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 Afterimages, 2014
감독 - 토니 컨
출연 - 마이크 카셈, 올리비아 러쉬, 제레미 마이어, 멜리사 페이스 여
중국 문화권에는 죽은 사람들을 위해 종이로 만든 모형을 태우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영화학과의 다섯 친구들은 중국의 '귀신 달' 얘기를 하면서 종이로 만든 카메라를 태워본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잿더미 속에서 사진이 네 장 발견된다. 호기심에 그들은 종이로 만든 촬영 카메라를 태워보기로 한다. 그러자 다음 날 약간 오싹한 이야기가 하나 들어있는 영화 필름이 발견된다. 다섯 친구들은 더 많은 카메라를 종이로 만들어서 태워보기로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자기네 학교 과제로 내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다섯 번째 필름을 현상하면서 그들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영화는 다섯 친구들의 이야기와 함께 그들이 잿더미 속에서 발견한 네 편의 짧은 공포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는 서서히 무서워진다. 첫 번째 이야기는 그냥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이게 뭐야, 시시해'라고 했는데,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오싹하면서 주위를 둘러봤고, 마지막에 가서는 '오-'하는 감탄사가 나왔다.
첫 번째는 망원경으로 옆집을 훔쳐보던 남자가 수영장에서 겪은 일이다. 경비원이 밤에는 수영장에서 귀신이 나온다고 경고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홀로 수영을 즐긴다. 그런데 분명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했지만, 누군가 있는 느낌이 드는데……. 남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자기 주관이 뚜렷한 것도 좋지만, 남의 의견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두 번째는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여자의 사진을 휴대전화로 찍은 후, 이상한 일을 겪는 여성의 이야기다. 왜 죽은 사람의 사진을 찍었는지 모르지만, 그 날 이후 그녀 주위에 누군가 배회하는 기분이 든다. 물론 영화를 보는 우리는 그게 기분이 아니라, 실제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녀 위로 죽은 여자가 벽을 타고 기어 다니고 있으니까. 죽은 사람의 사진을 찍으면 혼이 붙잡혀서 성불을 못한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난다. 그 때문에 죽은 여자가 그렇게 헤매고 다녔나보다. 생전 처음 보는 여자 때문에 하늘에도 못가고 배회하는 귀신이 불쌍했다.
세 번째는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들이 나온다. 처음에는 영화 '데블 Devil, 2010'이 떠올랐는데, 여기서는 귀신이 노리는 건 단 한 명뿐이었다. 바로 아름다움을 위해 주술사와 거래를 한 여인이 목표였다. 중국 문화권의 주술은 진짜 무섭다. 부두교의 주술이 영화나 드라마로 유명해서 그렇지, 아시아의 주술도 잘만 만들면 만만찮게 오싹할 것이다. 어쩌면 더 잔인할지도 모르겠다.
네 번째는 말다툼 끝에 행방을 감춘 약혼녀를 걱정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그녀가 남긴 반지를 소중히 갖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것은 똑바로 서있기만 한다. 도대체 약혼녀는 어디로 사라졌고, 그의 주위를 맴도는 것의 정체는 뭘까? 아무래도 다른 나라에서 신붓감을 데려온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니까 돈을 노리고 외국 남자와 결혼하려는 여자와 신부를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한 남자가 빚은 비극이었다.
영화는 과제는 스스로 하자는 교훈을 남기며 끝이 난다. 남의 것을 날로 먹으려다간 큰 코 다친다. 그런데 나중에 경찰이 등장하더니 남은 영상들을 봐야겠다고 한다. 설마 이거 2편 예고?