년 전 버킷츠빌에서 실종된 ‘헤더’라는 누나가 있다. 그는 우연히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을 보게 된다. 놀랍게도 그 안에는 17년 전 사람들이 숲을 뒤져도 찾지 못했던, 누나의 카메라에 찍혀있던 오두막과 누나라고 의심되는 여자의 모습이 들어있었다. 제임스는 친구인 ‘피터’, ‘리사’ 그리고 ‘애슐리’와 함께 숲으로 향한다. 인터넷에 영상을 올린 지역 주민인 ‘레인’과 ‘탈리아’도 동행하여, 모두 여섯 명이 오두막을 찾기로 한다. 첫 날, 애슐리가 부상을 당한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그들이 잔 텐트 위에 나무로 된 마녀의 상징물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공포에 질린 그들은 숲을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어쩐 일인지 같은 장소를 맴돌기만 한다. 또한 아침이 되어도 해가 뜨지 않고, 자꾸만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는데…….

 

 

  1인칭 카메라 시점 영화는 주인공과 보는 사람이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인공이 보는 것과 내가 보는 것이 똑같기에, 내가 주인공의 입장이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작품에도 그런 장점이 잘 드러났다. 후반부에 리사가 오두막에서 길을 찾는 장면은 내가 마치 그런 상황에 놓인 것 같아서 보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카메라 바깥에 있는 상황은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대사로 설명이 되지 않으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 들어있거나, 무슨 상황인지 짐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 작품에서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도구를 사용했다. 귀에 꽂는 소형 카메라는 물론이고 드론까지 사용하고, 등장인물 거의 모두가 카메라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각각의 인물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다만 화면이 너무 왔다 갔다 하니 산만해서 정신이 없었다. 그 외에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초반에 등장인물 소개가 너무 길어서 좀 지루했다. 물론 관대한 나는 17년 만에 속편을 만들었으니, 전편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넘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다. 아무리 신뢰가 깨지고 다툼을 했다지만. 어떻게 길도 모르는 숲에서 따로 다니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문제가 있으면, 우선 그곳을 빠져나온 다음에 마무리 짓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일행의 반목과 다툼을 보면서 그냥 한숨이 나왔다. GPS와 드론을 너무 믿는 게 아냐?

 

 

  게다가 누나가 사라질 당시 제임스는 4살이었다고 한다. 아무리 17년 동안 사진으로 봤다지만, 얼핏 보고서 ‘누나다!’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게다가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데, 어떤 근거로 그게 누나가 부르는 것이라 믿을 수 있을까? 둘이 만나지 못한 게 무려 17년이다. 그런데 어떻게 누나가 자신을 정확히 알아본다는 사실에 의심하지 않는 걸까? 누나가 기억하는 자신의 모습은 4살짜리 꼬꼬마인데, 어떻게 21살짜리 다 큰 청년인 자신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바본가? 그 장면에서 역시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런 냉정한 판단을 할 상황이 아니라고 한 발 양보해도, 너무 답답했다.

 

 

  마무리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끝이 났다. 음, 그걸 다 설명하면 스포일러가 될 거 같으니 패스하겠다. 좋게 말하면 열린 결말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결말을 뭐로 할 지 결정을 못해서 다 집어넣었어.’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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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鬼談百景, 2015

  감독 - 나카무라 요시히로, 시라이시 코지, 아사토 마리, 이와사와 히로키, 오하타 하지메, 나이토 에이스케

  출연 - 타케우치 유코, 오카야마 아마네, 후지모토 이즈미, 미우라 토우코

 

 

  오노 후유미의 공포 단편 모음집인 ‘귀담백경’을 바탕으로 한, 공포 단편 모음 영화이다. 총 열 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어떤 단편은 소설이 금방 생각나기도 하고, 또 어떤 건 이런 이야기가 있었나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조카가 빌려가서 확인할 수 없어서 아쉽기만 하다. 나중에 돌려받으면 비교해봐야겠다.

 

 

  『추월』은 괴담 장소만 찾아다니며 허세를 부리던 동호회 회원들이 도로에서 만난 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근처에 집도 없는 깜깜한 밤의 도로에서 혼자 걷고 있던 여자. 그런데 차로 지나가면서 본 그 여자는……. 좀 웃겼지만 여자의 얼굴이 으스스했다.

