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鬼談百景, 2015

  감독 - 나카무라 요시히로, 시라이시 코지, 아사토 마리, 이와사와 히로키, 오하타 하지메, 나이토 에이스케

  출연 - 타케우치 유코, 오카야마 아마네, 후지모토 이즈미, 미우라 토우코

 

 

  오노 후유미의 공포 단편 모음집인 ‘귀담백경’을 바탕으로 한, 공포 단편 모음 영화이다. 총 열 개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어떤 단편은 소설이 금방 생각나기도 하고, 또 어떤 건 이런 이야기가 있었나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조카가 빌려가서 확인할 수 없어서 아쉽기만 하다. 나중에 돌려받으면 비교해봐야겠다.

 

 

  『추월』은 괴담 장소만 찾아다니며 허세를 부리던 동호회 회원들이 도로에서 만난 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근처에 집도 없는 깜깜한 밤의 도로에서 혼자 걷고 있던 여자. 그런데 차로 지나가면서 본 그 여자는……. 좀 웃겼지만 여자의 얼굴이 으스스했다.

 

 

  『그림자남자』는 한 할머니의 경험담이다. 할머니가 손자들과 낮잠을 자는데, 누군가 문을 쾅쾅 두드리는 꿈을 꾼다. 처음에는 꿈이라 생각했지만……. 옆집이나 밖에서 누가 소리만 쳐도 깜짝깜짝 놀라는데, 누군가 문을 부서질 듯이 차고 있다면 으……. 볼 때는 그냥 그랬는데, 내가 혼자 있을 때를 상상하니 오싹했다.

 

 

  『따라온다』는 보고나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한 학생이 우연히 길에서 목을 매 죽은 시체를 발견한다. 그런데 그 이후, 죽은 남자의 모습이 계속해서 보이기 시작하는데……. 시체를 발견해줬으면 고마워해야지, 죽었을 때 그 모습 그대로 자꾸만 나타나는지 모르겠다. 어쩌라고! 어우 진짜 뒷맛이 영 좋지 않았다.

 

 

  『함께 보고 있었다』는 좀 안타까웠다. 한 학교에서 선생과 사귀던 여직원이 자살한다. 구급차와 경찰이 올 때까지, 그 선생은 학생들이 보지 못하도록 시체가 있는 교실을 지키게 되는데……. 여직원이 너무 순정적이어서 제대로 된 복수도 못하는 거 같아서 마음이 안 좋았다. 어우 그게 뭐야, 나 같으면 진짜 확 그냥! 이 이야기는 소설이 더 재미있었다.

 

 

  『빨간 여자』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반드시 그 장소에 나타난다는 붉은 옷의 여자에 대한 괴담이다. 한 무리의 친구들이 모여서 놀다가, 붉은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데 그 순간……. 어디에나 약삭빠르고 얄밉게 행동하는 애가 있기 마련이다. 여기서는 제 꾀에 넘어갔는데, 그래도 괘씸하다.

 

 

  『빈 채널』은 라디오 주파수에 대한 이야기다. 새벽에 한 학생이 라디오 채널을 맞추다가, 한 여자의 신세한탄을 듣게 된다. 그런데 그녀의 신세 한탄은 점차 오싹하고 끔찍한 내용으로 바뀌게 되는데……. 남의 뒷이야기를 좋아하거나 다른 사람의 일상을 엿보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고 있다. 물론 지금은 라디오 주파수를 맞출 일이 별로 없으니 괜찮다고 할 수 있을까?

 

 

  『어느 집 아이』는 학교가 배경이다. 늦게까지 일을 하던 두 선생 앞에 정체불명의 어린 소녀가 나타나는데……. 그냥 그랬다. 다 큰 어른들이 어린 꼬마에게 어쩔 줄 몰라 한다는 게 좀 이상했는데, 만약에 내가 학교에 혼자 있고 처음 보는 아이가 왔다 갔다 한다면 음. 무섭겠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별로 안 무서웠다.

 

 

  『계속 하자』의 배경은 공동묘지이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동네 꼬마들이 그곳에서 노는데, 이상하게 다쳐야만 집에 갈 수 있다. 결국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아이들의 놀이는 계속되는데……. 아이들이 다치면 아프다고 울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집에 갈 수 있다고 무척 좋아한다. 뭔가 안쓰러웠다. 그런데 왜 그래야 하는지는 나오지 않았다. 마을에 암묵적으로 내려오는 관습 같은 건가보다.

 

 

  『도둑』은 이웃집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가 많은 집의 부인이 또 임신을 했다는 소문이 돈다. 부인은 살이 찐 거라 하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후, 그 부인의 몸이 홀쭉해지는데 주인공은 그 집 아이에게서 이상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것 역시 영화보다 소설이 더 오싹했다.

 

 

  『밀폐』는 갓 이별한 여자가 주인공이다. 언제부턴지 자꾸만 옷장 문이 열린다. 주인공이 살펴보니 그 안에는 헤어진 남자가 놓고 간 커다란 여행용 가방이 들어있었다. 그런데 그 안에는…….

 

 

  영화는 그리 무섭다거나 오싹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나, 혼자 집에 있을 때 문득 생각나면서 오싹했다. 아무래도 배경이 다 현대이고, 진짜 있을 법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들이라서 그런 모양이다. 게다가 같은 동양이라 공감 가는 상황도 많을 테니까. 분위기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그래도 소설이 더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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