 

 

  『그림자남자』는 한 할머니의 경험담이다. 할머니가 손자들과 낮잠을 자는데, 누군가 문을 쾅쾅 두드리는 꿈을 꾼다. 처음에는 꿈이라 생각했지만……. 옆집이나 밖에서 누가 소리만 쳐도 깜짝깜짝 놀라는데, 누군가 문을 부서질 듯이 차고 있다면 으……. 볼 때는 그냥 그랬는데, 내가 혼자 있을 때를 상상하니 오싹했다.

 

 

  『따라온다』는 보고나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한 학생이 우연히 길에서 목을 매 죽은 시체를 발견한다. 그런데 그 이후, 죽은 남자의 모습이 계속해서 보이기 시작하는데……. 시체를 발견해줬으면 고마워해야지, 죽었을 때 그 모습 그대로 자꾸만 나타나는지 모르겠다. 어쩌라고! 어우 진짜 뒷맛이 영 좋지 않았다.

 

 

  『함께 보고 있었다』는 좀 안타까웠다. 한 학교에서 선생과 사귀던 여직원이 자살한다. 구급차와 경찰이 올 때까지, 그 선생은 학생들이 보지 못하도록 시체가 있는 교실을 지키게 되는데……. 여직원이 너무 순정적이어서 제대로 된 복수도 못하는 거 같아서 마음이 안 좋았다. 어우 그게 뭐야, 나 같으면 진짜 확 그냥! 이 이야기는 소설이 더 재미있었다.

 

 

  『빨간 여자』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반드시 그 장소에 나타난다는 붉은 옷의 여자에 대한 괴담이다. 한 무리의 친구들이 모여서 놀다가, 붉은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데 그 순간……. 어디에나 약삭빠르고 얄밉게 행동하는 애가 있기 마련이다. 여기서는 제 꾀에 넘어갔는데, 그래도 괘씸하다.

 

 

  『빈 채널』은 라디오 주파수에 대한 이야기다. 새벽에 한 학생이 라디오 채널을 맞추다가, 한 여자의 신세한탄을 듣게 된다. 그런데 그녀의 신세 한탄은 점차 오싹하고 끔찍한 내용으로 바뀌게 되는데……. 남의 뒷이야기를 좋아하거나 다른 사람의 일상을 엿보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고 있다. 물론 지금은 라디오 주파수를 맞출 일이 별로 없으니 괜찮다고 할 수 있을까?

 

 

  『어느 집 아이』는 학교가 배경이다. 늦게까지 일을 하던 두 선생 앞에 정체불명의 어린 소녀가 나타나는데……. 그냥 그랬다. 다 큰 어른들이 어린 꼬마에게 어쩔 줄 몰라 한다는 게 좀 이상했는데, 만약에 내가 학교에 혼자 있고 처음 보는 아이가 왔다 갔다 한다면 음. 무섭겠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별로 안 무서웠다.

 

 

  『계속 하자』의 배경은 공동묘지이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동네 꼬마들이 그곳에서 노는데, 이상하게 다쳐야만 집에 갈 수 있다. 결국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아이들의 놀이는 계속되는데……. 아이들이 다치면 아프다고 울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집에 갈 수 있다고 무척 좋아한다. 뭔가 안쓰러웠다. 그런데 왜 그래야 하는지는 나오지 않았다. 마을에 암묵적으로 내려오는 관습 같은 건가보다.

 

 

  『도둑』은 이웃집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가 많은 집의 부인이 또 임신을 했다는 소문이 돈다. 부인은 살이 찐 거라 하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후, 그 부인의 몸이 홀쭉해지는데 주인공은 그 집 아이에게서 이상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것 역시 영화보다 소설이 더 오싹했다.

 

 

  『밀폐』는 갓 이별한 여자가 주인공이다. 언제부턴지 자꾸만 옷장 문이 열린다. 주인공이 살펴보니 그 안에는 헤어진 남자가 놓고 간 커다란 여행용 가방이 들어있었다. 그런데 그 안에는…….

 

 

  영화는 그리 무섭다거나 오싹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나, 혼자 집에 있을 때 문득 생각나면서 오싹했다. 아무래도 배경이 다 현대이고, 진짜 있을 법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들이라서 그런 모양이다. 게다가 같은 동양이라 공감 가는 상황도 많을 테니까. 분위기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그래도 소설이 더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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